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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로 나선 김선형, 진솔함 돋보였던 특별했던 시간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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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수) 16:44

                           

‘멘토’로 나선 김선형, 진솔함 돋보였던 특별했던 시간



[점프볼=강현지 기자] 김선형이 후배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꾸밈 없고, 진솔한 이야기가 농구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는 그 어떤 조언보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서울 SK 김선형이 후배 안영준과 함께 26일 이천에 위치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SK 나이츠&나이키 빅맨캠프의 멘토 역할을 위해서였다.

 

72명의 농구 유망주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선형은 후배들이 그간 궁금해했던 모든 것들에 진솔한 답을 전했다. 김선형은 최근 오른쪽 발목 상태가 워낙 안 좋아 국가대표팀에서는 이름을 내린 상태다. 협회와 코칭스태프도 '당장은 무리'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마냥 쉬고만 있지 않았다. 김종규, 이종현 등 많은 유망주들이 거쳐간 SK 빅맨 캠프의 유망주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자청했다.

 

현역 최고인기 스타가 온 만큼 유망주들의 질문도 다양했다.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의 차이’, ‘롤 모델’, ‘징크스’ 등 여러 질문에 김선형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다가갔다. 그 중 한 선수로부터는 “대표팀에 뽑히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하냐”라는 질문도 받았다. 그러자 그는 고교시절 이야기부터 꺼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식스맨도 아닌 세븐맨이었다. 당시 나는 경기 종료 2분 정도 남겨두고 투입되는 선수였다. 내가 이 선수들을 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당시 야간 훈련은 10시에 끝났다. 씻고난 뒤 나는 친구들을 하나둘 버스를 태워 보냈다. 친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면 체육관으로 다시 향했다. 혼자 체육관에서 두 시간가량 연습하고, 버스가 끊기면 부모님이 태우러 오시곤 했다. 이렇게 하루 두시간이 모여 10일이면 20시간이다.”

 

그 또한 NBA를 즐겨보지만, NBA 선수들처럼 화려한 플레이는 한순간에 나오는 것이 아님을 힘줘 말했다. “그러다 보니 2,3학년 땐 주전선수가 됐다. 요즘 선수들이 NBA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만 보고 따라 하는데, 그런 것들이 하루 아침에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본기가 있어야 하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간 김선형은 재능기부로 팬, 후배들과 만나 스킬 트레이닝을 해왔다. 그렇지만 기술이 아닌 스피치로 동기부여를 주는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후배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친 김선형은 “내가 벌써 멘토를 해야 될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부담도 됐지만, 내가 겪고,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알려주려고 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도 옛날 생각이 많이 났을 법했다. 김선형은 “나는 (주변)관심도 못 받던 선수였는데, 그런 것들이 더 이 악물고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며 “빅맨 캠프에 오게 된 선수들에게 ‘다른 선수들보다 특별해서 뽑힌 거다’라고 격려했지만, 선수들은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될 것이다. 어쩌면 나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캠프에 오지 못한 선수들이 더 이 악물고 열심히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따라잡히고, 역전당하면 따라가기 힘들다”라고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당시 김선형이 이겨야 했던 선수들은 당시 랭킹 1,2위를 다투던 박유민, 김현호. 끊임없이 노력했던 김선형은 결국 이들을 넘어섰고, 중앙대에 가서 더 날개를 활짝 폈다. 단점이었던 수비는 중앙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상오, 함지훈, 강병현, 윤호영 등 선배들을 만나며 보완됐다.

 

김선형은 자리에 있었던 후배들에게 ‘기본기’를 강조했다. “드리블 연습을 많이했다. 지금의 스킬들은 기본기가 되어 있기 때문에 흡수가 빨라진 것이다.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스킬 훈련에 매진한다면 다리 없이 강을 건너려고 하는 것과 같다.”

 

‘멘토’로 나선 김선형, 진솔함 돋보였던 특별했던 시간 

김선형이 마이크를 내려놓자 선수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빅맨캠프 참가자들에게는 ‘열심히 하자’는 백마디 말보다 뜻 깊은 한 시간이 됐다.

 

# 사진_ 한필상 기자



  2018-06-27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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