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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동생들 밀어줘야 할 때” 박상오가 전한 진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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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수) 07:22

                           

“이젠 동생들 밀어줘야 할 때” 박상오가 전한 진심



[점프볼=고양/민준구 기자]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이젠 동생들을 밀어줘야 할 때다.”

박상오는 2017-2018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고심했다. 고액 연봉자로서 부산 KT의 처참했던 성적에 책임을 느꼈고 이젠 물러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인 때부터 그를 지켜봤던 추일승 감독이 손을 내밀었고 박상오 역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고양 오리온에 합류했다.

26일 고양 보조체육관에서 경희대와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 만난 박상오는 “3개월 동안 운동을 안 했다(웃음). 운동을 그만 둘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저 쉬기만 했다”며 “지난 3년간 KT에서 고액연봉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성적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에 은퇴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많은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박상오는 KBL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2010-2011시즌 KT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박상오는 평균 14.9득점 5.1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조용히 은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렸을 때, 은사인 추일승 감독이 움직였다.

“(추일승)감독님과는 인연이 깊다. 2007 신인 드래프트 때 5순위로 지명해주셨다. 은퇴를 고민하고 있을 때도 ‘이대로 떠나면 잃을게 많다. 오리온에서 함께 해보자’고 말씀 주셨다. 정말 마지막이라면 감독님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보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웃음).” 박상오의 말이다.

“이젠 동생들 밀어줘야 할 때” 박상오가 전한 진심

1981년생, 37세의 나이로 새로운 팀에 간다는 건 도박에 가깝다. 적응은 물론, 자신의 농구 스타일을 팀에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추일승 감독과 함께해 본 박상오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감독님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시다. 농구를 하면서 자신의 것을 먼저 챙기지 않는 선수에겐 호통을 치신다. 나도 예전에는 많이 혼났다”고 말한 박상오는 “(허)일영이나 (송)창무가 잘 챙겨주고 있어 어색함은 없다. 그리고 시대가 바뀐 만큼, 고참인 내가 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선, 후배가 아닌 형, 동생이 더 좋다”고 밝혔다.

현재 오리온은 점진적으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주축은 여전히 최진수와 허일영이지만,  상무에서 갓 제대한 박재현을 비롯해 한호빈, 이진욱, 하도현 등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박상오의 역할은 베테랑다운 듬직함을 보이는 것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이기에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경험을 젊은 선수들에게 건네야 한다.

박상오는 “예전처럼 코트에서 3~40분을 뛸 수는 없다. 몸 상태는 좋지만,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이제껏 얻은 경험을 통해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면 해결해 줄 수도 있어야 한다. 동생들을 밀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11년간 활약한 프로무대에서 박상오가 이루지 못한 건 단 하나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그는 마지막 목표로 ‘우승반지’를 원한다고 밝혔다.

“선수로서 많은 걸 이뤘다. 억대 연봉자가 됐고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반지가 없는 건 아쉽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해보지 못한 게 한이다. 이번 시즌에 (이)승현이까지 돌아오면 우승 가능한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 잘 버텨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

# 사진_홍기웅 기자



  2018-06-27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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