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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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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0 (수) 11:22

                           
라오스는 고무 생산을 주 수익원으로 삼는 동남아시아 국가다. 이런 라오스에서 '야구'란 새로운 희망이 자라기 시작했다. '라오스 야구 1세대'들은 새로운 꿈을 꾸며, 도전적인 인생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그 선두엔 라오스 국가대표팀 4번 타자 콜라 푸앙케오가 있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엠스플뉴스]
 
'울랄라 풀랄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내는 라오스의 문화다. 라오스 청년 콜라 푸앙케오는 야구를 접한 뒤 '울랄라 풀랄라'를 잊고,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 4번 타자 푸앙케오는 '꿈의 무대' KBO리그 타석에 들어서는 날을 꿈꾼다. '야구'란 스포츠 자체가 낯선 라오스 땅에 심어진 야구 씨앗, 푸앙케오의 이야기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라오스 국가대표팀 된 사연? 촌장님이 가보라 했어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3루수와 투수를 맡고 있는 콜라 푸앙케오입니다. 나이는 19살이고요. 우리팀 4번 타자입니다(웃음). 
 
라오스의 4번 타자군요! 남다른 재능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건가요?
 
아니에요(웃음). 마을 촌장님께서 ‘캠프를 하는데, 가보라’고 말씀하셨어요. 야구를 하는 곳인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차로 13시간 떨어진 라오(라오스의 수도)까지 이동해서 캠프를 찾았습니다. 그곳이 야구 국가대표팀이었던 거에요. 
 
그렇다면, 촌장님이 국가대표를 선발한 겁니까(놀람)? 
 
그런 셈이에요. 촌장님이 한국에서 온 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어려운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 해볼 만한 게 있으니 라오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해볼 만한 것’이 바로 야구였죠. 거기서 촌장님 눈에 띈 덕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죠(웃음).
 
"야구가 내 인생을 180도 바꿨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국가대표가 되기 전엔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 궁금합니다. 
 
시골집에 있을 땐, 부모님 농사를 도왔어요. 그렇지 않을 땐 친구들과 나무 그늘에 앉아서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평범한 라오스 청년이었습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고요(놀람)? 
 
라오스엔 울랄라 팔랄라란 문화가 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내는 거에요. 저 역시 그 문화의 일부였죠(웃음). 전후 사정은 알지 못했지만, 야구 대표팀에 들어가게 된 건 제게 크나 큰 행운이었습니다. 더 이상의 ‘울랄라 팔랄라’는 없었어요.
 
따져보면 영문도 모른 채 야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거군요(웃음). 그렇다면, ‘야구’란 스포츠를 알고 있긴 했습니까?
 
아니요. 전혀 알지 못했어요. 처음엔 어떻게 하는 줄 모르고, 재미도 없었어요. 그런데, 매일 야구를 하다보니, 야구의 매력이 무엇인지 점점 깨닫게 됐죠. 야구를 알게된 후 제 인생은 180도 바뀌었어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야구를 알게된 뒤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야구를 시작한 뒤 꿈이 생겼어요. 앞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죠. 미래의 제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그 미래를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궁금해서라도, 열심히 야구를 하며, 앞으로 달려나갈 겁니다. 
 
+ 라오스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콜라 푸앙케오를 “팀의 돌파구이자, 정신적인 리더”라고 평했다. 콜라는 4년 넘게 라오 제이 브라더스가 운영하는 ‘야구 캠프’에서 합숙 중이다. 
 
푸앙케오의 꿈 "KBO리그는 꿈의 무대… 어렵더라도 도전하겠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라오스 4번 타자의 꿈 언젠간 KBO에서 뛰고싶다

 
라오스 국가대표팀. 한국을 찾았습니다. 며칠 간 한국 야구를 직접 경험해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6월 18일엔 야간경기를 처음 해봐서 신기했습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을 상대해봐서 인상 깊었어요. 19일엔 프로들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습니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다’는 열정에 불이 붙었어요.
 
18일 경기 결과는 만족스러웠나요?
 
전혀요. 팀 멘토리(양준혁 해설위원을 비롯한 선수 출신들이 구성한 팀)와의 경기에서 3대 17로 크게 졌습니다(울상). 라오스에서 펼쳐진 연습경기에선 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렇게 큰 패배는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경기 얘기를 하니, 표정이 어두워 졌습니다.
 
어제 경기는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거에요. ‘우리가 야구를 못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은 날이니까요. 여기다 팀원들이 경기에 진지하지 않게 임해서 화가 많이 나기도 했고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야구 실력을 키울 겁니다. 
 
정말 "열정에 불을 붙였다"란 말이 허언이 아니군요. 그렇다면, 라오스 야구 청년 푸앙케오의 꿈은 무엇입니까? 
 
실력을 키운 뒤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면, 정말 큰 영광일 거에요. 물론 어려운 일인 건 알아요. 중국, 필리핀, 타이완리그에 먼저 도전한 다음 KBO리그 진출에 꼭 도전해볼 겁니다. KBO리그는 제게 꿈의 무대니까요. 
 
아름다운 도전. 응원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라오스 야구 1세대로서 후배들이 저와 똑같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어요. 이젠 어딜 가든 야구에 대한 꿈을 꾸고 싶습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라오스 야구에 앞으로도 많이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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