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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스타] Mr.기본기 팀 던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한 리더!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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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월) 06:44

                           

[줌 인 NBA 스타] Mr.기본기 팀 던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한 리더! - ②



[점프볼=양준민 기자] 1편에선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던컨의 만남, 그리고 최전성기 시절을 다뤄봤다. 이제 2편에선 서서히 30대 중반의 나이로 향하면서 팀의 주연이 아닌 조연을 자처, 마지막까지 샌안토니오만을 생각했던 던컨의 선수생활 마지막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시련 옆에 시련, 정체기에 빠진 던컨과 샌안토니오 왕조

1997년 샌안토니오에 입단 후, 던컨과 샌안토니오가 항상 우승에 근접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7년 파이널 우승 후, 던컨과 샌안토니오는 한동안 파이널 무대에서 멀어져있었다. 정규리그에선 여전히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 시드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만 가면 선수들의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악재들이 샌안토니오를 괴롭혔다. 반대로 계속해 상위시드를 차지하다보니 신인드래프트에선 매번 하위 지명권을 강요받아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점도 장기적으로 샌안토니오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그리고 이제는 과거가 돼버린 2017-2018시즌, 곪을 대로 곪았던 상처가 터져버리며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다시 과거로 시간을 돌리면, 2007 파이널을 우승으로 마무리한 던컨은 2007-2008시즌도 평균 20-10을 기록, 레이커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의 전신,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이어 팀을 서부 컨퍼런스 3번 시드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1라운드 피닉스를 만난 샌안토니오는 피닉스를 4-1로 가볍게 물리치고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세미파이널에서 만난 상대는 크리스 폴이 이끌던 뉴올리언스. 샌안토니오는 첫 경기, 던컨이 5득점(FG 11.1%) 3리바운드로 부진하는 바람에 101-82로 뉴올리언스에 완패했다. 2차전까지 연이어 내줬지만 이후 정신을 차린 샌안토니오는 7차전까지 접전 끝에 뉴올리언스를 물리치고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러나 또 다시 코비가 이끌던 레이커스에 무릎을 꿇으며 백투백 우승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급기야 2008-2009시즌,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던컨은 시즌 중반 무릎부상을 당하며 위기를 맞게 된다. 던컨은 이때부터 포포비치 감독의 관리 하에 철저하게 출전시간의 관리를 받게 됐고, 이는 최근까지 던컨이 코트를 누빌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던컨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샌안토니오는 파커와 지노빌리가 그 자리를 메우며 서부 컨퍼런스 3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보웬과 마이클 핀리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샌안토니오의 정규리그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파커의 부진이 이어졌고, 1라운드, 댈러스에 시리즈 전적 4-1로 패배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샌안토니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은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처음 있던 일이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2009-2010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는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들어간다. 보웬 등 노장선수들을 대거 내보내고, 그 자리에 리차드 제퍼슨, 테오 라틀리프, 안토니오 맥다이스 등 좀 더 젊은 선수들을 영입, 팀의 에너지레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제퍼슨의 경우, 전 시즌인 2008-2009시즌 평균 19.6득점(FG 43.9%)을 기록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기에 샌안토니오에서도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지만 실상은 팀 시스템 적응에 실패하며 그렇지 못했다. 

어느덧 33살의 나이로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던 던컨이었지만 정규리그 78경기에서 평균 17.9득점(FG 51.8%) 10.1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기에서 20-10을 기록할 수 있는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정규리그 빅3를 제외하곤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당해시즌 정규리그 서부 컨퍼런스 7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는 던컨의 입단 후 가장 낮은 시드였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2번 시드였던 댈러스를 4-2로 물리치며 시리즈 업셋을 보여주며 ‘역시 샌안토니오’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2라운드, 스티브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등이 이끄는 피닉스를 만나 4-0으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샌안토니오에게 있어선 많은 아쉬움이 따랐던 2010-2011시즌은 던컨 개인에게 있어선 매우 뜻깊은 시즌이었다. 던컨은 당해시즌 리바운드와 출전시간 등 샌안토니오 프랜차이즈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최상단에 올리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NBA 역사상 94번째로 커리어 통산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것도 이때였다. 다만, 그와 별개로 제퍼슨의 완벽한 팀 적응 등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던 탓에 던컨의 역할과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결과, 던컨은 당시 76경기에서 평균 28.4분 출장 13.4득점(FG 50%) 8.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기록상으론 데뷔 후 가장 저조한 활약을 보였다. 오히려 팀원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샌안토니오가 승승장구를 이어가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역시 던컨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또, 수비와 리바운드, 허슬 플레이 등 궂은일에 더 집중하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샌안토니오는 61승 21패로 서부 컨퍼런스 1번 시드를 기록, 그러나 시즌 막판 던컨과 지노빌리 등 주축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실패하면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던 샌안토니오는 1라운드, 서부 컨퍼런스 8번 시드였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샌안토니오는 잭 랜돌프의 활약을 막지 못해 1번 시드를 차지하고도 8번 시드에 발목을 잡힌 팀이란 굴욕의 역사를 썼다. 샌안토니오는 지노빌리와 파커가 분전했지만, 멤피스에선 랜돌프가 평균 21.5득점(FG 50%) 9.2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인사이드를 완벽히 장악하면서 대어, 샌안토니오를 잡았다. 이를 계기로 포포비치 감독은 노장선수들의 출전시간을 관리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며 로테이션 활용방안을 대폭 수정하게 된다.

[줌 인 NBA 스타] Mr.기본기 팀 던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한 리더! - ②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11-2012시즌, 샌안토니오는 정규리그 66경기에서 50승 16패를 기록, 또 다시 서부 컨퍼런스 1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시즌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던 2012년 3월 25일, 포포비치 감독은 ‘DNP-OLD’라는 이유로 던컨에게 휴식을 주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포포비치 감독은 종종 던컨과 지노빌리 등 노장선수들의 결장이유로 OLD를 적어내며 번번이 사무국을 당황시켰다. 2011-2012시즌 던컨의 나이는 35살.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었지만 오히려 던컨은 정규리그 58경기에서 평균 15.4득점(FG 49.3%) 9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정상급의 기량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포포비치 감독의 철저한 출전시간 관리와 함께 느려진 스피드를 보완하는 방법을 찾는 대신, 파워포워드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도 던컨의 활약이 이어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였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즌 막판 주축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던 샌안토니오는 유타 재즈와 LA 클리퍼스를 만난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를 4-0, 스윕으로 끝내며, 5년 만에 정상복귀라는 달콤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진격은 없었다.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만난 샌안토니오는 득점왕을 차지한 케빈 듀란트의 폭발력을 막지 못하고 패배, 또 다시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듀란트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평균 29.5득점(FG 53.2%) 7.5리바운드 5.3어시스트로 샌안토니오의 림을 폭격했고,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서지 이바카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샌안토니오는 파커-지노빌리-던컨의 빅3가 선전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한꺼번에 폭발한 오클라호마시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012-2013시즌, 카와이 레너드, 대니 그린, 티아고 스플리터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기대감에 젖어있던 샌안토니오는 신구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 정규리그 58승 24패로 서부 컨퍼런스 2번 시드를 차지했다. 특히, 리그 2년차를 맞이한 레너드의 성장세는 매우 눈부셨다. 레너드는 2012-2013시즌 정규리그 58경기에서 평균 11.9득점(FG 49.4%) 6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 선배들의 부족한 점인 에너지레벨을 채워주는 등 샌안토니오의 미래로 급부상했다. 던컨도 정규리그 69경기에서 평균 30.1분 출장 17.8득점(FG 50.2%) 9.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2007년 이후 6년 만에 올-NBA 퍼스트 팀에도 복귀했다. 더불어 정규시즌이 끝난 시점에서 통산 23,785득점을 적립, 조지 거빈을 제치고, 샌안토니오 프랜차이즈 역사상 통산 최다 득점자에도 그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샌안토니오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1라운드 레이커스를 4-0 스윕으로 물리친 샌안토니오는 2라운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만나 다소 고전, 4-2로 시리즈를 끝냈지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멤피스를 4-0, 스윕으로 잡아내며 6년 만에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샌안토니오의 상대는 2011-2012시즌 오클라호마시티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쉬의 빅3가 이끄는 마이애미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만나 7차전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이전 시리즈에선 단, 1패만을 기록했을 정도로 경기력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더욱이 제임스의 입장에선 2007년 자신에게 파이널 스윕패라는 굴욕을 안겨준 샌안토니오를 만났기에 전의가 더욱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두 팀의 맞대결은 시작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실제 시리즈도 7차전까지 가는 등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샌안토니오는 시리즈 내내 강력한 수비로 마이애미를 압박했고, 던컨 역시 보쉬를 완벽히 제압, 여기에 더해 대니 그린의 예상치 못한 활약까지 보태지면서 시리즈 스코어 3승을 선점, 마이애미를 코너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6차전, 지노빌리가 파이널 MVP 수상에 욕심을 부리며 경기를 망쳤고, 경기 막판 주축 선수들의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며 패배했다. 

이어진 7차전, 던컨은 보쉬를 압도하며 인사이드를 완벽히 장악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30초를 앞두고 역전을 노리던 훅슛을 실패, 평소 코트 위에서 조용하기로 유명한 던컨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슛이 실패한 후, 손바닥으로 바닥을 세게 내리치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대로 7차전까지 야투 부진에 시달렸던 제임스는 7차전, 37득점(FG 52.2%)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경기 종료를 앞두고는 4점차로 도망가는 결승득점까지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국, 시리즈는 마이애미의 2년 연속 파이널 우승으로 끝이 났고, 이는 던컨의 커리어에 첫 준우승으로 남게 된다. 

10년 전 만났던 2007 파이널에선 던컨이 제임스를 위로했다. 당시, 준우승을 차지한 제임스에게로 다가가 “언젠가는 너의 시대가 올 것이다”는 말로 위로를 건넸던 던컨은 이번엔 경기 종료 후 제임스에게로 먼저 다가가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제임스는 던컨이 다가오자 감격에 복받친 듯 던컨에게 안겨 눈물을 흘리기 시작, 이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줌 인 NBA 스타] Mr.기본기 팀 던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한 리더! - ②

▲카와이 레너드의 급격한 성장, 새로운 시대를 위한 던컨의 결심!

2012-2013시즌 파이널 종료 후 사람들은 더 이상 파이널 무대에서 샌안토니오의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샌안토니오를 지탱하는 빅3, 지노빌리-파커-던컨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팀의 미래를 책임질 레너드의 성장세가 빠르다곤 하나, 아직까진 리그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을 짊어질 정도의 페이스는 아니었기 때문. 더불어 샌안토니오가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던 것에 반해,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휴스턴 로케츠 등 서부 컨퍼런스 경쟁 팀들의 전력이 점점 더 강해졌던 것도 샌안토니오에 대한 비관론이 이어진 또 다른 이유. 

하지만 이는 모두 사람들의 기우였다. 샌안토니오는 던컨이 팀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면서 선전을 이어갔다. 던컨은 레너드와 파커 등 다른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사이, 철저한 몸 관리로 부상 한 번 당하는 일없이 끝까지 팀을 지켰다. 던컨은 37살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74경기에서 평균 29.2분 출장 15.1득점(FG 49%) 9.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팀을 서부 컨퍼런스 1위로 올려놓았다. 패티 밀스와 함께 마르코 벨리넬리 등 롤 플레이어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그중 던컨은 2013년 12월 3일,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20-20까지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 NBA 역사상 20-20을 기록한 최고령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등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던컨의 기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1라운드 샌안토니오는 댈러스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양 팀 모두 던컨과 지노빌리, 노비츠키와 빈스 카터 등 노장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댈러스는 강력한 스위치 디펜스로 샌안토니오의 공격을 막는 동시에 몬타 엘리스의 득점력을 앞세워 샌안토니오에 맞섰다. 반대로 샌안토니오는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파커와 지노빌리가 부활, 빅3가 제 역할을 다했다. 여기에 더해 보리스 디아우와 대니 그린까지 벤치에서 힘을 보태기 시작, 샌안토니오는 텍사스 라이벌, 댈러스를 4-3으로 꺾고,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댈러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은 던컨이 보여준 활약에 존경심을 표하는 등 던컨은 댈러스와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2라운드, 포틀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샌안토니오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오클라호마시티와 재격돌한다. 웨스트브룩과 듀란트의 원투 펀치가 건재한 오클라호마시티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던컨이 오클라호마시티의 인사이드를 완벽히 장악, 7차전까지 갈 것이라 예상됐던 시리즈는 6차전, 샌안토니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포포비치 감독은 전략전술의 대가라는 명성답게 디아우를 활용, 오클라호마시티 인사이드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이바카를 외곽으로 나오게 만들며, 던컨의 손쉬운 인사이드 공략을 도왔다. 특히, 던컨은 적극적인 1대1로, 6차전 연장에서만 7득점(FG 100%)을 기록, 팀이 올린 11득점(FG 42.9%)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2년 연속 파이널 진출을 이끌었다.

파이널에 오른 샌안토니오의 상대는 바로, 지난해 패배의 아픔을 안겨줬던 마이애미. 1차전 샌안토니오는 전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110-95로 마이애미를 완파했다. 2차전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고, 끝내는 제임스를 막지 못해 1승을 내줬던 샌안토니오는 이후 레너드의 대활약이 이어지면서 마이애미를 압도, 시리즈 스코어 4-1로 지난해의 아픔을 설욕했다. 이로써 던컨은 커리어의 5번째 우승도전에 성공, NBA 역사상 존 샐리와 함께 3세기에 걸쳐 우승을 달성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던컨이 경기 종료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맨 처음에 했던 말이 바로 “지난해에 아픔을 되갚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는 말이었을 정도로, 지난해 파이널 6차전, 본인의 실수 때문에 팀이 패했다는 중압감이 던컨을 한 시즌 내내 짓누르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던컨은 파이널 5경기에서 평균 15.4득점(FG 56.9%) 10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매직 존슨의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더블-더블 작성을 뛰어넘고, 1위에 등극하는 등 수많은 기록들을 다시 썼지만, 파이널 MVP의 영광은 팀의 막내였던 레너드에게로 돌아갔다. 레너드는 1차전과 2차전, 제임스의 기세에 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3차전부터 본래의 경기력을 회복, 3차전, 29득점(FG 76.9%)을 기록하며 팀의 111-92, 완승을 이끌었다.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레너드는 4차전과 5차전 모두 +20득점-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 팀을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었다.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제임스를 끈질기게 막아낸 레너드의 수비력은 연일 언론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시점에서였을까. 던컨은 팀의 미래를 위해선 자신이 아닌 레너드가 전면에 나서야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2013-2014시즌 파이널 이후, 샌안토니오는 팀의 주도권을 조금씩 레너드에게로 넘기며, 자신의 은퇴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던컨은 2014-2015시즌 NBA 역사상 19번째로 25,000득점을 돌파하는 등 수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리그의 전설로 길이 남을 준비를 이어갔고, 레너드도 2014-2015시즌 64경기에서 평균 16.5득점(FG 47.9%) 7.2리바운드 2.5어시스트라는 기록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 성장세를 보여줬다. 더불어 평소 FA시장에서 돈을 쓰지 않기로 유명한 구단인 샌안토니오였지만, 2015년 여름에는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영입, 알드리지를 던컨을 대신할 인사이드 기둥으로 낙점하는 등 샌안토니오에서 던컨의 시대는 점점 그 끝이 보이고 있었다.

[줌 인 NBA 스타] Mr.기본기 팀 던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한 리더! - ②

그 결과, 2015-2016시즌은 선수 팀 던컨과 샌안토니오 구단이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시즌이 됐다. 던컨은 정규리그 61경기에서 평균 25.2분 출장 8.6득점(FG 48.8%) 7.3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샌안토니오는 던컨이 이전보다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레너드와 알드리지의 투톱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서부 컨퍼런스 2번 시드를 차지하며 골든 스테이트의 2연패를 막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등극했다. 레너드는 2년 연속 올해의 수비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데뷔 후 처음으로 올-NBA 퍼스트 팀에 선정, 사실상 던컨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알드리지도 시즌 초반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즌 막판에 와서 매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는 등 던컨의 대체자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다만, 레너드와 알드리지의 활약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던컨은 2016년 1월에 다친 무릎부상이 완쾌되지 못했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로 던컨은 스티브 아담스와 에너스 칸터, 두 선수를 상대로 손쉬운 레이업 슛까지 놓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개막을 앞두고 던컨과의 마지막 시즌이 될 것임을 직감, 던컨이 로빈슨에게 그랬던 것처럼 던컨의 은퇴선물로 파이널 우승을 안겨주고 싶어 했다. 샌안토니오는 1라운드 부상병동으로 신음하던 멤피스를 4-0으로 물리치는 쾌조의 상승세를 보여줬고, 2라운드 첫 경기도 변칙적인 수비적인 전술을 갖고 나와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끝내는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폭발력을 막지 못하고 패배, 이렇게 던컨의 마지막 플레이오프는 아쉬움을 끝을 맺었다.

결국,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인의 한계를 직감한 던컨은 시즌이 마무리된 2016년 7월 1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소식을 알리며 19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2015-2016시즌은 던컨뿐만 아니라 코비 브라어언트, 케빈 가넷까지, 2000년대를 풍미하던 별 3개가 한꺼번에 리그의 전설로 다시 태어난 시즌이었다. 그중, 시즌 시작에 앞서 공식 은퇴를 알렸던 코비는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은퇴투어로 장식했다. 이에 샌안토니오의 지역 언론은 시즌 중반 던컨과의 인터뷰에서 코비가 화려한 은퇴식을 가진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며 던컨 또한 화려한 선수은퇴를 원하는지 질문, 이에 “그런 방식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나는 조용히 코트를 떠나고 싶다”는 말을 남겼던 던컨은 평소의 성격대로 조용히 선수은퇴를 선언, 마지막까지 소탈한 모습 그대로의 던컨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은퇴 후 던컨은 킥복싱과 페인트 볼 등 그간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던 취미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시절, 비시즌이 되면 선수단을 소집해 페인트 볼을 즐겼을 정도로 페인트 볼을 좋아하는 던컨은 페인트 볼을 할 때 가장 환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또, 채닝 프라이와 함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기며 게임에도 푹 빠져있다는 후문.

 

그렇다고 해서 던컨이 농구와 아예 담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던컨은 비시즌, 시즌을 가리지 않고, 툭하면 샌안토니오 연습구장을 방문, 선수단의 훈련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은퇴 후에도 샌안토니오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6-2017시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당시, 알드리지가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자, 직접 팀 연습장으로 찾아가 조언을 건넨 사람도 다름 아닌 던컨이었다.

또, 지난 2016년 12월 19일 열렸던 본인의 영구 결번식도 선수들의 경기력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는 뜻에서 경기종료 후에 행사를 진행해줄 것을 구단에 요청하는 등 던컨은 선수시절이나 일반인으로 돌아간 지금이나, 언제나 샌안토니오만을 생각하는 샌안토니오 바보이자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팀 던컨 프로필

1976년 4월 25일생, 211cm 113kg, 파워포워드-센터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출신

1997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샌안토니오 스퍼스 입단

1998 NBA 신인왕, NBA 파이널 우승 5회(1999,2003,2005,2007,2014), 파이널 MVP 3회(1999,2003,2005), 정규리그 MVP 2회(2002, 2003), NBA 올스타 15회, NBA 올스타 MVP(2000), 올-NBA 퍼스트 팀 10회, 올-NBA 세컨드 팀 3회, 올-NBA 써드 팀 2회,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 8회, NBA 올-디펜시브 세컨드 팀 7회

정규리그 1,392경기 커리어 평균 19득점(FG 50.6%) 10.8리바운드 3어시스트 2.4블록 기록  

*1편에 이어 2편까지, 긴 글 함께 해주시면서 던컨을 추억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사진-아디다스

#일러스트-광작가 제공

#자료참조-BASKETBALL REFERENCE



  2018-06-17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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