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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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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목) 06:44

                           

[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점프볼=노경용 기자] 지난 20일 용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전국대학동아리농구대회 여자대학부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연세대 농구동아리 MissB(미스비, Miss Basketball)는 유달리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코트 안에서 팀원들과 대화를 하거나 벤치에서 응원을 하는 선수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 때때로 일본어도 들렸다. 호기심에 MissB 팀원과 대화를 시작했는데 필자를 당황케 한 이유가 있었으니 첫 인터뷰의 주인공이 일본인 Azuma Risa였다. 다행스럽게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터라 별다른 무리가 없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미국, 캐나다, 스웨덴, 중국, 과테말라, 일본, 태국까지 팀원들의 국적이 너무 다양하다는 점에 너무 놀랐다.

농구 스타일과 표정들이 다른 팀에 비해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던 MissB는 한국인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재외동포와 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경기 전 작전을 지시하거나 시합 도중에 필요한 대화는 주로 한국어와 영어가 사용되고 순간적으로 소통이 어려울 때는 타임을 이용해 차근차근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MissB 창단 멤버 이지윤(스포츠레저13)은 2013년 연세대학교에 입학을 하고 동기들과 여자 농구동아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었다. 겨울방학에 우연한 자리에서 동아리에 대한 또 나왔었는데 계속 생각만 하지 말고 당장 만들자는 다짐에 바로 팀원 모집을 시작했다. 농구를 좋아하시던 교수님을 찾아가서 부탁 드리고, 농구장 대관부터 농구공 구입, 유니폼 제작 및 주문까지 창단에 필요한 모든 걸 1개월 만에 준비해서 2014년 3월 연세대 MissB의 역사적인 첫 운동을 시작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으로 훈련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운동을 하기엔 무리가 많았다. 다행히 농구 전공 동기들과 연세대 농구부 동기들이 훈련을 도와줘서 첫 대회에서 4강 진출을 하는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운으로 얻은 결과였을까? 다음 대회부터는 예선탈락이 계속되었다. 

[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하지만 MissB를 시작할 때 '즐기면서 하는 농구'를 하자고 서로 다짐했기에 훈련할 때도 힘든 훈련보다 농구가 가진 즐거움을 깨닫기 위한 재미 위주의 운동을 이어갔다. 강제성 없이 동아리를 운영하려니 인원이 부족해 3:3도 못하는 날이 많았다. 힘은 들었지만 꾸준히 농구를 즐길 수 있는 동아리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10~15명이 매주 금요일 학교 보조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MissB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관심 있으신 연세대 여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창단에 관한 에피소드와 팀을 소개했다.

다음은 창단 후 첫 번째 우승을 함께 했던 MissB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No.28 진리애(주장, 글로벌인재학부15)

일본에서 살다가 왔다. 주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이 크다. 간식을 뭘 먹을지도 정해야 하고 팀원들이 같이 운동하는 시간에 뭘 해야 할지 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간식을 정하는 시간을 팀원들이 제일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걱정이다(웃음). 사실 많은 인원이 팀원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훈련도 하고 대회도 나오는 친구들은 여기 있는 인원뿐이다. 금요일 저녁 1주일에 겨우 2시간 밖에 운동을 못해서 시간을 내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실력에 상관없다. 농구를 함께 해주는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캐나다로 1년 정도 떠나야 하는 일이 있는데 빨리 돌아와서 MissB와 함께 하고 싶다.

No.20 최지원(원주의과대학14)

맏언니로 코트 안에서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서로 손발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고 학교에서 운동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창단 첫 우승을 하다니 기분이 너무 좋다. 공격이든 수비든 모두가 힘을 합쳐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농구는 함께 했을 때 즐거운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팀원들이 왔을 때 단점보다는 장점을 많이 칭찬해주면서 재미를 느끼게 하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학교 관계자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올해 우승을 많이 하면서 연세대를 많이 알리겠습니다. 운동 시간을 꼭 늘려주세요. 건강한 연세인으로 모두에게 모범이 되겠습니다.”

No.8 강민진(체육교육학과14)

MissB 창단멤버로 이번 우승이 너무 기쁘다. 부족한 운동시간에도 이런 성적을 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팀원들이 대견하다. 항상 그래왔지만 목표는 즐거운 농구를 하는 것이다. 리애가 유학을 결정하고 엘리(Ellinor Fasth)가 스웨덴으로 돌아가지만 친구들이 돌아왔을 때도 우리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MissB 화이팅!

No.37 김민경(동아시아 국제학부16)

농구가 가진 매력은 버저비터가 들어갈 때처럼 짜릿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가입 후 첫 연습에서 손가락이 다치는 부상을 입어서 훈련을 많이 못했다. 용인대 대회에선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열심히 훈련해서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No.9 김선영(스포츠응용산업학과18)

엘살바도르에서 태어나서 과테말라에서 살다가 올해 2월에 한국으로 왔다. 과테말라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처음 시작했다. 그 곳에서 농구를 했기에 한국에서 멋진 친구를 사귀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지원 언니랑 리애 언니가 항상 잘해주셔서 팀적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 충분히 다음 대회도 잘할 것이다.

No.13 김예름(국제학부14)

1998년에 우크라이나로 이민을 가서 15년을 살다가 2014년 한국에 왔다. 우크라이나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3~4회 운동을 하다가 한국에 와서는 일주일에 1회(2시간)밖에 운동을 못하는 것이 아쉽고 특히 MissB 팀원들이 자주 못 보는 것이 속상하다. 농구를 하면서 만난 언니, 친구, 동생들과 같이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MissB는 내 삶의 에너지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처럼 서로 다독여가면서 즐겁게 운동한다면 우리 MissB는 영원할 것이라 믿는다. 모든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다. 흔히 농구는 익사이팅한 운동이라 여자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데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농구를 하면 코어가 특히 강해지기 때문에 여성들의 신체 밸런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너무 좋은 운동이다. 

No.3 강다은(사회학과16)

고등학교 시절(경기외고) 처음 농구를 접했다. 하지만 체육시간이 짧아서 농구를 전문적으로 접하지는 못했지만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시간이어서 항상 기다렸다. 농구를 하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복잡했던 일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 너무 좋다. MissB를 좋아하는 이유는 실력이 모자란다고 외톨이를 만들지 않는다. 잘하는 팀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우리 팀원들을 보러 가는 것이 즐겁다. 재밌는 농구, 즐거운 운동을 하고 싶은 분들을 미스비로 초대한다. MissB 친구들의 매력에 반하게 될 것이다.

No.25 Azuma Risa(글로벌인재학부18)

일본에서 태어났고 아빠가 한국인, 엄마가 일본인이다. 팀에서 가드를 맡고 있는데 아직은 모든 면에서 서툴다. 하지만 언니들이 항상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언니들의 따뜻한 마음이 MissB를 나오게 되는 에너지가 된다. 언니들이 너무 잘해서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다. MissB가 좋은 이유는 좋으니까 좋다.(웃음) 다치지 않고 재밌게 운동했으면 좋겠다.

No.18 Ellinor Fasth(교환학생)

스웨덴에서 온 스웨덴 사람이다. 농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어떤 농구팀을 찾아갔는데 매니저를 하라고 했다. 난 농구가 하고 싶었고 그 곳에서 MissB를 소개해줬다. 12살 때 처음 농구를 시작했지만 스무 살부터 작년까지 6년 동안 농구를 멀리 했다가 MissB를 통해 다시 시작했다. 농구가 왜 좋은 지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테니스, 승마 등 다른 운동도 했었지만 농구는 보는 것보다 코트에서 직접 뛰었을 때 진짜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는 운동인 것 같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스웨덴에서는 178cm가 큰 키가 아니었는데 MissB에서는 가장 커서 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 MissB 친구들은 항상 웃음을 준다. 그리고 엽떡(동OO 엽기 떡볶이)을 같이 먹을 때 너무 좋았다. 스웨덴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그 곳에서도 같이 농구를 하고 싶다. MissB 친구들은 나에게 놀라운 경험을 주었다. 그 것을 항상 잊지 않을 것이다. MissB 모두 사랑해, MissB 화이팅!

[노기자의 I LOVE SCHOOL] 농구 코트의 미스 유니버스, 연세대 MissB

No.23 Yoshimoto Kaya(글로벌인재학부18)

나는 일본인이다. 처음에 홍익대학교 점프팀에서 매니저를 맡았었다. 연세대를 오면서 여자 농구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왔다. 아직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MissB의 우승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이런 기쁜 마음을 갖게 만들어준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MissB와 함께 할 것이다.

우승으로 기쁜 MissB에 조금은 아쉬운 소식이 들려왔다.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며 팀창단 최초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탠 Ellinor Fasth가 한국을 떠나 스웨덴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Ellinor Fasth는 “MissB와 함께 한 건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친구들과 연습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또 우승까지 했다. 이렇게 멋진 일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으로 돌아가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나는 MissB다.”라면서 친구들과 헤어지는 마음을 전했다.

조금은 서툴지만 서로를 다독거리면서 우정을 나누는 MissB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너무 성적에만 연연한 나머지 친구들을 잃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성적보다는 한걸음 한걸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MissB의 다짐에 앞으로 이 팀이 보여줄 모습들이 기대가 됐다.

# 사진_노경용 기자



  2018-06-06   노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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