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돌파구 못 찾는 파레디스, 운도 시간도 없다

일병 news1

조회 1,385

추천 0

2018.06.01 (금) 11:44

                           
선두 독주 체제를 구축한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고민은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다. 6월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파레디스의 폭발적인 타격은 나오지 않았다. 두산 벤치의 강한 인내심에 파레디스가 응답해야 할 시점이다. 6월 1일부터 두산의 선택지가 점점 넓어지는 까닭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돌파구 못 찾는 파레디스, 운도 시간도 없다

 
[엠스플뉴스]
 
5월의 마지막 날 보여준 짜릿한 끝내기 스리런 아치와 단독 선두 질주.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는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면모를 제대로 선보인 하루였다. 2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차도 4.5경기로 벌린 두산은 독주 체제를 완벽히 구축했다.
 
두산은 5월 3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최주환의 끝내기 3점 홈런에 힘입어 6-4로 이겼다. 이날 선발 투수 유희관(5.1이닝 2실점)의 반등세와 더불어 두산의 저력을 보여준 승리라 더 뜻깊었다.
 
하지만, 여전히 찜찜함이 남은 한 선수가 있다. 바로 두산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다. 파레디스는 이날 7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어느덧 파레디스의 타율은 0.138까지 뚝 떨어졌다.
 
올 시즌 두산 더그아웃에서 항상 빼놓지 않고 나오는 말이 바로 파레디스에 대한 질문이다. 2군에 내려가 있어도, 1군으로 올라와도 파레디스는 항상 화제의 인물이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은 아직 아니다. 개막 뒤 이미 두 차례나 2군을 다녀온 파레디스는 여전히 외국인 타자다운 폭발력을 단 한 차례도 보여주지 못했다.
 
파레디스는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38/ 9안타/ 1홈런/ 4타점/ 출루율 0.197/ 장타율 0.246로 극악의 부진에 빠졌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0.70에 불과하다. 올 시즌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WAR가 마이너스 숫자인 파레디스다.
 
최근 5년 동안 외국인 타자 최하위 WAR는 파레디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돌파구 못 찾는 파레디스, 운도 시간도 없다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팀당 외국인 타자 한 명은 무조건 보유하게 됐다. 최근 5년 동안 한 시즌 20경기 이상 출전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WAR 마이너스 숫자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이다. 2017년 대니돈(-0.48·넥센 히어로즈)과 조니 모넬(-0.56·KT WIZ), 그리고 올 시즌 파레디스(-0.70)다.
 
그만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파레디스의 암울한 분위기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선구안도 해결되지 않았다. 파레디스는 올 시즌 스프링 캠프에서 “KBO리그 적응을 위해선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선구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올 시즌 파레디스는 17삼진·4볼넷으로 극단적인 삼진·볼넷 비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결과가 좋지 않은 데다 운도 없었다. 사실 두 번째 2군행 뒤 복귀한 파레디스의 타구 질은 나쁘지 않았다. 잘 맞았지만,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는 타구가 종종 나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최근 파레디스의 타격 타이밍이 괜찮다. 타구 질이 좋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잡히는 게 문제”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긴 침체에 빠졌을 땐 홈런 한 방도 분위기 반전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파레디스의 홈런 기록은 3월 25일 시즌 1호 아치가 유일하다. 두산 관계자는 “2년 전 닉 에반스는 시즌 초 부진으로 2군에 다녀온 뒤 3경기 만에 홈런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파레디스도 5월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2회 초에 담장을 맞힌 2루타가 아까웠다. 그게 홈런이 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공격이 안 풀리자 수비도 꼬인 파레디스였다. 파레디스는 5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7회 말 평범한 이성열의 안타를 허무하게 놓치면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결국, 두산 벤치는 곧바로 파레디스를 조수행으로 교체했다. 전날 경기에서 1루수 수비도 불안함이 있었기에 파레디스를 향한 불안의 시선은 여전하다.
 
파레디스는 24일 경기 교체 직후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글러브를 바닥으로 내팽개치는 감정적인 행동도 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나중에 물어보니 다른 뜻보단 자신의 플레이에 스스로 화가 나서 그랬다고 하더라. 팀원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뜻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적극적인 승부욕을 보여주는 걸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김 감독은 파레디스의 행동에 대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6월 1일부터 두산의 선택지는 넓어진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돌파구 못 찾는 파레디스, 운도 시간도 없다

 
파레디스는 성실함과 더불어 팀원들과의 친화력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제 결과만 나오기 시작하면 되지만, 좀처럼 폭발할 계기가 오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파레디스도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파레디스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두산 외국인 스카우트 팀 관계자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해 외국인 선수들을 둘러 봤다.
 
‘교체’보단 ‘관찰’에 더 의미를 둔 두산의 움직임이지만, 현지에서 협상이 잘 풀린다면 교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케니스 바르가스(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접촉설이 나온 상황이다. 이에 두산 관계자는 “바르가스는 우리 영입 후보 리스트엔 있지만, 계약을 위해 우리가 직접 접촉한 적은 전혀 없다”라고 부인했다.
 
사실 바르가스의 마이너리그 기록 자체도 좋지 않다. 바르가스는 올 시즌 미네소타 마이너리그 산하 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타율 0.226/ 출루율 0.309/ 장타율 0.369로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아직 바르가스가 메이저리그 승격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단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시간이 파레디스의 편은 아니다. 마이너리그 계약 선수들은 보통 6월 한 달 안으로 옵트 아웃(계약 기간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 자격을 얻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6월 1일부터 두산의 선택지가 점점 넓어진단 의미다.
 
3개월은 외국인 선수에겐 충분한 기다림의 시간이다. 6월부터 파레디스는 확연히 달라진 활약상을 보여줘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두산 벤치가 매우 강한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단 점이다. 그 인내심에 꼭 보답해야 할 파레디스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