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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G의 농구용어사전] 기록지에는 없는 그들의 헌신 ‘블루칼라 워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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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1 (목) 11:22

                           

[MJG의 농구용어사전] 기록지에는 없는 그들의 헌신 ‘블루칼라 워커’



[점프볼=민준구 기자] 이창수, 이현호, 양희종…. 이들 앞에 붙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블루칼라 워커’다. 화려하진 않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선수. 모든 감독, 선수가 사랑하는 존재를 일컫는다.

 

블루칼라 워커(BLUE COLLOR WORKER)

리바운드를 위한 박스-아웃, 몸싸움,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 상대 주득점원에 대한 필사적인 수비와 동료들을 위한 스크린 등 기록지에는 표시되지 않지만 감독과 동료들이 사랑하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바로 블루칼라 워커다.

 

농구는 화려함을 추구하는 스포츠다. 농구 선수로서 블루칼라 워커란 희생정신이 없다면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역할이다. 기록지가 깨끗할 때는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를 했다고 위로받지만, 그 누구보다 화려한 공격을 펼치고 싶음은 다르지 않다.

 

현역 시절, 대표적인 블루칼라 워커였던 이창수 경희대 코치는 “외국선수가 있는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했다. 선수라면 당연히 화려한 공격이 하고 싶다. 그러나 팀이 승리하려면 내가 한 발 더 뛰면서 상대 선수를 막아야 했고 몸을 날려 리바운드를 잡아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랫동안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삼일상고-연세대 시절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던 양희종(KGC인삼공사)도 프로무대에선 수비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나보다 공격을 더 잘하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수비에 더 집중했다”며 플레이스타일 변화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 2017-2018시즌 내내 양희종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양)희종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꼭 3점슛을 넣어주지 않아도 코트에서 남들 모르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 기록지에 적힌 건 없어도 양희종이라는 선수가 가진 능력은 팀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다른 감독도 김승기 감독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MJG의 농구용어사전] 기록지에는 없는 그들의 헌신 ‘블루칼라 워커’ 

추승균 감독은 송교창의 잠재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2017-2018시즌에 블루칼라 워커로 기용했다. 그동안 공격에 치중되어 있던 그의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줘 완벽한 선수로 성장시키려는 마음이었다. 추승균 감독은 “(송)교창이는 그동안 공격만 바라보고 있었다. 궂은일을 할 수 있게 되면 더 좋은 선수로 올라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교창은 전태풍, 안드레 에밋, 이정현 등 공격력 좋은 선수들의 틈 속에서 궂은일을 통해 자신이 뛸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냈다. 블루칼라 워커로 탈바꿈하며 얻어낸 성과였다고 볼 수 있다.

 

[MJG의 농구용어사전] 기록지에는 없는 그들의 헌신 ‘블루칼라 워커’ 

최근 NBA는 블루칼라 워커들의 활약을 기록으로도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플렉션(Deplection), 공격자파울 유도 등이 대표적이다. 염용근 NBA 칼럼니스트는 “NBA는 스크린 어시스트, 슛 컨테스트 등 다양한 지표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블루칼라 워커의 생산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최근 NBA 플레이오프만 봐도 블루칼라 워커 스타일의 선수들이 승패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PJ 터커, 트레버 아리자(휴스턴),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트리스탄 탐슨(클리블랜드) 등 에이스는 아니지만, 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해내는 이들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 블루칼라 워커는 농구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감독 역시 리바운드, 스틸 등으로 팀의 공격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가져오는 선수를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블루칼라 워커의 허슬 플레이는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20득점을 올리지 않더라도 단 1개의 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NBA미디어센트럴



  2018-05-31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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