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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의 눈] “야구가 그리웠다”는 안지만. 팬들도 그를 그리워했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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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9 (화) 11:22

                           
|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에 대해 KBO가 1년의 유기 실격 제재를 내렸다. 1년이 지나면 안지만은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안지만은 "징계가 끝나고 용서해주신다면 야구계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과연 안지만은 다시 야구계로 복귀할 수 있을까.
 
[엠스플의 눈] “야구가 그리웠다”는 안지만. 팬들도 그를 그리워했을까

 
[엠스플뉴스]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이 '그라운드 복귀 의사'를 밝혔다. 
 
안지만은 5월 28일 방송되는 MBC SPORTS+ ‘야구 중심’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징계가 끝나면 다시 용서를 구한 뒤 (그라운드에)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2016년 2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돈을 투자해 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두 차례에 걸쳐 2억 원을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지만이 보낸 돈 가운데 1억 6천500만 원이 도박사이트 운영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1심과 항소심은 국민생활체육진흥법과 도박공간 개설죄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일부 무죄'를 결정하며 야구계 복귀에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원심을 깨고 국민생활체육진흥법상 도박개장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해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되돌려 보냈다
 
오랜 재판 끝에 안지만은 4월 20일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장 개장 등) 부분에 대해 무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도박 공간을 개설‘한 부분은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했다.
 
안지만 복귀? 구단들의 반응 "내년이면 36살의 집행유예 '도박 관련 선수'를 어느 구단이 영입할 수 있을지 의문"
 
[엠스플의 눈] “야구가 그리웠다”는 안지만. 팬들도 그를 그리워했을까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일부 무죄 판단을 내리자, 일각에선 안지만의 현역 선수 복귀 길이 열렸단 전망을 내놨다. 당시 변호사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김선웅 사무총장은 “순수하게 규약만 놓고 봤을 때”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설명했다.
 
국민생활체육진흥법 위반의 경우 도박 관련 유죄가 인정되면 실격 선수가 된다. 이 경우 총재의 허가가 없는 한 선수 복귀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박장 개설의 경우 일반 도박죄에 해당해, 과거 일부 도박 선수들의 사례처럼 처벌과 징계를 거치면 선수 활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5월 24일 KBO 상벌위원회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서 무죄가 인정된 안지만에게 영구 실격 대신 '1년 유기 실격' 제재를 부과했다. 
 
이 제재로 안지만은 1년이 지나면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야구계에선 '안지만의 그라운드 복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많다. 
 
한 구단 운영팀장은승부조작, 불법 도박 등의 문제가 큰 논란이 되면서 팬들이 이런 행위에 연루된 선수의 복귀를 용납하지 않는 기류가 강하다. 구단들 생각도 비슷하다. 야구규약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해도, 실제로 영입하려는 구단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KBO 징계는 1년짜리일지 몰라도 안지만의 집행유예 기간은 2년이다. 도박에 연루돼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은 선수를 영입할 구단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 팀은 아무리 투수진이 허약해도 안지만처럼 야구의 명예에 침을 뱉은 선수는 절대 받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지만의 경우, 복귀 성공보단 진야곱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된 진야곱은 징계 이후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가 치른 대가는 징계 수위 이상이었다. 진야곱은 지난해 1군 경기는 물론 퓨처스리그에서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엔 두산 베어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무적 신분이 됐다. 현재까지도 진야곱 영입을 검토하는 구단은 전무한 상황이다. 
 
"야구가 그리웠다"는 안지만. 과연 팬들도 안지만을 그리워했을까
 
[엠스플의 눈] “야구가 그리웠다”는 안지만. 팬들도 그를 그리워했을까

 
한 야구인은 더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2016년 7월 14일 이후 안지만은 줄곧 그라운드 밖에 있었다. 2019년 5월에 복귀한다손 쳐도 3년이나 쉰 셈이다. 가뜩이나 내년이면 36살이다. 3년 가까이 선수 활동을 하지 않다가 36살에 현역으로 복귀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30대 중반 이상 베테랑을 핵심 전력에서 배제하는 기류가 강하다. 바로 전해까지 맹활약한 베테랑 FA(자유계약선수)도 소속팀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3년 공백기의 36살 불펜투수를 구단이 여론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안지만은 전화 인터뷰에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데 죄송하다.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야구가 그리웠다"고 고백했다. 국외 원정도박과 도박 공간 개설 등으로 온갖 물의를 빚었던 안지만이 이제 와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논한다는 건 대단히 낯설고, 설득력이 떨어지며, 울림도 느껴지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지만은 정말 야구가 그리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팬들이 안지만을 그리워했을지는 의문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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