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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의 눈] ‘뒷돈 트레이드’ KT·NC 자진신고? 이것도 기만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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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월)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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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5.28 (월) 21:50

                           
[엠스플의 눈] ‘뒷돈 트레이드’ KT·NC 자진신고? 이것도 기만이다.


 


[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의 ‘뒷돈 트레이드’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히어로즈가 단행한 두 건의 트레이드가 ‘뒷돈이 오간 현금 트레이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트레이드 머니’ 가운데 일부를 이장석 전 대표와 고형욱 현 단장이 인센티브로 받은 것이 드러나며 충격이 더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실을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언제 알았을까. 1년 넘게 야구계와 팬들을 기만했던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는 어째서 이제 와 ‘자진신고’를 한 것일까.


 


KT, NC의 주장 “KBO에 자진신고했다.”, 현실은 ‘강제신고’였다.


 


[엠스플의 눈] ‘뒷돈 트레이드’ KT·NC 자진신고? 이것도 기만이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뒷돈 트레이드’를 처음 안 시점을 “5월 27일 밤늦게”라고 밝혔다. “KT 위즈 단장이 밤늦게 KBO 고위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와 ‘뒷돈 트레이드’ 사실을 알렸다. 28일 고위 관계자가 출근 후, KBO가 사건의 자초지종을 살폈다”는 게 정 차장의 얘기다. 


 


KT 관계자도 같은 얘길 들려줬다. 이 관계자는 “27일 밤늦게 KBO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한 게 맞다. 그리고 28일 오후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취재 결과 KT 전화를 받은 KBO 고위 관계자는 장윤호 사무총장으로 밝혀졌다. 


 


히어로즈와 ‘강윤구↔김한별 트레이드’를 진행한 NC 다이노스는 “28일 오전 장윤호 사무총장과 정금조 사무차장에게 이 건을 보고했다”고 알려왔다. 


 


두 구단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28일 오후 ‘뒷돈 트레이드’ 보도 전, 이미 두 구단은 KBO에 자진신고했다. 역시 보도 전, KBO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1년이 지나도록 ‘뒷돈 트레이드’ 사실을 철저하게 숨기며, 수많은 야구팬을 기만했던 KT, NC가 왜 이제 와 자진신고를 했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속지 말아야할 게 있다. ‘자진신고’라는 말이다.


 


말이 자진신고지, 실상은 ‘강제신고’였다. 두 구단이 내세우는 자진신고는 또 한번의 기만에 불과하다. 이유가 있다.


 


두 구단이 ‘강제신고’에 나선 배경은 언론사의 취재 때문이었다. KT 임종택 단장은 “27일 KBS로부터 취재가 들어왔다. 그땐 경황이 없어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오늘 KBS에 사실대로 이야기를 전달했고, KBO에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뒷돈 트레이드’는 엠스플뉴스도 취재 중인 사안이었다. 하지만, KBS가 취재가 더 발 빨랐고, 정확했다. 


 


KBS 취재에 부담을 느낀 임 단장은 27일 NC 수뇌부에 전활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어째서 임 단장은 NC에 전화를 건 것일까. KT가 트레이드한 팀은 NC가 아니라 히어로즈였다. 이제부터가 두 번째 포인트다.


 


한 구단 관계자는 “KT 단장은 마치 언론사 전화를 받고 뒷돈 트레이드를 안 것처럼 표현하지만, 사실은 다르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귀띔했다."이미 KT는 히어로즈로부터 ‘뒷돈 트레이드가 걸렸다’는 얘길 들은 터였다. NC도 마찬가지였다. 히어로즈, KT, NC가 이 문제와 관련해 얘기를 나눈 뒤였다. KT 단장이 NC에 전화를 건 건 ‘언론이 냄새를 맡았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상의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 구단은 언론 취재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끝끝내 진실을 숨겼을 게 분명하다. 두 구단이 ‘자진신고’라는 말을 쓰면 안 되는 이유다.


 


KBO 상벌위가 진상조사? KBO는 조사의 주체가 아니라 조사 대상이다


 


[엠스플의 눈] ‘뒷돈 트레이드’ KT·NC 자진신고? 이것도 기만이다.


 


KBO는 27일 밤늦게 ‘뒷돈 트레이드건’을 보고받았다. 그리고 28일 히어로즈로부터 수정된 ‘선수 양도·양수 계약서’를 받았다. 히어로즈 내부 관계자는 “구단이 자진해 보냈다기 보다 KBO가 보내달라고 요청해 수정된 계약서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약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KBO는 왜 히어로즈의 혐의 내용을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를 굳이 새로 보내라고 한 것일까. 보도를 통해 ‘뒷돈 트레이드’가 폭로되지 않았다면, 수정된 계약서가 원본 계약서로 둔갑해 강력한 무혐의의 증거로 등장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이 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KBO 상벌위를 신뢰하는 야구인과 야구팬은 히어로즈의 결백을 믿는 이들만큼이나 극소수다. 무엇보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최규순 금품수수 사건’ 때 상벌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건이 외부로 알려지면 야구계에 큰일이 난다”고 주장했던 이다. 


 


장 총장과 함께 ‘최규순 상벌위’에서 활동하고, 최규순에게 직접 돈을 빌려준 적이 있으면서도 상벌위에서 침묵으로 일관했던 민훈기 전 상벌위원 역시 현재 KBO 정운찬 총재를 보좌하는 ‘유급 자문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KBO에 이 문제의 진상조사를 맡겨선 안 된다는 게 많은 야구인의 공통된 생각이다. KBO가 정말 ‘뒷돈 트레이드’를 제대로 진상조사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면 KBO가 아닌 제삼자에게 조사를 맡겨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프로야구의 각종 의혹’을 함께 조사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KBO는 조사의 주체가 아니라 그 자신이 조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


 


히어로즈, KT, NC는 더는 ‘기만의 쇼’를 하지 않길 바란다. 그 쇼에 넘어갈 야구팬은 없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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