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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호주리그 한국인 팀 창단이 지닌 의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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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수) 17:22

                           


 
[엠스플뉴스]
 
한국 최초로 해외 프로야구팀이 탄생했다.
 
스포츠마케팅 회사 해피라이징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글래드호텔에서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제7 구단 창단 체결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캠 베일 ABL CEO와 ABL 코리아팀의 총괄운영사인 윈터볼코리아 김현수 대표가 참석해 ABL에 한국 야구팀 창단을 알리는 공식 발표와 체결서 서명식을 했다.
 
ABL은 호주야구협회가 관장하는 프로야구리그다. 2010-2011시즌을 시작으로 올겨울에는 여덟 번째 시즌이 열린다. 현재 ABL에는 애들레이트, 브리즈번, 캔버라, 맬버른, 퍼스, 시드니를 연고로 한 총 6개 팀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구성된 코리아 팀은 질롱을 연고로 활동하는 일곱 번째 구단이 될 전망이다.
 
ABL에 한국인으로 구성된 팀이 탄생한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째, 현재 국내 야구선수들은 제한적인 취업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특히 KBO리그에 지명을 받지 못하거나, 방출 통보를 받은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은퇴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BL 코리아팀 장단은 한국 야구선수들에게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둘째, 김현수 대표에 따르면 ABL 코리아팀은 "KBO리그 각 구단에서 참여를 원하는 선수를 위탁받아 선수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속적인 경기 참여를 통해 기량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신인급 선수나 군 제대 선수들에게 귀중한 실전 경험을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동계훈련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저연봉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메이저리그(MLB)와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 소속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소속리그 종료 후 ABL에 참가하고 있다. ABL은 매년 11월 초부터 1월 말까지 운영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론 상위 싱글A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상위권 선수들은 MLB급 기량을 갖추고 있어 다음 시즌을 대비해 실전 경험을 쌓기에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ABL 탄생한 것 역시 1989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런 지리적인 장점과 호주의 야구 인기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출자로 시작한 'ABL 1기'는 운영난으로 인해 1999년 문을 닫아야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호주에서 야구는 인기 종목이 아니다. 게다가 호주는 중남미에 비해 미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기에 겨울철 선수를 위탁해 시즌을 치르는 ABL의 특성상 중남미에서 열리는 윈터리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를 상대로는 단점이 되는 지리적인 환경이 한국에서는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다. 먼저, 한국에서는 중남미에 비해 호주가 훨씬 가깝고 가기 편하다. 또한, 시차 역시 두 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해피라이징 관계자에 따르면 "ABL 코리아팀의 경기는 주요 포털사이트와 케이블 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ABL 코리아팀의 경기는 현지시각(질롱 기준)으로 목~토요일 오후 7시 반, 일요일 오후 1시에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목~토 오후 5시 반, 일 오전 11시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한국 야구팬들이 시청하기에 무리가 없는 시간대다.
 
만약 예정대로 중계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겨울철 야구에 목말라 하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갈증을 해소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윈터볼코리아가 공개한 창단 일정에 따르면 지난 21일에 열린 창단 체결식은 이제 막 내딛은 첫 발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 인선(7월 예정)을 비롯해 선수단 구성(9월 예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실하게 합류 의사를 밝힌 선수단 구성원은 전 한화 이글스 소속 외야수 김경언(36)뿐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한화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김경언은 6개월가량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 기다림과 고민 끝에 호주행을 최종 결정한 김경언은 창단 체결식에 참석해 "방출 통보를 받고 2018년 뛸 팀을 찾지 못하면서 올겨울에는 호주리그에서 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침 한국 팀이 창단해 제7 구단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단이 확정된 이상 선수단 구성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는 야구인도 많다. 실제로 이미 구대성, 임경완, 고창성 등 방출 통보 이후 ABL에서 활약한 사례가 있다. 또한, 9월에는 공개 트라이아웃이 진행될 예정이다. 21일 인터뷰에서 김경언은 "한 시즌만 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훈련해서 호주리그를 잘 치르고 다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야구선수는 김경언뿐만이 아닐 것이다. 한편, 몇몇 KBO리그 구단 역시 겨울철 ABL 코리아팀에 선수를 위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윈터볼코리아의 김현수 대표는 "스폰서십, 중계권 계약, 광고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구단이 운영비 전액을 부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계 훈련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선수들에겐 매력적인 조건이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캠 베일 ABL CEO는 "ABL 모든 구단 및 호주의 야구팬들은 코리아팀의 ABL 참가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과 호주 야구가 돈독한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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