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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의 눈] ‘성폭행 혐의’ 파문, 야구계 “관행적 ‘숙소문화’ 고민해야”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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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수) 16:22

수정 1

수정일 2018.05.23 (수) 16:25

                           
넥센 히어로즈 소속 선수 두 명이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야구계 인사들은 “성폭행 혐의는 사법기관의 조사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유지돼온 선수들의 단체 합숙과 숙소 문화와 관련해 야구계의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릴 내고 있다.


 




 


[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대표이사 박준상)가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히어로즈는 5월 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금일 새벽 성폭행 혐의로 경찰서에 사건 접수가 돼 숙소에서 조사를 받은 두 선수는 조사 과정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강압이나 폭력은 일체 없었다’고 밝혔다”며 “구단은 두 선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차후에 있을 추가 조사에 성실히 임하기 위해 금일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관계기관의 요청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전 대표이사의 구속과 숱한 구단 파행 운영으로 팬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히어로즈는 소속 선수들의 성폭행 혐의로 또다시 ‘부정적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


 


경찰, 넥센 두 선수에게 ‘준강간 혐의’ 적용하나


 




 


사건이 발생한 건 23일 새벽이다. 22일 인천 문학 SK 와이번스전이 끝나고, 조상우와 박동원은 원정 숙소인 인천 L 호텔에서 나와 야구팬 여성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함께했던 자리가 끝나고,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남동경찰서 관계자는 “선수들과 자릴 함께 했던 여성 가운데 한 명이 ‘동석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게 맞다”고 밝혔지만, “수사 중인 사안이라, 더는 해줄 말이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현장에서 취재 중인 한 지역지 기자는 “피해자가 ‘성폭행 사실’을 인지한 뒤 병원을 찾아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피해자가 성폭행 피해 후 성폭력 피해기관에 연락을 취하고, 병원에 가는 등 차분히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성폭력의 경우, 준강간 혐의가 적용된다는 게 경찰 측의 얘기라고 말했다.


 


형법 299조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하는 것을 ‘준강간’으로 규정해 처벌한다. 


 


야구계 “프로야구 전체가 지금껏 타성적으로 유지해온 ‘숙소 문화’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한 야구계 관계자는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인천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히어로즈가 인천 문학경기 때 인천 L 호텔을 숙소로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히어로즈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인천 원정경기 땐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았다. 주중이건 주말이건 인천 문학구장까지 구단 버스를 타고 가, 경기가 끝나면 다시 구단 버스를 이용해 홈구장으로 돌아온 뒤 각자 집으로 향했다. 


 


히어로즈 관계자도 “광주, 부산, 창원, 대구 등 원거리 원정경기를 6연전 정도 치렀을 때, 긴 원정경기로 선수들의 피로도가 심하다고 판단했을 때 인천 원정 시 숙소를 쓴 기억이 있”며 “하지만, 지난해까지 인천 원정은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출·퇴근하는 식으로 소화했다”고 밝혔다.


 


서울 구단 대부분은 가까운 거리의 원정 경기 시 출·퇴근을 선호한다. 비용 문제보단 ‘선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단체생활할 때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자기 관리를 잘하지만, 극소수의 선수는 구단 관리에서 벗어나 일탈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며 “성인선수들을 강압적으로 관리할 수도 없기에 ‘구단 관리’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구단이 비용과 상관없이 ‘가능한 한 가까운 거리는 선수들이 출·퇴근했으면’하고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히어로즈는 올 시즌 인천 원정 때 숙소 생활을 한 것일까. 취재 결과 히어로즈의 인천 원정 숙소 사용은 올 시즌 박준상 대표의 지시로 본격화했다. 박 대표가 몇몇 선수의 요청을 받고서 인천 원정 시 숙소 사용을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모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박 대표는 ‘선수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인천 원정 숙소 결정을 내렸다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프로야구 산업과 그 이면을 잘 이해하는 구단 경영자였다면 여러 각도로 숙고한 뒤 결정하지 않았을까 싶다프로야구 전체가 지금껏 타성적으로 유지해온 ‘숙소 문화’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구단이 선수들의 숙소 생활을 감시한 건 과거의 일이다.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선수 스스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만약 선수가 숙소 생활 시 일탈행위로 물의를 빚는다면 1차적 책임은 선수에게 있다"며 "선수 스스로가 무한 책임을 지고, 야구계에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지금같은 '숙소 문화', '합숙 관행'에 대해 야구계 전체가 문제의식을 갖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조만간 사건 관련자들 불러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3일 오후 두 선수에 대해 ‘야구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 참가활동정지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KBO는 ‘향후 사법기관의 처리 결과에 따라 참가활동 허용 또는 참가활동정지 기간 연장 및 제재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같은 날 오후 ‘수사당국이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 관련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사는 인권보도준칙 성폭력 범죄보도 세부기준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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