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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조던 힉스, '169km/h 싱커볼러'의 등장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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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월) 17:44

수정 1

수정일 2018.05.21 (월) 17:46

                           


 


[엠스플뉴스]


 


아롤디스 채프먼이 미국 무대에 상륙한 2010년 이후 메이저리그의 최고 구속 관련 기록은 오로지 그를 위해 존재했다. 하지만 2018년 그런 채프먼에게 도전장을 던진 투수가 등장했다. 


 


바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펜 투수 조던 힉스(21)다. 힉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내며, 팀의 5-1 승리를 지켰다. 이날 힉스의 성적은 1.1이닝 무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시즌 성적은 2승 1패 1블론 22.0이닝 평균자책 2.05이 됐다. 


 


더블A도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데뷔한 만 21세치고는 일견 훌륭해 보이는 기록이다. 하지만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힉스의 K/9(9이닝당 삼진)은 3.5개에 불과하다. 반면, BB/9(9이닝당 볼넷)은 6.1개에 달한다. 그탓에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은 4.84에 이르고 있다. 


 


일반적인 투수가 이런 성적을 기록 중이라면 해당 투수는 전문가들로부터 '행운이 따르는 중'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힉스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힉스는 채프먼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속도로 공을 뿌리고 있다. 21일 경기 힉스는 9회말 2사 상황에서 오두벨 에레라를 상대로 5개의 공을 던졌다.


 


 


 








 


 


 


힉스의 1구는 104.2마일, 2구는 105마일, 3구는 104.3마일, 4구는 105마일, 5구는 103.7마일을 기록했다. 해당 타석에서 힉스가 던진 5개의 공은 모두 채프먼이 지난 9일 세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인 103.3마일을 뛰어넘었다. 즉,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1위부터 5위가 모두 힉스가 에레라를 상대로 던진 공들로 채워졌다는 얘기다.


 


한편, 힉스는 지난 투구 정보추적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난 2008년 이후 105마일(169km/h)를 한 경기에 두 번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는 106마일(170.6km/h)로 구속이 측정되기 시작한 이래 세계 신기록을 보유 중인 채프먼조차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이다. 더욱 대단한 점은 힉스가 던지는 공이 싱킹 패스트볼(Sinker ball)이란 점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싱커볼(또는, 투심 패스트볼)이 같은 투수가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에 비해 약 2~3km/h가량 느린 대신, 움직임이 뛰어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위 영상은 힉스가 에레라를 상대로 던진 두 번째 공이다. 요구한 코스에서 많이 벗어나긴 했지만, 포수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공이 휘어져 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힉스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9.3마일(159.8km/h)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이렇게 빠른 공이 살짝 가라앉으면서 우타자 기준 몸쪽(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약 8.24인치(20.9cm, 브룩스베이스볼 기준)가량 휘어져서 들어온다. 평범한 타자라면 헛스윙(23.8%)을 하거나, 기껏해야 빗맞은 타구(땅볼 비율 66.7%)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했을 때 힉스가 채프먼급 마무리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선 9이닝당 6.1개에 달하는 볼넷을 절반 가량 줄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풀타임 첫해였던 2011년 채프먼 역시 BB/9이 7.4개에 달했다. 당시 채프먼의 나이는 만 23세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만 21세인 힉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남았다.


 


21일 힉스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를 한 에레라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한 타석에서 104마일, 105마일을 던지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해당 타석은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첫 번째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한 투수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비단 에레라뿐만이 아닐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구속 킹'이 등장했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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