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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5월 반등세’ 이명기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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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8 (금) 08:44

                           
부침을 거듭하는 KIA 타이거즈의 5월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 바로 외야수 이명기의 반등세다. 답답한 팀 타선의 해결사는 이명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엠스플뉴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시즌 초반 기세가 좋지 않다. 승률 5할 문턱에서 고꾸라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어수선한 5월 그나마 KIA에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오는 건 외야수 이명기의 반등세다.
 
지난해 이명기는 KIA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이명기는 지난해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2/ 154안타/ 9홈런/ 63타점/ 출루율 0.371/ 장타율 0.459로 맹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우승에 이바지한 이명기였다.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은 다소 주춤했다. 이명기는 4월 타율 0.229로 부진을 겪었다. 힘이 실린 타구가 아닌 힘없는 땅볼 타구가 주로 생산됐다. “이대로 무너질 이명기가 아니다”라는 KIA 쇼다 코우조 타격코치의 믿음처럼 이명기의 타격감은 5월부터 되살아났다.
 
이명기는 5월 타율 0.388(49타수 19안타)로 뒤늦게 꽃피는 봄을 맞이했다. 히팅 포인트가 정확하게 형성되면서 외야로 공이 뜨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명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50%’도 채 되지 않는다며 겸손함을 내비친 이명기였다.
 
‘4월 슬럼프 탈출’ 이명기, 뒤늦은 5월의 봄 꿈꾼다
 


 
5월 들어 우리가 아는 이명기로 되살아났다(웃음).
 
(손사래를 치며) 아직 하나도 안 살아난 것 같다(웃음). 개막 초보단 나은데 아직 기복이 있다.
 
스프링 캠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는 걸 봤다. 개막 초엔 왜 그렇게 안 풀렸을까.
 
아무래도 시즌이 일찍 개막하면서 상대 투수들의 속구가 눈에 안 익더라. 스윙이 늦지 않도록 히팅 포인트를 앞에다 두고 치니까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어깨도 빨리 열렸다. 그래서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 오히려 생각을 바꿨다.
 
어떤 변화였나.
 
개막 초와 반대로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스윙한단 기분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니까 공을 더 오래 보게 되면서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확실히 최근 들어 타구 속도가 빨라지고 좋은 타구 궤적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SK 와이번스 시절에도 2015시즌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164안타)를 달성한 뒤 2016시즌 타율 0.272·78안타로 슬럼프를 겪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당시엔 나도 그런 경험이 처음이었다. 몇 시즌 동안 잘 맞다가 어떻게 해도 안 맞으니 답답했다. 그 상황을 못 이겨냈다.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올 시즌은 그때와 다르게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개막 초 부진 속에도 김기태 감독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경기에 계속 나가는 게 슬럼프 탈출에 큰 도움이 된 건가.
 
(고갤 끄덕이며) 확실히 경기에 계속 나가야 해답을 찾는 것 같다. 잘 안 풀린다고 쉬면 더 답이 안 나온다. 경기에 나가서 타격감을 되찾아야 한다. 체력 문제는 한두 경기만 쉬면 해결된다. 그래서 나 말고 잘 치는 선수가 많은 데도 기회를 계속 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어차피 타격감이 올라올 거니까 편하게 타석에 임하라고 감독님께서 조언해주셨다.
 
올 시즌 초반 팀 타선이 뭔가 꼬인 느낌이다. 팀 타율(0.301) 리그 1위·팀 OPS(0.831) 리그 2위지만, 중요한 순간엔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KIA는 올 시즌 중요한 순간(High Leverage Index)에서 평소보다 얼마나 잘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Clutch 부문에서 리그 7위(0.03)에 그친 상태다)
 
타격은 항상 사이클이 있다. 매일 원하는 대로 이길 순 없지 않나. 시즌 초반 경기가 잘 안 풀리더라도 그만큼 나중에 잘 풀릴 거로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꼭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다.
 
겸손한 이명기 “현재 타격감? 50% 정도다.”
 


 
타격 준비 자세를 보면 방망이로 허공을 짚는 루틴이 있다. 그 의미가 궁금하다.
 
2016년부터 생긴 루틴인데 당시 하도 방망이가 안 풀려서 고민이 많았다. 히팅 포인트가 많이 늦었는데 저 포인트에서 쳐야 한단 생각으로 방망이를 짚어보는 거다. 앞에서 공을 때려야 하니까 그런 루틴을 가지고 있다.
 
타격감이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올라온 건가.
 
(곧바로) 50% 정도다.
 
너무 적은 수치 아닌가. 어떤 점이 불만족스럽나.
 
아웃이 되더라도 투수가 잘 던져서 삼진을 기록하거나 잘 맞은 타구가 수비수에게 잡힌 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실투나 노리던 공이 빗맞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4월엔 그런 상황이 많았다.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잡히면 ‘멘탈’이 흔들리는 타자들도 많이 봤다.
 
나는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면 빗맞은 안타와 맞바꿨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보단 앞서 말한 것처럼 실투를 놓쳤을 때가 ‘멘탈’이 더 흔들린다. 아웃이라도 잘 죽어야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타자다.
 
‘멘탈’ 관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슬럼프가 오면 공을 계속 지켜보는 스타일인가 아니면 더 과감하게 때리는 스타일인가.
 
나는 비슷하면 다 친다(웃음). 투 스트라이크 이전에 승부를 해야 결과가 좋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카운트가 몰리면 정말 힘들다. 
 
이명기 “전광판 타율 스트레스를 받는다.”
 


 
발이 빠른 편이지만, 올 시즌 도루 시도(6번 시도 5번 성공) 자체가 많지 않다. 최근 도루가 감소한 KBO리그의 분위기에 동참하는 건가.
 
모든 팀이 도루와 번트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제 한두 점 차이로 승부가 안 나니까 그러는 것 같다. 경기 후반 도루가 정말 필요할 때도 있지만, 내 뒤로 장타자들이 많기에 도루 시도를 줄였다.
 
1루로 나가면 ‘그린 라이트’ 아닌가.
 
(쑥스럽게 웃으며) 아니다. 나는 작전에 의해서만 뛴다. 또 다치면 안 되니까 무리할 필요는 없다.
 
올 시즌 숫자상으로 꼭 달성하고픈 기록이 있나.
 
특별한 숫자 목표는 없다. 규정 타석을 채우고 싶은 정도다. 사실 최근 전광판을 아예 보지 않는다.
  
어떤 이유인가.
 
전광판에 적힌 타율 숫자를 보면 스트레스받는 게 너무 심하다. 하루에 안타 한 개 볼넷 한 개만 얻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시즌 초반 내 타율을 봤는데 투수인 줄 알았다. 계속 숫자 ‘2’만 보여서(웃음).
 
최근엔 전광판을 봤을 것 같은데.
 
(고갤 내저으며) 여전히 안 본다. 보면 의식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마음을 아예 내려놓은 건 아니다(웃음). 항상 절실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내는 건 처음이다. KIA 팬들의 뜨거운 열정이 시즌 시작부터 느껴졌을 법하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야구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KIA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어서 힘이 난다. 개인 성적도 그렇지만, 팀 성적 역시 더 올라가야 한다. 바깥에서 기대하는 좋은 성적으로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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