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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특집] 중국발 쓰레기 대란, 야구장도 예외는 없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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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화) 10:22

                           
 


 
-중국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야구장도 피할 수 없다
-친환경 포장 용기 및 쓰레기 줄이기, 야구장도 깊게 고민 중인 문제
-환경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실효성 있는 대책이 중요하다
-환경을 위한 야구장 관중들의 배려와 실천도 빠져선 안 된다
 
[엠스플뉴스]
 
미세먼지와 재활용 쓰레기. 봄이 찾아온 2018년 4월 대한민국을 답답하게 한 주인공들이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야구장에도 예외는 없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미세먼지 경기 취소가 쏟아져 나온 데다 해마다 야구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는 자국의 재활용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폐비닐·폐플라스틱·폐지 등 수입 재활용 쓰레기를 2018년 1월 1일부로 전면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중국으로 상당량의 재활용 쓰레기를 수출했던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으로 수출해야 할 재활용 원료들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재활용 업체들은 4월 1일부로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거부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가시화되자 환경부는 일부 국내 재활용 업체와 협의를 통해 논란을 진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업체가 ‘보이콧’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머지않아 또다시 재활용 대란이 올 거란 예상도 많다.
 
이렇게 쓰레기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가운데 야구장도 재활용 대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프로야구 경기(144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엔 당연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야구팬이 찾아온다. ‘야구장 치맥(치킨+맥주)’이 대표 이미지로 자리 잡은 만큼 먹고 마시는 야구장 문화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양도 어마어마하다.
 
야구장 포장 용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
 


 
잠실야구장 측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야구장에서 사용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장당 4,000원, 100L·10kg 기준)는 총 2만 5,000장으로 약 1억 원이 넘는 쓰레기 처리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모두 다 잠실야구장을 소유한 서울특별시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비용이다. 이번 재활용 대란으로 올 시즌 쓰레기 처리 비용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야구장 관계자는 “최근 쓰레기 대란으로 재활용 수거 업체들이 폐비닐·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꺼리는 데다 폐지 가격도 뚝 내려갔다. 게다가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것과 같이 오염된 재활용 쓰레기는 아예 안 가져간다. 올 시즌 쓰레기 처리 비용이 지난해 훨씬 늘어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를 더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야구장의 노력도 있다. 부산 사직구장은 올 시즌부터 야구장 쓰레기를 대형 쓰레기통에 우선 수거한 뒤 적환장(분리수거장)에서 한 번에 재활용 쓰레기 분리를 한다. 이전엔 야구장 내에서 곧바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면서 효율적인 재활용 쓰레기 분리가 어려웠다.
 
쓰레기양과 처리 비용을 줄이고 조금 더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건 미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일이다. 이는 야구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생산자(가게)와 소비자(관중)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먼저 야구장 입점 가게가 식음료를 포장하는 용기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1회용품이나 재활용이 어려운 형태의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최근 잠실야구장 측은 구장 입점 업체들에 포장 용기를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바꾸면 좋겠단 의견을 전했다. 잠실야구장은 입점 업체 재계약 과정에서 이런 친환경적인 요소도 충분히 반영하겠단 생각이다.
 
잠실야구장 관계자는 “야구장 입점 업체들에 숙제를 내준 셈이다. 햄버거 포장과 같이 종이 한 장으로 끝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제품을 포장할 때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활용이 안 되는 검정 비닐 같은 걸 과다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도 음식물 등 이물질이 묻으면 처리가 힘들다. 어려운 문제지만, 환경을 위해서 다 함께 고민해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은 필수다
 


 
근본적인 문제는 야구장 입점 업체에 요구한 친환경적인 포장이 권고 사안에 불과하단 것이다. 강제성이 없기에 업체가 이를 꼭 따를 이유는 없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정확한 재활용 쓰레기 범위와 판매 포장용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단 지적이 많다.
 
“환경부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지자체에만 맡기면 안 된다.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가 재활용 가능 범위에 들어가니까 큰 혼란이 생기는 거다. 정확하게 어떤 부분까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지 일선에 명확한 지시가 있어야 한다. 또 포장 용기에 대해서도 단순한 규제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포장 용기에 대해 업체들과 함께 연구하고 법을 만들어야 한다.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비용을 안 아깝게 생각해야 한다.”
 
앞선 야구장 관계자의 말처럼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환경부는 최근 재활용 대란을 겪으면서 허겁지겁 대책을 내놨다. 환경부는 5월 10일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엔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순환단계별 개선책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활용률은 현재 34%에서 70%까지 두 배로 끌어 올린단 내용이 담겼다.
 
이번 환경부 대책엔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컵 회수를 위한 보증금 제도 부활(2008년 폐지)이 들어갔다. 텀블러나 머그잔을 이용할 경우 가격 할인과 리필 등의 혜택도 준단 계획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식음료 판매 업체의 친환경 포장 용기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한 대책이 획기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높일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식음료 업체들의 포장 용기에 대한 강제적인 지침은 현재 없지만, 이번 재활용 대란을 계기로 삼아 앞으로 고민해볼 여지가 생긴 것 같다. 업체들과 함께 환경을 위해선 깊게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야구장 관중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소비자인 야구장 관중들도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다. 먼저 야구장 외부 음식과 관련한 일회용 포장 용기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야구장 관계자는 “관중들이 밖에서 가져온 음식과 관련한 쓰레기를 도로 가져가진 않는다. 대부분 일회용 포장 용기를 야구장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데 환경을 생각한다면 관중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조금의 배려도 필요하다. ‘엠스플뉴스’ 기자가 5월 8일 잠실구장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을 살펴본 결과 많은 양의 포장·음식물 쓰레기가 좌석 밑에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특히 특정 팀의 이름이 적힌 응원 종이도 바닥에 그대로 버려진 경우가 많았다. 야구장 청소 관계자는 “응원 종이가 가장 골치 아프다. 이 종이를 밟으면 상당히 미끄러운데 전광판이 꺼진 야간에 청소하다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청소하시는 분들이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적이 많았다. 응원 종이라도 모아서 깔끔하게 쓰레기통에 버려주셨으면 좋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쓰레기를 모아 놓는 곳도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체 쓰레기양에 비해 쓰레기 수거함이 작은 탓도 있었지만, 시작부터 제대로 분리수거가 안 되면서 중구난방으로 쓰레기가 쌓이는 모양새였다. 무엇보다 국물이 있는 음식물과 음료 등이 여과 없이 쓰레기통에 바로 버려진 것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렇게 액체가 있으면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도 이물질이 묻을 경우 수거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있다. 환경과 청소 관계자들을 위한 조금의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재활용과 쓰레기 문제는 특정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보긴 어렵다. 잘못을 탓하기보단 다 함께 발 벗고 나서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지자체·야구장·KBO·구단·판매 업체·관중이 모두 다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야구장 관계자는 환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쓰레기를 줄이면서 재활용률이 높아져야 처리 비용이 줄어듭니다. 미래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도 환경을 위해서 뒤돌아봐야 합니다. 환경을 위해서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야구장도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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