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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에 첫 발 디딘 최초 ‘재일교포’ 황미우, 꿈은 이루어진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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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3 (월) 14:44

                           



[점프볼=민준구 기자] 어려운 환경 속에서 농구선수의 인생을 이어가던 재일교포 출신 선수가 한국 땅을 밟았다. 2017-2018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입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황미우는 오랜 부상을 떨쳐낸 채,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WKBL 역사상 최초의 재일교포 선수인 황미우(28, 165cm)는 부모님이 모두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중학교 때까지 민족학교를 다닌 황미우는 고등학교를 거쳐 리쓰메이칸대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프로선수로의 길을 이어가지 못한 황미우는 지역클럽 팀에서 밝은 미래를 꿈꿨다. 임근배 감독 역시 이 점을 주목하며 황미우가 가진 열정과 의지를 높게 샀다. 첫 시즌을 재활로 보낸 황미우는 다가오는 2018-2019시즌 삼성생명의 한 축이 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Q. 드래프트 직후,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들었다.

드래프트에 지명되고 나서 며칠 정도 있다가 일본에 돌아갔다. 고향인 교토에 머무르며 재활에 집중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다. 빨리 건강해져서 데뷔전을 치르고 싶다.

Q. 한국에 온 지 2주 정도가 됐다. 어떻게 지냈나?

9일에 (한국으로)돌아왔다.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함께 움직이며 빨리 회복하려 했다. 2달 정도만 재활하면 괜찮아진다고 들었다. 운동을 하고 나선 삼성트레이닝센터(STC) 근처에 있는 보정동 카페거리를 자주 걷는다.

Q. 드래프트 후, 첫 훈련이다.

너무 긴장되고 떨렸다. 그래도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특히 (이)민지와는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국 문화나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Q.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 비슷하지만,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인사예절이다. 일본은 아침에 인사를 하면 다음날까지 안 해도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계속 인사를 해야 한다.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라고 생각 한다. 

Q. 음식은 입에 잘 맞는지 궁금하다.

엄청 매운 것도 있지만(웃음), 대부분 괜찮다. 맛있는 음식이 많아 금방 살이 찔 것 같다. 근데 먹지 못하는 음식도 많다. 순대와 닭발은 먹기 힘들더라. 앞으로도 가까이 할 수 없을 것 같다.

Q. 타지에서 지내려면 취미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다. 한국말을 잘하기 위해서 드래프트 직후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사서 일본으로 돌아갔다. 근데 일본 사람(히가시노 게이고)이 쓴 책이더라(웃음). 읽으면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Q. WKBL에서 교포 선수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실력보다는 환경과 문화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재미교포 출신으로 삼성생명에서 활동한 임정희와 KEB하나외환, KB스타즈에서 뛴 크리스틴 조는 한국 문화 적응 실패로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했다).

생활을 해보면서 익숙해져야 한다. 한국농구와 내가 가진 농구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걸 유지하면서 한국농구의 좋은 점을 배워간다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과 일본의 농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한국 선수들은 스크린플레이가 좋다. 일본에 있는 선수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올 때 친구들이 스크린플레이에 대해 배워오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더 좋은 농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Q.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는지도 중요하다.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슛은 좋다고 생각한다. 슈터는 팀 득점을 책임지면서 포워드와 센터를 지원해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또 속공도 즐기기 때문에 삼성생명의 팀 스타일과 잘 맞아떨어질 것 같다. 박하나라는 뛰어난 선수가 있지만, 혼자서 40분을 모두 소화하기는 힘들다. 열심히 배워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재일교포 출신 선수의 성공신화를 쓸 수도 있다.

내가 WKBL에서 경쟁력을 가진다면 일본에 있는 교포선수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리쓰메이칸대에도 잘하는 선수가 있다. 183cm의 센터인데 나보다 더 잘한다(웃음). 많은 기회가 생겨 한국농구에 이바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사진_유용우 기자



  2018-04-23   민준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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