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2014년 12월 17일, 한국프로농구(KBL)의 역사적인 날(?)이 탄생했다. 스타플레이어 기근에 빠진 KBL에 대 스타가 나타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울산 현대모비스의 전준범이다.
2014-2015 시즌이 한창이던 12월 17일, 당시 1·2위를 다투던 현대모비스와 SK는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4쿼터 종료 20.7초를 남겨둔 상황에 현대모비스는 89-86으로 근소하게 앞서 있었다. SK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김민수에게 맡겼지만, 그의 3점슛은 림을 튕겨 나왔다. 이대로 현대모비스의 승리가 확정적인 순간,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애런 헤인즈가 종료 2초 전 골밑슛을 시도했다. 3점차 이기 때문에 막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었던 현대모비스는 전준범이 헤인즈에게 파울을 범하며 득점인정반칙을 내주게 됐다. 다행히도 헤인즈의 자유투가 실패로 돌아가며 현대모비스는 승리를 할 수 있었지만, 전준범은 유재학 감독의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1년 후, 같은 날 현대모비스는 또 한 번 삼성과 접전을 펼쳤다. 72-71로 앞선 상황에 전준범이 공격하는 장민국에게 파울을 범하며 자유투를 허용했다. 1년 전과는 달리 장민국이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현대모비스는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현대모비스전 23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전준범은 2년 연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연속적으로 반복된 일로 12월 17일은 ‘전준범 데이’로 지정됐다. 심지어 전준범의 등번호가 17번이기에 더 뜻 깊은 날이 된 셈이다. 3번째 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전준범의 활약으로 현대모비스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당시 KT와 맞대결을 펼친 현대모비스는 전준범이 3점슛 4개 포함 14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두 번의 아픔을 씻는 대활약이었다.
2017-2018 시즌 역시 ‘전준범 데이’가 열린다.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와 DB의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전준범이 제비뽑기를 통해 선택된 40명의 팬들과 함께 원정 단체관람을 할 예정이다. 4년 동안 같은 날에 경기가 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전준범 데이’라는 하나의 이슈가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전준범의 활약이 좋아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져 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3연승을 질주하며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전준범은 16일 전자랜드전에서 3점슛 5개 포함 19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그동안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며 기복이 심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지만, 점점 정상궤도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슈터로 거듭나고 있다.
전준범은 물론, 물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종현의 존재도 ‘전준범 데이’를 빛낼 예정이다. 예전의 자신감 없었던 플레이를 버린 이종현은 과감한 움직임과 철벽 수비를 자랑하며 외국선수 이상의 몫을 해주고 있다.
그러나 DB 역시 만만치 않은 팀. 디온테 버튼을 중심으로 젊은 포워드들의 파워가 대단하다. 최근 선수권 경쟁에서 밀려 3위로 떨어졌지만, 체력적인 문제만 해소된다면 언제든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전력을 지녔다.
1승 1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두 팀의 승부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현대모비스와 DB의 화끈한 정면 대결과 함께 ‘전준범 데이’의 주인공 전준범의 활약상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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