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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906만 관광도시’ 순천의 참신한 발상 “우리 라이벌은 프로야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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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1 (토) 14:00

                           


 
- 전남 순천시, 국제 규격의 최신 야구장 완공
지자체 스포츠 시설의 모범사례로 기억될 '팔마 야구장'
906만 관광객이 찾는 순천의 참신한 발상 "우리의 라이벌은 프로야구"
 
[엠스플뉴스]
 
전라남도 순천시에 국제 규격의 최신 야구장이 들어섰다.
 
2014년 조충훈 시장의 공약으로 건립을 시작한 순천 야구장은 순천시 연향동 일원에 지어졌다. 구장 면적은 13,000㎡, 구장 규모는 좌·우 99m, 중앙은 121m다. 구장 안에 선수대기실·미디어실·의무실·경기운영실·심판실·의무실·더그아웃·샤워실 등이 갖춰져 있어 전국대회는 물론이려니와 아마추어 국제대회를 치르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평이다.
 
순천 체육계 관계자는 "시가 투명하게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시의회가 '시가 정말 투명하게 야구장을 짓는지' 감시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순천 야구장"이라며 "여러 지자체가 스포츠 경기장을 지으면서 '과다 건설비'로 무수히 많은 뒷말을 낳지만, 순천 야구장은 되레 '제한된 공사비(47억 원)로 최상의 야구장을 지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순천 '팔마 야구장' 완공이 의미하는 세 가지
 


 


 


 
2017년 7월 1차 준공한 순천 야구장은 현재 ‘팔마 야구장’으로 불리고 있다. 순천시는 준공 뒤에도 꾸준히 야구장 시설을 보완하면서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를 치렀고, 4월 19일 세부시설 보강을 끝내고서 드디어 완공을 선언했다.
 
‘팔마 야구장’ 완공은 세 가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전남에서 KIA 타이거즈 1, 2군 구장을 제외하면 가장 시설이 좋다는 점이다. 그간 전남은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하며 ‘한국야구의 젖줄’이란 소릴 들었다. 하지만, 야구 인프라는 ‘젖줄’이란 찬사와는 정반대로 열악하기만 했다. 
 
특히나 광주를 제외하면 야구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나마 사회인야구 전용구장은 조금씩 늘었지만, 국제 규격을 갖춘 야구장 탄생은 요원하기만 했다. 그런 가운데 ‘팔마 야구장’이 지어지면서 광주 이외 전남 지역 야구 인프라 확충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이다. 전남 야구계는 ‘팔마 야구장’이 지역 야구발전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두 번째는 전남 야구의 중흥을 이끌 구심점이 생겼다는 것이다. 순천 효천고 야구부는 강철민, 조용준, 이성열, 채은성, 이태양, 한승혁 등을 배출하며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순천 내 변변한 야구장이 없어 교내 운동장에서만 훈련해야 했다. 
 
순천 야구계는 “‘팔마 야구장’이 완공되면서 순천 효천고 학생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기회가 늘 것으로 본다”며 “순천 효천고가 야구강호로 성장한다면 전남 지역 야구소년들이 서울이나 광주가 아닌 순천으로 찾아와 야구를 계속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세 번째는 ‘팔마 야구장’ 탄생으로 순천이 전지훈련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순천은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다. 눈도 잘 내리지 않는다. 여기다 풍부한 숙박시설과 맛있는 먹거리로 해마다 많은 스포츠팀이 순천을 찾고 있다.
 
시 역시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체육시설 사용료 면제, 숙박비 할인, 전지훈련팀 체력인증센터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시가 팔마 국민체육센터, 팔마 실내테니스장, 유소년 축구전용구장, 팔마 국궁장 건설에 매달린 것도 ‘순천이 새로운 스포츠 전지훈련지의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가 새로 짓거나 보강한 체육시설엔 겨울이면 전지훈련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규격의 야구장이 생긴 건 큰 호재라 할 수 있다. 
 
순천시 체육시설 관계자는 “국내에서 전지훈련장으로 쓰이는 야구장 대부분이 바닷가 근처 혹은 외지에 있어 바람, 추위, 열악한 환경 등으로 훈련성과가 떨어진단 얘길 들었다”며 “하지만, ‘팔마 야구장’은 도심에 있어 이동이 자유롭고, 기온까지 따뜻해 최적의 야구 훈련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순천시 "우리 시를 찾는 관광객이 프로야구 총관중보다 많아. 1천만 관광객, 1천만 프로야구 관중 돌파를 위해 함께 힘썼으면"
 


 
많은 지자체가 인구 감소와 예산 축소로 신음하는 가운데 순천시는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6년간 인구가 7,800명 늘었고, 시 예산도 1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금 추세라면 2, 3년 안에 시가 목표로 하는 ‘30만 명 자족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순천시는 한해 1천만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 전국 제일의 관광명소로 거듭난 상황이다. 2016년 791만 명이던 관광객은 2017년엔 906만 명으로 14.5%나 늘었다. 시민과 시, 시의회가 힘을 합쳐순천만 국가정원,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드라마 촬영장 등 갖가지 관광명소를 만들고, 정비한 덕분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순천을 찾은 관광객 906만 명은 프로야구 총관중 800만 명보다 많은 숫자다. 우리는 항상 프로야구를 좋은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며 "'팔마 야구장' 완성으로 순천시와 프로야구 모두 1천만 관광객,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바람을 들려줬다.
 
시가 관광산업의 라이벌로 프로야구를 설정했다는 건 참신한 발상이다. 
 
순천시장 재임 시 '팔마 야구장' 건설을 진두지휘했던 조충훈 순천시장 예비후보는 "'팔마 야구장'이 전국 스포츠 마케팅의 중심으로 우뚝 서려면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지역명을 야구장 이름으로 쓰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전국민의 뇌리에 쉽게 각인될 수 있는 새로운 야구장 이름을 짓겠다"는 의미 있는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순천 체육계에선 KIA 타이거즈 출신의 '레전드 선수' 이름이 '팔마 야구장'을 대신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순천 '팔마 야구장'은 여러모로 프로야구를 비롯한 전체 스포츠계에 많은 시사점을 들려주고 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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