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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원조 한·만·두’ 정경배 “왜 만루홈런을 둘이 나눠서 쳐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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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0 (금) 14:22

                           
‘홈런공장 인천점’의 화력이 굉장하다. SK 와이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압도적인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 ‘원조 한·만·두’ SK 정경배 타격코치가 있다.
 


 
[엠스플뉴스]
 
'비룡의 화력'이 '마법사의 홈런 마법'을 압도했다. 
 
SK 와이번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공장’이다. 지난해 234개의 팀 홈런으로 KBO리그 단일팀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8년에도 4월 20일 기준 43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공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SK에 ‘신흥 홈런 공장’ KT 위즈가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팀 홈런 리그 9위(119홈런)를 기록했던 KT는 올 시즌 36홈런으로 팀 홈런 1위 SK를 바짝 추격 중이다. 
 
17일부터 3일간 펼쳐진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W매치’는 그래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KBO리그 팀 홈런 1, 2위 팀들의 맞대결이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SK의 압승이었다. SK는 3연전에서 10홈런을 몰아치며, 화력에서 KT를 압도했다. 
 
화력이 불을 뿜은 가운데, SK는 KT 3연전을 싹쓸이하며 6연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화력을 자랑하는 ‘홈런공장 인천점’ 관리소장 SK 정경배 타격코치를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원조 한·만·두’ SK 정경배 “왜 만루 홈런을 둘이 나눠서 쳐요?” 
 
[이동섭의 하드아웃] ‘원조 한·만·두’ 정경배 “왜 만루홈런을 둘이 나눠서 쳐요?”

 
4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 8회 말 KT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해창의 만루 홈런이 동시에 터졌다. ‘이닝 루 홈런  방'은 KBO리그 사상 첫 기록이었다.
 
이 장면을 누구보다 흥미롭게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SK 정경배 타격코치였다. 정 코치는 1997년 5월 4일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경기 루홈런 두 방(연타석)을 기록한 ‘원조 한·만·두’의 주인공이다. 
 
“만루 홈런을 왜 둘이 나눠서 쳐요? 이해가 안 되네(웃음).” 
 
정 코치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 코치는 “KT 타선이 정말 좋아졌다”며 “우리 타자들이 KT 타선을 보면서 ‘홈런공장 타이틀을 잃지 않으려면 더 잘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SK 홈런공장’에 대해 정 코치는 “제이미 로맥, 김동엽, 한동민 세 타자의 활약 덕분"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로맥(11홈런), 김동엽(7홈런), 한동민(4홈런)은 22홈런을 합작하며, 홈런공장 우수 직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김동엽, 한동민을 보면서 경험 부족을 느꼈어요. 로맥은 한국야구 적응이 완전히 된 것 같지 않았고. 올 시즌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김동엽, 한동민이 한층 성장한 느낌을 받아요. 로맥도 잘 적응한 것 같고. 세 타자가 동시에 폭발하고, 최 정이 제역할을 다하면서 SK가 시즌 초반 좋은 홈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 코치의 설명이다. 
 
이어 정 코치는 “정진기, 노수광, 최승준 등 ‘히든카드’들의 홈런 퍼레이드 역시 SK 홈런공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홈런만큼 중요한 건 출루율. 투수와의 승부를 풀카운트까지 몰고 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동섭의 하드아웃] ‘원조 한·만·두’ 정경배 “왜 만루홈런을 둘이 나눠서 쳐요?”

 
SK 팀 컬러는 ‘화끈함’으로 대변할 수 있다. SK는 화끈한 홈런을 바탕으로 승리를 쟁취한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 ‘정확도 부족’이다. 
 
지난해 SK는 234홈런으로 팀 홈런 1위를 차지했지만, 팀안타는 1,337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1,337안타는 지난해 KBO리그 팀 최저 안타였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타자들이 많은 홈런을 쳐도, 안타와 출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량득점을 내기 어렵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타를 많이 치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론 출루율이 높아야 해요. 올 시즌 제가 유독 타자들에게 ‘선구안’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선구안’은 단순히 볼을 고르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네, ‘풀카운트’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투수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환경을 만드는 거죠. 좋은 선구안을 통해 풀카운트까지 잘 몰고 온다면, 볼넷과 안타가 나올 확률은 그만큼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 시즌 21경기를 치른 SK는 팀 타율 0.287(리그 4위)/ 팀 출루율 0.359(리그 4위)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21경기를 치렀을 때 팀 타율 0.276(리그 5위)/ 출루율 0.337(리그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타율과 출루율이 높아지면서, 홈런공장에서 생산되는 ‘홈런의 품질’ 역시 향상됐다. 야구팬들은 “SK엔 4번 타자만 9명이 있는 듯하다”는 말로 SK 타선의 강력함을 표현한다. ‘홈런공장 관리소장’ 정 코치은 그러나 세간의 평가에 이렇게 답했다.
 
“4번 타자가 9명이라고요? 에이, 과장된 말이에요. 4번에 들어설 타자, 겨우 7명 정도밖에 안 돼요(웃음).”
 
타선이 온통 '4번 타자급'으로 도배된 ‘홈런공장 인천점’은 상대 팀 마운드에 두려움 그 자체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함께하는 SK 타선의 남은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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