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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미투 사건] ② 가해자 지목 C씨의 항변 “음해 의심이 든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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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9 (목) 19:44

                           



[점프볼=손대범 기자] 한 시즌이 대미를 장식하던 날, 여자농구계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한다. KBS는 여자프로농구 A구단의 여성 통역 B씨가 에이전트 C로부터 세 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이런 피해자가 더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사회에 일고 있는 ‘미투’ 고백이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익명으로 보도된 만큼 피해자와 가해자로부터 신중한 사실 확인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소속되었던 A구단, 더 나아가 A구단이 회원사로 있는 연맹까지도 확인 절차가 필요했다. 어떤 식으로든 기사는 오해의 소지를 살 여지가 많다. 따라서 기사에 피해자로 보도된 통역 B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C씨의 동의를 구해 인터뷰를 그대로 싣기로 결정했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많은 외국선수를 계약시켜온 에이전트 C씨는 인터뷰에 응하며 “음해의 의심도 든다”고 항변했다.





 





Q. 처음 B씨를 알게 된 것은 언제인가.

처음 만난 건 이 친구가 통역으로 왔을 무렵에 내가 구단 방문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사하게 됐다. 그때 그 아이가 내게 “꿈이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라고 하더라. 당시 기억나는 건 체육과 출신이고, 언제 시간이 되면 차 한 잔 마시면서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 처음 만난 건 낮 1시경이었다. 내가 일하는 곳 근처인 노원구 공릉동 카페베네였다. 커피를 마시면서 어떻게 에이전트가 됐는지, 외국선수는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해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주었다. 유학을 안 갔는데도 영어실력이 좋았다. 이태원에서 외국인들과 어울린 덕분에 외국어가 늘었다고 하더라. 본인이 자유분방하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더라. 자기는 그래서 친구들과 스킨십도 자유롭다고 하더라. 그런 분위기로 대화를 끌고 갔다. 동성애자라며 동성친구도 많다고 했다. “성관계 잘 하세요?”라는 말도 나왔다. 그래서 “나는 결혼한 사람인데…”라고 웃어넘겨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갔다. 상식적으로 내가 먼저 그런 말을 만나자마자 먼저 할 수 있겠나. 사전에 그런 인포메이션도 없는데. 그 친구가 먼저 이야기를 안 하면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그러다가 모텔을 가자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문란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2~3번 정도 만난 적 없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시즌 들어가면서 바쁘다보니 그렇게 됐다.





 





Q. 저녁에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다.

저녁에 어떻게 술을 마시나. 직원이 숙소에 술 먹고 들어가면 감독이나 코치가 다 알지 않겠나. 다 낮에 커피 마신 게 전부다.





Q. 기사 내용만 놓고 보면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정말 황당한 게 뭐냐면, 내 말을 안 들으면 일을 못하게 될 까봐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런데 생각해보시라. 어느 정신 나간 구단이 일개 에이전트가 “통역 자르라”고 이야기한다고 들어줄까. 나는 외국선수를 계약시키는, 영업을 하는 입장이다. 이메일이든 SNS메신저로든 이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이 선수 좋은 선수입니다”라고 영업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구단이 영입을 결정하게 되면  연봉의 15%를 수수료로 받는다. 그런데 겨우 그 15%로 어떻게 밤에 여자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가고 그러겠는가. 나는 수익금을 구단으로부터 받는 ‘을’일 뿐이다. 오히려 나는 통역을 만날 때 좋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위치상으로 보면 구단이 ‘갑’이니까. 나를 거부할 권리가 구단은 있다.





 





Q.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해 해명을 해야하지 않겠나.

해명할 것이다. KBS 전화가 왔을 때도 한 말이다.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면, 그 당시에 고소장을 접수하거나, 시간이 지났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표방송이라 하는 KBS를 통해 먼저 사실을 퍼트렸다.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를 처벌하는 것이 목적인가.





 





지난 시즌까지 WKBL은 외국선수를 팀 당 2명씩 영입해왔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는 1명씩이다. 그동안 나는 8~9명씩을 계약해왔다. 이렇다보니 나를 시장에서 내보내려는 작업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그 구단과 연맹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쪽에서 움직인 것이 아닐까도 생각한다.





 





나는 그동안 최고의 선수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구단에서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뽑아주시면 감사하다고 식사를 대접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술집은 아니다. 나는 해외 에이전시와 나누는 입장이다. 15% 커미션 받아봐야 큰돈은 아니다. 그 돈으로 술집까지 대접하면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겠는가. 그 일방적인 주장들이 나는 이해가 안 간다.





 





Q.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고민 중에 있다. 공식적으로 연맹에서 징계와 같은 결과물이 나온 것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에이전트 일은 내게 생업이다. 15~16년간 해온 일인데, 내가 올해 49살이다. 이번 일로 피해를 받길 원치 않는다. 연맹과도 통화를 했다. 이 일을 못하면 어떡하나 막막하기까지 하다.





 



  2018-04-19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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