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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언제부터 넥센이 박병호 없다고 야구 못했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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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9 (목) 10:00

                           
| 주포 박병호와 주장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진 넥센 히어로즈. 4월 성적도 4승 11패로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 그런데 넥센의 부진이 정말 주전 선수 2명의 공백 때문일까?
 


 
[엠스플뉴스] 
 
박병호도 없고, 서건창도 없고.
 
그런데?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넥센 히어로즈는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팀이다. 2014시즌을 끝으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을 때, 넥센은 주전 유격수가 없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신예 김하성을 과감히 발탁해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키워냈다. 강정호의 공백은 팀에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했다.
 
2015시즌이 끝난 뒤엔 더 큰 위기가 닥쳤다. 거포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갔고,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유한준이 KT 위즈로 떠났다. 마무리 손승락도 롯데로 옮겼다. 한현희와 조상우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넥센 관계자는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20승이 빠져나갔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렇다고, 넥센이 그대로 무너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2016시즌에도 넥센은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오히려 WAR 20승이 그대로 있던 2015년보다 한 단계 순위가 올랐다. 신인왕 신재영, 마무리 김세현, 새 필승조로 올라선 김상수-이보근 등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타선도 기존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려 박병호의 공백을 십시일반 채웠다. 
 
포스트시즌 진출엔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에도 넥센의 새로운 스타 발굴은 계속됐다. 고졸 신인 이정후가 놀라운 활약으로 신인왕을 차지했고, 마운드에선 최원태가 내국인 에이스로 자릴 잡았다. 허정협, 송성문, 김웅빈 등 새 얼굴들이 수시로 1군에 올라와 이름을 알렸다. 2017년 넥센은 KIA와 두산에 이어 리그 3위(789득점)의 득점력을 자랑했다. 이 모든 게 박병호도 없고, 강정호도 없는 가운데 이뤄낸 결과다.
 
박병호의 공백은 넥센이 넥센다운 야구를 하는 데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박병호가 없어도 넥센은 여전히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고, 강정호가 없어도 리그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주력 선수들의 빈 자리는 신예 선수가 성장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문제는 박병호, 서건창 공백이 아니다
 


 
지금 넥센은 박병호와 서건창 없이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서건창이 먼저 오른쪽 정강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박병호도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1군에서 제외됐다.
 
주장과 4번타자가 빠진 뒤 넥센은 끝없는 추락을 경험하는 중이다. 서건창이 빠진 3월 31일 이후 팀 타율 9위(0.224)에 팀 득점도 9위(48점)에 그쳤고, 박병호가 빠진 4월 13일 이후엔 팀 타율 꼴찌(0.178)에 팀 득점 8위(11점)다. 넥센답지 않다. 시즌 전 ‘넥벤져스’를 언급하며 기대한 결과와는 거리가 한참 먼 성적이다. 
 
4월 한달간 성적도 4승 11패, 최근 10경기 2승 8패에 그쳤다. 0-12 대패를 두 차례나 당했다. 18일 경기에선 최원태가 8회 1사까지 NC 타선을 퍼펙트로 막아냈지만, 그 사이 넥센 타선 역시 무득점에 그쳤다. 결국 이 경기도 0-1로 졌다. 승패를 떠나 무기력하게 지는 경기가 잦다는 게 문제다. 
 
물론 ‘주장’ 서건창이 빠진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박병호도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시즌을 시작하는 것과, 계산에 넣고 시작했다가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은 차이가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넥센이 언제 주전 선수 한 두명 없다고 제 야구를 못하는 팀이었던가? 주전 선수가 빠지면 신예가 등장해 그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팀이 넥센이다. 박병호가 없으면 다른 선수들이 성적을 끌어올려 공백을 지웠던 팀이다.
 
하지만 지금 넥센엔 주력 선수 빈 자리를 채울 신선한 새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박병호 공백을 채워야 할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침체에 빠졌다. 무엇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조급함과 답답함이 미세먼지처럼 고척돔 공기를 떠도는 게 눈에 보인다. 지난 시즌 초반 5연패를 당했을 때도, 다시 6연패를 당했을 때도 넥센은 여유와 자신감이 있었다. 넥센답지 않다.
 
박병호, 서건창의 부상 공백은 진짜 문제가 아니다. 박병호 없을 때도 야구 잘만 했던 넥센이다. 넥센의 위기는 눈에 보이는 팀 전력이나 개인 기록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박병호가 오고 서건창이 돌아와도 달라지는 게 없을지 모른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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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병장 연남동커리

2018.04.19 11:11:34

?? 뭐라는거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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