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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PO] ‘플레이오프 론도’, 뉴올리언스 상승세의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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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9 (목) 07:44

                           



[점프볼=양준민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000년대 중반을 풍미하던 또 한 명의 노장이 2017-2018시즌 플레이오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바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의 야전사령관, 라존 론도(32, 185cm)가 그 주인공이다. 

오프시즌 시카고 불스를 떠나 새로이 뉴올리언스에 둥지를 튼 론도는 시즌 개막 전부터 탈장수술을 받아 결장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11월, 코트로 돌아온 론도는 뉴올리언스의 경기력을 단숨에 변화시켰고, 급기야 이번 PO 1라운드 두 경기에서도 뉴올리언스가 2연승을 따내는 데 숨은 원동력이 됐다. 론도의 합류로 뉴올리언스는 앤써니 데이비스-드마커스 커즌스, 두 빅맨에게만 의존하던 단순한 공격패턴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보니 상대로선 뉴올리언스에 대한 수비선택지가 많아졌고, 그 결과, 트윈타워의 위력도 극대화됐다. 특히, 론도의 부재로 포인트가드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던 커즌스는 론도의 복귀 이후 게임운영에 관여하는 비중을 줄이고 득점에만 더욱 신경을 썼다.

반대로 커즌스와 데이비스 등 뛰어난 파트너들과 함께 한 론도도 지난해 12월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루클린 네츠전에서 무려 2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 본인의 커리어하이를 달성하기도 했다. 동시에 이는 NBA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8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라 그 의미가 더욱 컸다. 론도의 활약 속에 이날 뉴올리언스는 무려 4명의 선수가 +20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커즌스의 부상아웃 이후에는 데이비스와 론도가 펼치는 2대2플레이가 뉴올리언스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올 시즌 여러 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어내기도 했다. 올 시즌 론도는 정규리그 65경기에서 평균 26.2분을 뛰며 8.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NBA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은 1990년 12월 30일, 스캇 스카일스가 기록한 30개다)

#2017-2018시즌 라존 론도 정규리그 경기기록 

65경기 평균 26.2분 출장 8.3득점 4리바운드 8.2어시스트 1.1스틸 2.3턴오버 FG 46.8% 3P 33.3%(평균 0.8개 성공) FT 54.3%(평균 0.7개 시도) ORtg 106.8 DRtg 106.3 USG 16.6%

무엇보다 론도의 합류는 즈루 할러데이(27, 193cm)의 부활에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여름, 뉴올리언스와 5년간 1억 2,6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으며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던 할러데이는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먹튀 대열에 합류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론도의 복귀 이후 경기운영과 함께 앞선 수비의 부담을 덜어낸 할러데이는 공격에만 더욱 집중하면서 정규리그 커즌스-데이비스와 함께 삼각편대의 한축으로 활약했다. 할러데이는 볼 소유를 줄이고 데이비스나 론도가 뿌려주는 컷인 패스 등을 잘 받아먹으면서 득점의 효율성을 높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9득점(FG 49.4%)을 기록했던 할러데이는 이번 1라운드에서도 2경기 평균 27득점(FG 54.5%) 5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 데이비스와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C.J 맥컬럼(26, 191cm)과 데미안 릴라드(27, 191cm)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차전, 전반에 데이비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뉴올리언스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를 물고 늘어질 수 있었던 것도 할러데이의 활약이 주요했다. 이날 할러데이는 전반에만 14득점(FG 63.6%)을 올리는 등 총 33득점(FG 58.3%)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렇게 할러데이는 현재까지의 PO에서 돈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코트 위에서 론도가 리더십을 발휘해주고 있는 덕분에 선수들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있다는 후문. 론도는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빠져있을 당시, 늘 훈련장에 아이패드를 들고 다녔고, 아이패드에는 뉴올리언스의 경기는 물론, 동료선수들의 분석영상을 함께 담았다. 론도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영상을 보고 장단점들을 분석,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도는 이에 대해 “그저 팀원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겸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론도 본인도 이 영상을 보며 간접적으로나마 동료들의 경기스타일과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뉴올리언스 선수들은 론도가 코트로 돌아왔을 때 “코트 위의 감독님이 돌아오셨다”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뉴올리언스의 선수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선수는 다름 아닌 론도가 되고 있다. 

그중 시카고 시절부터 론도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 니콜라 미로티치(27, 208cm)의 말에 따르면 뉴올리언스의 선수들 중 코트 위에서 가장 많이 말을 하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선수는 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로티치는 “론도는 항상 코트 위에서 우리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리며 팀을 진두지휘한다. 론도는 상대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선수다. 론도의 말을 들으면 공격적으로나 수비적으로나 한결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론도 본인이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강한 선수다. 그러다보니 론도의 그런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도 전해지면서 긍정적인 효과들을 낳고 있다. 론도는 우리 팀에 있어서 없어선 안 될 큰 조각이고,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라는 말로 론도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2경기 평균 13어시스트, ‘어시스트 몬스터’로 돌아온 라존 론도!

2경기 평균 39.1분 출장 11득점(FG 45%) 9리바운드 13어시스트, 지난 PO 2경기에서 론도가 기록지에 남긴 숫자들이다. 1차전 론도는 득점 6점(FG 33.3%)에 그쳤지만 1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론도는 데이비스와의 2대2플레이뿐만 아니라 코트 좌우로 패스를 뿌려주며 외곽에 위치한 슈터들을 살리는 데도 주력했다. 실제로 이날 미로티치가 성공한 3점슛 4개 중 3개가 무려 론도의 손끝에서 전달됐다. 속공상황에선 전성기 때보다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정확한 아웃렛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론도는 1차전에서 전반에만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뉴올리언스의 45-36, 9점차 리드를 이끌었다. 후반에도 8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함과 동시에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93-92, 1점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유서프 너키치(23, 213cm)가 잡아낸 수비리바운드를 스틸로 가져오는 등 이날의 론도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전천후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97-95 승리를 이끌었다.

론도의 기세는 이에 그치지 않고 2차전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과 달리 론도는 동료들의 득점찬스를 봐주면서 본인도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에만 6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한 론도는 2쿼터 종료를 앞두고는 3점슛을 쏘아 올리며 포틀랜드에 끌려가던 뉴올리언스가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드는 등 적시적소에 득점을 올리며 뉴올리언스의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에는 적극적인 돌파로 포틀랜드의 인사이드를 공략, 1차전 공격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2차전에는 득점마무리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차전 론도는 38분여를 뛰면서 3점슛 2개(3P 66.7%)를 포함해, 16득점(FG 54.5%) 10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이번 PO 1라운드를 앞두고 론도는 전문가들로부터 시리즈의 향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美 현지에선 론도를 일컬어 ‘플레이오프 론도’라는 별칭을 붙여줄 정도로 론도는 항상 PO에서 정규리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리그 11년차의 베테랑, 론도는 플레이오프 출전 경기 수만 해도 98경기에 이를 정도 노련하다. 이에 포틀랜드의 에반 터너(29, 201cm)는 시리즈 시작을 앞두고 “론도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그의 출전시간이 길어진다면 우리로선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는 말로 론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지금까진 전문가들의 예측이 적중, 론도의 지휘 아래 뉴올리언스는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홈으로 돌아왔다. 두 팀은 3차전 오는 20일 오전 10시, 뉴올리언스의 홈인 스무디킹 센터에서 열린다.(*론도는 PO 98경기에서 평균 38분 출장 14.3득점(FG 44.5%) 6리바운드 9.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론도가 코트에 있는 동안 뉴올리언스는 경기운영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게 된다. 이번 1라운드에서 론도는 평균 39.1분을 출장하고 있다. 이는 정규리그 때보다 무려 13분이나 늘어난 시간. 정규리그 후반기, 론도는 무릎부상의 후유증을 겪으며 철저하게 출전시간을 관리를 받았다. 엘빈 젠트리 감독이 앞날을 미리 내다보고 론도를 아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정규리그 론도의 부상을 예방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결론적으로 플레이오프, 젠트리 감독의 승부수가 됐다. 또, 론도가 오랫동안 코트에 머물면서 할러데이의 경기운영부담을 줄여주고 있고, 데이비스의 받아먹는 득점빈도수가 많아지면서 체력적인 부담까지 덜어주고 있다는 것도 론도가 장시간 코트에 머물면서 파생된 보이지 않는 효과들이다.(*데이비스는 PO 2경기에서 평균 40.5분 출장 28.5득점(FG 52.3%)을 기록 중이다)

원정 2연승으로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음에도 론도는 여전히 차분하다. 론도는 경기 종료 후 USA Today와의 인터뷰에서 “기대와 달리 좋은 상황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지난 두 경기 모두를 신중하게 임했고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중요한 경기에서 이겼을 때의 기쁨은 분명,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느낌처럼 짜릿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승리한 경기는 잊고 지금은 다음 경기에 집중할 때이다. 무엇보다 PO는 같은 팀과 7번을 경기하기에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다.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상대는 우리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기에 결국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플레이오프는 단거리 경기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은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기는 등 이미 론도의 머릿속엔 2차전 승리의 기쁨은 온데간데없이, 3차전 승리를 향한 집념으로만 가득했다.

#사진-점프볼 DB, NBA 미디어센트럴

#자료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04-18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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