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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PO] '준우승' DB, 그래도 기대 이상이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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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수) 21:44

                           



[점프볼=잠실학생/손대범 기자] 기대했던 김주성과 로드 벤슨의 마지막 챔피언 트로피는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10년 만의 통합우승도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라커룸으로 걸어나가는 그들에게 DB 팬들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2017-2018시즌 샐러리캡 소진율 73.56%. 10개 구단 중 최저. 고액연봉 1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단 한 명(윤호영).





 





네임밸류부터 연봉까지 여러 면에서 DB는 '우승후보'라 불린 강팀들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다. 이상범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내세운 목표도 '우승'이 아닌 '리빌딩'이었다. 그랬던 팀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투혼을 보였다. 비록 2승 후 4연패로 무너졌지만, 매 경기를 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저력을 과시했다. 박수를 받을 이유는 충분했다.





 





아쉬운 줄부상





 





물론 우승을 기대했던 DB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주력들의 줄부상이 뼈아팠다. MVP 두경민이 8일 1차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친 것이 시작이었다. 그는 2차전 시작과 동시에 최부경과 부딪쳐 벤치로 들어서야 했고, 그 뒤 초반 밸런스를 잡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특유의 폭발력도 들쭉날쭉했다. 2차전에서는 김주성이 발목을 다쳤다. 주로 세트슛을 던지는 그는 한쪽 발목 부상으로 시리즈 내내 밸런스를 잡지 못했다. 수비 스텝을 놓는데 애를 먹은 것은 당연한 일. 설상가상으로 윤호영이 무릎을 다치면서 DB가 자랑했던 4쿼터 반격 라인업은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부상에 신음한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4강 시리즈에서 좋은 수비를 보인 박지훈이 2차전에서 발목을 다치면서 시즌아웃 됐고, 그간 경기의 문을 열어왔던 김영훈도 무릎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시리즈를 소화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5차전에서는 김현호마저 다치면서 DB는 무너지고 말았다.





 





DB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나오든 에너지를 내뿜으며 저돌적인 플레이를 한다는데 있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는 없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로 힘을 내고 더 나아가 반격의 동력원을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자리를 메워 평소 이상의 시간을 소화하다보니 과부하가 걸리는 건 당연할 터. 게다가 시즌을 이처럼 오래, 길게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었기에 정신적인 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주장 김태홍은 무릎 통증에도 불구, 경기를 소화했으며 이는 로드 벤슨도 마찬가지였다.





 





이상범 감독은 "없으면 짜내야 한다. 물러설 수 없다. 챔피언결정전이다"라며 선수들의 분투를 독려했지만 이 역시도 한계가 있었다.





 





정규시즌 중 85.3점으로 3위에 올랐던 DB의 뜨거운 기세는 싸늘히 식어갔다. 이상범 감독은 크게 리드를 잡았던 3차전을 가장 아쉬운 경기로 꼽았다. 점수가 벌어졌을 때, 쐐기를 박고자 서둘렀던 점이 결과적으로 더 큰 체력소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결국 DB는 4차전도 고전 끝에 패했다. 막판 추격전은 화끈했지만, 심판의 무리한 테크니컬 파울 경고가 기세를 꺾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경민이 5차전 4쿼터에 폭발하는 등 DB는 특정쿼터에서 무서운 폭발력을 보이며 SK를 긴장시켰다. 6차전에서도 마지막 한 포제션에 의해 승부가 갈렸을 정도로 끈질겼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DB는 더 이상 화력을 내지 못했다. 문경은 감독은 상대에게 맞추기보다는, 상대가 자신들을 따라오게 만들었다. 장신 라인업을 기용해 DB선수들 힘을 빼놓고, 제임스 메이스가 투입되어 디온테 버튼과 로드 벤슨 못지 않은 역할을 해낸 것이다. DB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추격전을 벌였지만 끝내 국내선수들의 슛이 림을 외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실패했다. 결국 DB는 1,2차전을 이기고 역스윕을 당한 최초의 팀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실망만 하기에, 그들의 여정은 충분히 환호받을 만 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1위 등극도 그렇지만 벤치멤버들의 동반 성장도 빠질 수 없다. 김태홍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새로운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그것도 아주 자신있게. 챔피언결정전에서의 포인트가드 이우정을 재발견한 것도 수확이다. 2차전에서 두경민 대신 깜짝 투입된 그는 2~3쿼터에 9점을 챙기면서 SK 승리를 도왔다. 이상범 감독은 "지금보다는 앞으로 더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까지의 꿈같은 여정이 끝나면 DB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선다. 이상범 감독이 말한 '진짜 리빌딩'의 시작인 것이다.





 





과연 DB의 거침없는 질주가 2018-2019시즌에도 이어질 수 있을 지 기대해본다.





 





 





 





#사진=점프볼 DB





 





 



  2018-04-18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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