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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V2] 5년 전보다 진화한 SK, V2 비결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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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수) 21:44

                           



[점프볼=잠실학생/손대범 기자] 5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에 선 서울 SK는 더 단단하고 깊어져 있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원주 DB를 이기고 4승 2패로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으로 정상에 도전했던 DB만큼이나, SK의 우승 도전도 눈여겨볼만 했던 챔피언결정전이었다. SK는 2012-2013시즌, 문경은 감독과 애런 헤인즈, 김선형 등을 앞세워 정규경기 1위에 이어 통합우승을 노렸으나 울산 현대모비스(당시 모비스)를 만나 4-0으로 맥없이 무너진 바 있다. 이번 시리즈 역시 0승 2패로 시작하면서 SK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고 다급했었다. 문경은 감독조차 “너무 조급하게 생각했다”며 시리즈 초반을 돌아봤다.





 





마침내 3차전을 통해 첫 승을 챙긴 문 감독은 “첫 승부터 차분히 노리려고 했다. 나의 조바심에 대해 선수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며 비로소 반격의 문을 열었다.





 





비록 4차전 막판 논란의 테크니컬 파울로 인해 마음껏 웃진 못했지만, SK가 보인 경기력만큼은 충분히 정상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플레이오프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시즌아웃 당한 상황에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고, 제임스 메이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면서 2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칭찬할 만했다.





 





그렇다면 과연 2013년의 SK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더 좋아졌을까.





 





가드=





전 경기를 풀타임 가까이 소화했던 김선형은 이번 챔프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시즌의 80% 이상을 날렸던 발목 부상 탓이었다. 그러나 6라운드에 복귀, 포스트시즌에 임한 김선형은 한층 신중하고 노련해져 있었다. 첫 2경기를 DB에게 내줄 때만 해도 임팩트가 떨어졌던 건 사실이다. 100% 회복되지 못했던 탓. 문경은 감독은 자신의 출전시간 관리가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그를 후방 배치하기로 결정한다. 4쿼터에 힘을 쏟을 여건을 마련해주었던 것. 이는 3차전에서부터 효과를 봤다. 3차전 SK의 역전승 뒤에는 정규경기 MVP였던 두경민을 압도한 김선형이 있었다.





 





2013년에는 주희정이 식스맨이었다. 주희정 역시 SK 이적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정도로 안정감 있는 가드였다. 무엇보다 SK 전매특허였던 3-2 드롭존 상황에서 수비 맥을 잘 짚어줬다. 이번 시즌 가드진은 주희정만큼 노련하진 못했다. 그러나 볼 컨트롤과 수비는 최준용이 잘 메워주었다. 최준용은 2013년 SK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의 자원이었다. 큰 신장에 수비에서도 넓은 활동폭과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DB를 괴롭혔다. 주전으로 투입됐을 때는 매치업의 이점도 가져가면서 에너지를 소모시켰다.





 





최원혁도 마찬가지. 탄탄한 몸을 가진 최원혁은 2013년에 비해 2018년 SK 가드진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였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김선형의 휴식 시간을 벌어주었다. 4차전에서 중요한 3점슛을 터트린 이현석도 마찬가지인데, 이처럼 백코트 가동인원이 많았다는 점은 문경은 감독의 시즌 운영에 있어서도 큰 힘이 됐다. 한편 챔프전에서는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정재홍은 4강 당시 챔프전 진출을 결정짓는 자유투를 넣는 등 벤치에서 에너지를 북돋워주었다. 정규리그 중에는 부상당한 김선형을 대신해 백코트 운영을 도왔다. 문경은 감독은 “그나마 정재홍을 영입해서 다행이었다”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포워드=

SK가 자랑해온 장신 포워드라인업은 5년만에 결실을 보았다. 2013년 정규리그 1위 당시에는 최부경과 박상오, 김민수가 주요 로테이션을 책임졌고, 2018년에는 최부경과 김민수, 여기에 최준용과 안영준이 도왔다. 2013년 라인업이 3D라면 2018년의 라인업은 4D다. 더 입체적이고 폭이 넓다.





 





최준용은 가드와 포워드를 오가면서 속공 전개, 수비 등을 맡았으며 안영준은 여기에 외곽까지 도맡았다. 덕분에 문경은 감독은 둘의 위치를 바꿔가며 수비에서 재미를 볼 수 있었다. 리바운드와 사대 높이에 따라 위치를 바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최부경과 김민수에게도 이번 시리즈는 2013년 준우승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13년 4경기에서 3.8점 4.8리바운드에 그쳤던 최부경은 이번 챔프전에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득점(4.8점)이나 리바운드(2.2개) 등은 큰 차이가 없지만, 본연의 역할에 맞게 블루칼라워커 역할을 해주며 로드 벤슨, 디온테 버튼과의 힘겨루기를 해내고 있다. 특히 화이트 홀로 소화하는 1,4쿼터에서는 최부경의 역할이 컸다. 그런가 하면 김민수는 5차전에서 10점 3리바운드로 팀이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일조했다.





 





 





 





외국선수= 





애런 헤인즈+코트니 심스 조합은 리바운드+수비에서 이어지는 역습을 위한 최상의 카드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정작 노련한 현대모비스 앞에서는 큰 힘을 내지 못했다. 특히 헤인즈는 20점을 넣은 1차전 이후 한번도 15점 이상을 넣지 못했을 정도로 부진했다. 그런 헤인즈에게 2018년은 당시 SK에서 남긴 아쉬움을 털어낼 좋은 기회였다. 부상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헤인즈는 SK에게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란 선물만 안긴 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다급한 SK는 2016-2017시즌에 LG에서 뛴 제임스 메이스를 영입했다. 문경은 감독은 “지난 시즌 LG에서 메이스를 지도했던 강양택 코치에게 자문을 구했다. 포스트 플레이나 스크린은 잘 못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문 감독 본인도 4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헤인즈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공백을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메이스와 화이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챔프전 초반만 해도 로드 벤슨에게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후 내외곽을 오가며 지친 DB의 골밑을 공략했다. 이상범 감독은 지친 벤슨 대신 디온테 버튼을 대신 붙이고, 트랩을 들어가는 방식으로 수비를 해봤지만 메이스의 컨디션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4,5차전에서는 3점슛이 불을 뿜었다. 두 경기에서 그는 15개의 3점슛 중 8개를 터트렸다.





 





화이트도 마찬가지. “선수단 모두와 익숙해진 것 같다”는 한성수 통역의 말처럼, 화이트는 지난 시즌보다도 더 깊이





팀에 녹아들어 최상의 팀워크를 보일 수 있었다. 덕분에 3-2 드롭존 역시 헤인즈 시절못지 않게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화이트는 헤인즈의 자리를 대신해 해결사 역할까지 훌륭히 해냈다. 조금의 틈이라도 얻을 때면 바로 3점슛으로 폭격하며 버튼 못지 않은 임팩트를 보였다.





 





 





 





문경은 감독=  





선수들만큼이나 문경은 감독도 발전했다.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했다. 3-2드 롭존만큼이나 정규시즌 막판부터 준비한 2-3 지역방어도 상대 움직임을 둔화시키는데 효과를 봤다. 적시적소에 투입했던 벤치멤버들은 제 역할을 해냈다. 아무리 멤버가 좋고, 여름에 훈련을 많이 시켜도 결국에는 쓰는 선수들만 써서 빈축을 사는 지도자들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문경은 감독은 고른 선수기용을 통해 에너지를 적시적소에 잘 사용했다는 평가다. 뒤늦게 가세한 김선형을 무리시키지 않은 점 역시 눈여겨볼 대목.





 





상대 기세를 멈추는 타임아웃도 마찬가지. 이들 대부분이 문경은 감독 부임 후 선발한 드래프티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의미가 있다. 메이스의 3점슛 활용도 인상적이었다. 문 감독은 “3점슛을 던지지 말라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화이트가 역으로 스크린을 걸고 빠져나와서 던지게끔 했다. 아마 벤슨 입장에서도 이런 부분은 당황스러웠을 것”이라 말했다. 대신, 국내선수들에게는 “메이스가 던질 때는 리바운드를 더 들어가달라”고 주문했다. 이 역시 효과를 봤다. 2013년과 지금, 달라지지 않은 카드가 하나있다면 바로 앞서 말한 드롭존이다. 그는 “우리가 앞설 수 있는 건 스피드”라며 그 스피드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드롭존을 택했다고 말했다. 수비 성공, 리바운드 발생시 바로 역습이 가능하기 때문. 실제로 SK가 DB를 상대로 점수차를 벌리고 분위기를 주도했을 때는 드롭존이 있었다.





기록비교=





 





득점(정규리그)

2013년- 77.2(1위), 2018년- 87.3점(1위)





 





실점(정규리그)





2013년- 69.6(2위), 2018년- 83.8점(6위)





 





리바운드(정규리그)

2013년- 38.9(1위), 2018년- 41.1개(2위)





 





리바운드 허용(정규리그)

2013년- 33.9(2위), 2018년- 39.0개(8위)





 





3점슛(정규리그)

2013년- 5.5개(8위), 2018년- 7.0(4위)





 





3점슛(플레이오프+챔프전)

2013년- 3.9개, 2018년- 9.9개





 





3점슛 성공률(정규리그)

2013년- 34.02%(3위), 2018년- 32.5개(7위)





 





3점슛 성공률(플레이오프+챔프전)

2013년- 27.0%, 2018년- 38.0%





 





상대 3점슛 성공률(정규리그)

2013년- 31.4%(3위), 2018년- 33.5%(6위)





 





속공(정규리그)

2013년- 4.1개(1위), 2018년- 6.72개(1위)





 





속공(플레이오프+챔프전)

2013년- 3.0개, 2018년 - 8.6개





 





 





#사진=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2018-04-18   손대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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