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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대기록 조연' 거부한 정수민, 완벽투로 주인공 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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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수) 21:22

                           


 
[엠스플뉴스=고척]
 
분명 7회까지만 해도 고척 NC-넥센전의 주인공은 넥센 선발 최원태처럼 보였다. 7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투. KBO리그 최초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NC 정수민도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최원태의 대기록 가능성에 가렸다. 
 
하지만 경기가 끝났을 때 정수민은 당당한 승리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8이닝 무실점 8탈삼진. ‘천적’ 넥센 상대로 완벽한 피칭을 펼치며 시즌 첫 선발승을 챙겼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한 경기 최다탈삼진 타이 기록도 작성했다.
 
4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넥센의 시즌 2차전. 전날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양팀은 이날 우완 영건 정수민과 최원태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전 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타격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팀 다 전날 경기에서 불펜을 쏟아부은 만큼, 활발한 공격이 펼쳐질 거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실제 경기는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양팀은 7회까지 0의 행진을 거듭하며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NC 타선은 8회 1아웃까지 1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넥센 역시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양팀 선발투수의 호투에, 최근 양팀 타자들의 침체가 맞물려 투수전이 전개됐다.
 
경기 중반까지는 넥센 최원태의 퍼펙트 행진이 돋보였다. 최원태는 8회 1아웃까지 단 1개의 안타와 4사구도 내주지 않았다. 무브먼트가 좋은 투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8회초에도 첫 상대 재비어 스크럭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워 KBO 사상 최초 대기록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1사후 나선 최준석이 우측 담장을 맞는 2루타를 때려 퍼펙트를 깨뜨렸다. 우익수 이정후가 펜스에 몸을 부딪히며 잡으려 시도했지만, 타구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NC는 모창민의 안타와 노진혁의 스퀴즈 번트로 대주자 이재율을 불러들여 1-0.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그 사이 NC 마운드에선 정수민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정수민은 2회 마이클 초이스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5회 2사후엔 김태완 안타, 김혜성에 볼넷을 허용한 것 외엔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최고구속 148km/h에 달하는 빠른 볼에 힘있는 포크볼을 앞세워 넥센 타선을 제압했다.
 
1-0 리드를 잡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수민은 김태완-김혜성을 외야 뜬공으로, 박동원을 3루수 직선타로 잡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이닝 무실점을 완성했다.
 
NC는 9회초 좌타자 이정후를 상대로 좌완 강윤구를 올려 1아웃을 잡은 뒤, 전날 9연패 탈출의 주역 이민호를 기용해 경기를 매조졌다. 1-0 NC의 승리.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정수민은 시즌 2승과 시즌 첫 선발승을 거뒀다. 총 104구 가운데 68구가 스트라이크. 특히 빠른 볼 48구 가운데 33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아넣은 공격적 투구가 위력을 발휘했다. 항상 문제로 지적받은 볼넷을 1개로 억제했고, 강력한 구위로 8개(개인 최다 타이) 탈삼진을 솎아냈다.
 
이날 승리로 정수민은 넥센 히어로즈 상대 강세도 이어갔다. 정수민은 2016년 5월 19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한 바 있다. 또 그해 6월 7일 마산 넥센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투구와 시즌 3승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통산 넥센전 2승 1패, 평균자책 3.20으로 유독 넥센전에 강한 면모를 이날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 보였다. 
 
경기 후 정수민은 “(개인 최다이닝 투구를 기록을) 경기 끝난 뒤 알았다”며 “오늘은 잘맞은 타구가 수비수 위치로 가서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컨트롤에 신경쓴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상대 선발 최원태의 퍼펙트 행진에 대해서는 “최원태의 투구에 자극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퍼펙트를 하고 있는 걸 알았고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기록의 조연이 되길 거부하고, 완벽한 투구로 스스로 주인공이 된 정수민의 소감이다. 
 
전날 9연패에서 탈출한 NC는 이날도 타선의 침체 속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선발 정수민의 역투에 힘입어 2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넥센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타선이 침묵하며 최근 3연패, 최근 10경기 2승 8패의 수렁에 빠졌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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