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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 보크 논란, 심판의 허탈한 해명 “못 봤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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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7 (화) 09:00

                           
최근 심판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4월 15일 경기에서 한현희 보크 논란을 부른 심판진에게 엄중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해당 심판의 허탈한 해명은 "보크 상황을 못 봤다"였다.
 


 
[엠스플뉴스]
 
4월 15일 서울 고척돔.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 간의 경기 흐름은 팽팽했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6회 초 2사 3루에서 박세혁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엔 넥센 선발 투수 한현희가 서 있었다. 한현희와 박세혁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로 고척돔의 분위기는 더 후끈 달아올랐다.
 
논란의 사건은 한현희가 89구째 공을 던지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주자 3루 상황에서 세트 포지션을 취한 한현희는 공을 쥔 오른손을 글러브에 넣고자 살짝 올렸다가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미세하게 오른손을 내렸다가 다시 글러브에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 순간 두산 벤치에서 한현희의 동작은 보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나와 송수근 구심에게 보크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송 구심과 더불어 김병주 일루심까지 뛰어나와 김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심판진과 짧은 대화를 나눈 김 감독은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결국, 보크 선언은 없었다.
 
두산 벤치에서 지적한 건 한현희가 세트 포지션에서 투구 동작을 시작했다가 갑자기 멈췄단 것이었다. KBO리그 규정 8.05[보크] a항에 따르면 투수판에 중심 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가 투구를 중지했을 경우 보크가 선언된다. 오른손을 살짝 올렸다가 멈춘 한현희의 동작을 보크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한현희 보크 논란, 심판의 허탈한 해명 “못 봤다.”

 
중계 화면상으로도 한현희의 오른손 움직임은 명백하게 포착됐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 해설위원은 “처음 봤을 때 한현희의 손 움직임이 보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형 감독이 항의할만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이 크게 항의하지 않고 들어간 걸 보면 심판의 해명이 어땠는지 궁금하긴 하다. 그 동작이 보크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해당 심판진의 해명은 허탈했다. 그 해명은 ‘보크를 못 봤다’였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보크 상황에 대해 심판진이 잘못 판단한 부분이 맞다. 심판진은 보크 상황을 제대로 못 봤다고 말하더라. 공을 든 손으로 사인을 주고받을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으로 봤다는 얘기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눈판 심판진, ‘엄중 경고’를 받다
 
한현희 보크 논란, 심판의 허탈한 해명 “못 봤다.”

 
KBO는 4월 16일 한현희의 보크 논란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해당 경기 심판진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KBO리그 규정 벌칙 내규(심판위원) 제1항에 따르면 심판위원은 야구 규칙 적용을 잘못했을 때 경고 또는 제재금 50만 원 이하의 벌칙을 받는다.
 
KBO 관계자는 “해당 경기 그라운드에 있던 심판진 4명 전원에게 모두 다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런 판정 논란이 재발할 경우 경고를 받은 심판진은 더 강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단순히 고과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경고 메시지를 줘야 다른 심판진도 경각심을 가지고 판정에 더 신경 쓸 거로 판단했다”라고 강조했다.
 
보크 논란이 발생했을 때 양 팀의 점수 차(1-0)는 불과 한 점 차이였다. 두산 입장에선 한 점 한 점이 소중한 순간이었다. 만약 보크가 인정됐다면 두산은 3루 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으면서 추가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두산이 3-2 승리를 거뒀기에 다행이었다. 반대로 두산이 패하는 결과가 나왔다면 보크 논란의 후폭풍은 지금보다 더 컸을 수 있다.
 
보크 논란을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는 “애매한 보크 동작에 대해선 심판진이 판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보크 논란에선 손동작이 명확하게 보였지 않나. 사람인지라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을 수 있지만, 심판진 4명 전원이 이번 보크 상황을 놓쳤단 건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특히 최근 스트라이크 존 문제 등 심판 자질 문제가 불거진 안 좋은 분위기에 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번 보크 논란과 관련해 더 안타까운 일은 KBO리그 심판을 대표하는 김풍기 심판위원장의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단 점이다. ‘엠스플뉴스’는 스트라이크 존 항의 사유로 퇴장당한 오재원에 이어 이번 보크 논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김 위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락을 바란단 문자 메시지에도 김 위원장의 답장은 없었다. “못 봤다”라는 심판진의 허탈한 해명만이 남아 있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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