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한일전 대역전승과 동아시안컵 우승에도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골닷컴, 일본 도쿄] 서호정 기자 = 역사적인 한일전 승리를 쓴 신태용 감독은 평소와 달리 침착했다. 그는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작은 우승에 너무 큰 의미를 담지 않으려고 했다. 진짜 무대는 월드컵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6일 일본 도쿄도 조후시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김신욱(2골), 정우영, 염기훈의 골로 일본에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일전 승리로 2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2승 1패의 일본을 제치고 대회 우승도 차지했다. 대회 사상 첫 2회 연속 우승이자 통산 4회 우승의 최다 우승국이었다.
대회 전부터 많은 비판과 불신 속에 나선 신태용호는 중국, 북한과의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뒀지만 내용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결과로서 증명을 하겠다던 신태용 감독의 각오는 현실화돼다. 전반 2분 만에 실점했지만 이후 팀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서 3골 차 승리를 거뒀다. 한일전에서 4골을 넣으며 승리한 것은 38년 만이다. 7년 7개월째 멈췄던 한일전 승리도 다시 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역사적인 승리에도 "이번 대회는 월드컵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보완할 점이 분명 있었다"며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 전문.
Q. 경기 소감은?
양팀 모두 최선을 다했다. 월드컵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이겼지만 우리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일본도 보완해서 함께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이른 실점 후 재정비 후 역전시키고 좋은 경기 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Q. 역사적인 한일전 승리에도 침착한 이유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최종전에서 2-0으로 이기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오늘 이기고 있어도 어떻게 경기를 풀지 시뮬레이션을 수 차례 해다. 지고 있을 상황도 몇 차례 돌렸다. 침착하게 경기를 한 이유다. 도하에서 2-3으로 역전패 당하고 감독 커리어의 큰 상처가 됐지만 그게 약이 됐다. 오늘 한일전의 중압감 컸지만 결국 내게 그 경험이 도움이 됐다.
Q.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번 대회의 의미는?
월드컵에 한일 모두 동반 진출했다. 두 팀 다 동아시안컵은 승패를 떠나서 약점을 찾아야 했다. 일본도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플랜 B, C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오늘 경기에 임했다.
Q. 11월에 이어 이번 동아시안컵까지의 상승세가 월드컵에 어떤 효과를 줄까?
갑자기 감독을 맡으며 월드컵 9회 연속 진출 하나만 목표로 최종예선 9, 10차전을 치렀다. 내용보다는 티켓에 사활을 걸었다. 10월 평가전은 K리그가 조기소집으로 배려 해 준 데 대한 보답으로 완전체가 아닌 반쪽 선수로 유럽에 나가서 하다 보니 실망스러운 결과가 있었다. 11월 국내 평가전과 이번 동아시안컵을 치르며 대표팀의 원동력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제는 러시아월드컵 로드맵을 자신 있게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