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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고군분투 알드리지, ‘명가(名家)’ SAS를 지탱한 버팀목!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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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3 (금) 08:22

                           



[점프볼=양준민 기자]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지만 명가는 역시 명가였다.

2017-2018시즌 전통의 명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정규리그 47승 35패를 기록, 21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1990-2000시즌부터 시작된 +50승 기록은 올 시즌을 부로 중단됐지만 연속 PO 진출 기록은 계속해 써나가며 NBA, 새로운 역사를 향해 나아갔다. 만약, 샌안토니오가 다음 시즌에도 PO 진출에 성공한다면 NBA 역사상 연속시즌 PO 진출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NBA 역사상 역대 연속시즌 PO 진출 1위 기록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팀의 전신인 시라큐스 내셔널이 기록한 22시즌이다.(*시라큐스와 필라델피아는 1949년부터 1971년까지 22시즌 연속으로 PO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샌안토니오에는 카와이 레너드(26, 201cm)의 무기한 결장이라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시즌 초반부터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레너드는 지난해 12월이 되서야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끝내 부상은 완치되지 못했고 결국,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없이 시즌을 치러왔다. 문제는 레너드의 부상결장도 결장이지만 이 문제에서 여러 가지 악재들이 파생되며 팀을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美 현지에선 레너드와 샌안토니오 관계에 이상 징후가 발생했음을 포착, 숱한 트레이드 루머들이 쏟아지면서 샌안토니오를 흔들고 있다. 이에 대해 레너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레너드와 샌안토니오의 관계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명가(名家)’, 샌안토니오는 흔들리지 않았다. 레너드 외에도 라마커스 알드리지, 루디 게이, 카일 앤더슨 등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이어지며 한때 서부 컨퍼런스 PO 마지노선까지 추락, 위기설이 샌안토니오를 휘감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드리지를 중심으로 한 견실한 시스템 농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샌안토니오는 PO행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전 시즌들의 성적과 비교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올 시즌의 샌안토니오는 분명,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적절한 예시를 보여줬다. 하지만 에이스의 부재에도 저력을 발휘,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데는 성공하며 아직은 샌안토니오의 시대가 완전히 저물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부활 라마커스 알드리지, ‘올스타 빅맨’으로 돌아오다!

올 시즌 레너드가 없는 샌안토니오를 이끈 건 다름 아닌 라마커스 알드리지(32, 211cm)였다. 2015년 여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를 떠나 샌안토니오로 이적한 알드리지는 점점 예전의 모습들을 잃어가며 팀 던컨의 대체자라는 칭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오프시즌 트레이드 루머까지 알드리지를 괴롭히는 등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샌안토니오는 루머의 일축을 위해 알드리지와 3년간 7,230만 달러의 대형 연장계약을 체결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했다. 레너드가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 올 시즌을 맞이하는 샌안토니오 팬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루디 게이를 제외하곤 FA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도 위기설에 힘을 실었다.(*샌안토니오와 알드리지는 2020-2021시즌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팬들의 우려와 달리 올 시즌 알드리지는 정규리그 75경기에서 평균 33.4분 출장 23.1득점(FG 51%) 8.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포틀랜드 시절의 위용을 되찾으며 레너드가 빠진 샌안토니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올 시즌 알드리지의 부활을 이끈 건 다름 아닌 ‘신뢰’였다. 오프시즌부터 그렉 포포비치 감독과 알드리지는 꾸준히 소통이 이어가며 그간 무엇이 잘못 됐는지, 그리고 올 시즌 알드리지의 역할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들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두 시즌의 부진으로 자신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던 알드리지는 포포비치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감 회복에 성공, 올 시즌 올스타에 복귀하고 싶다는 말로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졌다.(*알드리지는 샌안토니오에서의 3시즌, 평균 19.5득점(FG 50.1%) 8.1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포포비치 감독도 “그간 알드리지의 활용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말을 남기는 등 올 시즌 알드리지에게 모든 전술의 초점을 맞추며 알드리지의 부활을 이끌었다. 그 예들 중 하나로 포포비치 감독은 알드리지와의 호흡에 불협화음을 냈던 파우 가솔(37, 213cm)의 출전 비중을 과감히 줄였다. 두 선수 모두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로 향하다보니 활동량과 스피드가 줄어들어 동선이 겹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에 포포비치 감독은 가솔을 스타팅 멤버로는 내보내는 대신 출전시간을 대폭 줄이며 가솔이 알드리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줄여버렸다. 동시에 포포비치 감독은 가솔의 빈자리를 루디 게이나 카일 앤더슨 등으로 채우며 스피드 강화에 힘썼다.(*가솔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77경기에서 평균 분 23.5출장 10.1득점(FG 45.8%) 8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덩달아 플레이의 자율권까지 부여받은 알드리지는 올 시즌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가리지 않는 득점력을 앞세워 2년 만에 올스타전 복귀에도 성공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올 시즌 알드리지의 활약을 두고 “올 시즌 알드리지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로우포스트에서의 알드리지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선수다. 알드리지의 파괴력은 단순히 득점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알드리지는 로우포스트에서 오프 더 볼 스크린으로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 주고 있고, 더불어 상대팀의 더블팀을 이끌어내면서 공간까지 만들고 있다. 상대팀의 입장에서 알드리지와 같은 선수가 적으로 있다는 건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는 말로 이번 PO 1라운드를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알드리지는 2006년 데뷔 후 올 시즌까지 올스타에 6번 선정됐다)

알드리지의 장점은 211cm의 장신임에도 슛 터치가 부드럽다는 점이다. 지난 두 시즌은 중거리 슛이 제대로 말을 잘 듣지 않아 알드리지의 위력이 급감했다. 급기야 지난 시즌 상대팀들은 알드리지의 슛이 아닌 페이스업에 이은 돌파만을 막겠다는 생각으로 새깅 디펜스를 펼치는 등 알드리지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안정적인 중거리 슛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전매특허인 포스트업에 이은 페이더웨이는 올 시즌 알드리지의 가장 위력적인 공격옵션이다. 공격에서 자신감을 회복하다보니 수비에서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포틀랜드 시절부터 리그 평균 이상의 인사이드 수비력과 림 프로텍팅 능력을 보여줬던 알드리지는 수비와 리바운드 경합 등 궂은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샌안토니오 전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정규시즌 알드리지는 평균 1.2블록,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수치인 디펜시브 레이팅(DRtg) 102.1을 기록했다)

또, 리더 알드리지도 포포비치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고 있다. 알드리지는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을 잘 다독이는 등 샌안토니오 구단 프런트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후문. 실제로 알드리지는 시즌 초반 게이가 쉽사리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자 “게이는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다. 팀 밖에서 보자면 게이의 활약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게이는 올 시즌 팀을 위해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서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 게이도 우리 팀에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팀에 적응하면 플레이도 점점 더 나아질 것이고 더 많은 기회들을 얻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팀도 자연스럽게 강해질 것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데릭 화이트, 로프리 조베르뉴 등 올 시즌 팀에 합류한 젊은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등 올 시즌의 알드리지는 그간의 오명을 벗고 샌안토니오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백전노장 마누 지노빌리, 흔들림 없는 스퍼스의 정신적 지주!

결과론적일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올 시즌 이 선수가 코트에 없었다면 샌안토니오의 선수들은 TV로 PO을 지켜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바로 샌안토니오의 살아있는 전설, 마누 지노빌리(40, 198cm)의 이야기다. 지난해 여름, 선수은퇴를 심각히 고민했던 지노빌리는 고심 끝에 은퇴결정을 보류, 올 시즌도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1999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7순위 샌안토니오에 입단한 지노빌리는 올 시즌도 선수등록을 마치며 본인의 16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43개의 스틸을 추가한 지노빌리는 커리어 통산 1,392개의 스틸을 기록, 데이비드 로빈슨(1,388개)을 제치고 샌안토니오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 스틸 기록자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17-2018시즌, 지노빌리는 정규리그 65경기에서 평균 20분 출장 8.9득점(FG 43.4%) 2.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의 지노빌리는 결정적인 순간, 한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등 녹슬지 않은 클러치능력을 발휘, 노장의 존재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득점만으로 승리를 결정짓는 것이라 동료들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로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올 시즌 회춘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실제로도 최근 4경기에서 평균 21분 출장 11득점(FG 45.2%)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PO 진출의 분수령이 된 포틀랜드와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선 결정적인 득점과 어시스트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지노빌리는 정규리그 1,057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25.4분 출장 13.1득점(FG 44.7%) 3.5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포포비치 감독이 지노빌리에게 꾸준히 신뢰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노빌리가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포포비치 감독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지노빌리를 설득했을 정도로 지노빌리가 보여준 리더십은 샌안토니오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올 시즌 초반 레너드와 토니 파커가 부상으로 빠졌을 당시, 팀을 잘 다독였던 것도 지노빌리였다. 최근에는 레너드가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계속해 독단적인 결정들을 이어가자 이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등 올 시즌 팀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지노빌리는 시즌 막판 레너드의 복귀에 대해 연이어 묻는 언론에 대해 “레너드는 올 시즌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복귀는 레너드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며 항간에 떠돌던 루머들을 종식시키기도 했다.

또, 10일(이하 한국시간) 새크라멘토전 직후 PO 진출소감을 묻는 언론사들의 질문에 대해 “올 시즌은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올 시즌 우리는 부진했고 도전자의 입장에서 PO를 맞이하게 됐다. 프로선수가 모든 게임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종료 부저가 울리기 전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즐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우리 팀이 계속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PO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다. 함께 노력하고 즐긴다면 분명, 좋은 결과와 함께 앞으로도 팀이 더욱 더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는 말을 남기며 PO를 맞이한 선수들을 독려, 대사(大事)를 앞두고 다시 한 번 팀의 분위기를 다잡아가던 백전노장이었다.   

▲‘특급 식스맨’으로 변신한 루디 게이, 플레이오프 X-Factor될까?

루디 게이(31, 203cm)는 오프시즌 샌안토니오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부 FA자원이었다. 지난해 여름, 게이는 샌안토니오와 마지막 해 선수옵션이 포함된 2년 1,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정규리그 810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17.9득점(FG 45.3%)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을 갖춘 선수였기에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에 잘 적응만 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 기대감이 매우 컸다. 다만, 2016-2017시즌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선수가 아킬레스건 파열이란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고, 무엇보다 리그에서 가장 정교하기로 소문난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게이가 커리어 내내 팀을 자주 옮겨다닌 이유도 떨어지는 전술이해도 때문이었던 터라 불안감이 컸던 것도 사실.(*2006년 리그에 데뷔한 게이는 지난 12년간 무려 4개의 유니폼을 수집했다)

실제로 시즌 초반 게이는 샌안토니오 시스템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포포비치 감독은 게이에게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의 역할을 맡기며 벤치멤버로 활용했고, 게이의 장점인 공격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전술적인 배려도 이어갔다. 그 결과, 게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에 적응, 경기력이 점점 더 좋아져만 갔다. 하지만 2018년 새해를 앞두고 발뒤꿈치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장기간 이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부상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조기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부상회복이 더디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야 팀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뉴욕 닉스전을 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게이는 지난 2월 24일 덴버 너게츠전에 복귀했다.

다행히 부상복귀 후에도 게이는 여전한 활약을 선보이며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PO 진출에 힘을 보탰다. 특히, 게이는 지난 6경기에서 평균 23.2분 출장 15득점(FG 52.2%) 5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PO를 앞두고 매서운 득점력을 선보이며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으로 밟는 PO 무대에서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게이는 10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전, 4쿼터 8득점(FG 100%)을 포함해 후반에만 무려 16득점(FG 62.5%)을 올리며 팀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마찬가지로 8일에 있었던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도 후반에만 8득점(FG 66.7%)을 몰아치는 등 최근의 게이는 후반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샌안토니오의 벤치득점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 리바운드 싸움에도 적극 가담, 수비에서도 제몫을 다하는 등 올 시즌 게이는 성공적으로 샌안토니오에 안착했다. 

#2017-2018시즌 루디 게이 정규리그 경기기록(*12일 기준)

57경기 평균 21.6분 출장 11.5득점 5.1리바운드 1.3어시스트 0.8스틸 0.7블록 FG 47.1% 3P 41.4%(평균 0.6개 성공) FT 77.2%(평균 2.5개 시도) ORtg 105.6 DRtg 103.9 USG 24.2%

 

게이는 PO 진출을 확정지은 새크라멘토전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지난해 여름 샌안토니오에 온 것은 PO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결국은 그 기회를 잡게 됐다. 샌안토니오에선 평균 출전시간이 21분 내외로, 벤치멤버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나에게 아쉬움을 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 개인적으론 올 시즌 벤치멤버를 경험한 것이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레너드의 부재 등 많은 악재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고 견실한 팀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번 PO, 나와 팀원들은 그 누구도 우리를 만만하게 볼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다가오는 2017-2018시즌 PO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레너드의 시즌아웃이 확정된 상황, 게이가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샌안토니오의 PO 성적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Slow-Mo 카일 앤더슨, 포포비치 감독의 총애를 받다

올 시즌 레너드의 부재로 팀 내에서의 위상이 달라진 건 알드리지만이 아니다. 그간 백업 포워드로 활약했던 카일 앤더슨(24, 206cm) 역시 포포비치 감독의 중용을 받으며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발돋움했다. 2015 NBA 서머리그 MVP를 수상하며 샌안토니오 포워드진의 미래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막상 정규리그에만 들어가면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도 지난해 12월,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앤더슨은 꾸준한 출전시간을 보장받으며 올 시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앤더슨은 올 시즌 정규리그 74경기에서 평균 26.7분 출장 7.9득점(FG 52.7%) 5.4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며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2014년 드래프티인 앤더슨은 정규리그 257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4.9득점(FG 47.8%) 3.6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앤더슨은 ‘Slow-Mo’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스피드와 동작은 느릿느릿하지만 안정적인 볼 키핑 능력을 보여주는 등 샌안토니오에서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앤더슨의 가장 큰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206cm의 장신인 앤더슨의 공식 포지션은 포워드지만 실제 경기에선 경기운영까지 도맡는 등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다. 2대2플레이 능력도 뛰어나 픽앤-롤이나 픽앤-팝 플레이에도 능한 것은 물론, 포스트업과 페이스업 등 인사이드에서 득점을 올리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또, 패스능력까지 뛰어나다보니 인사이드에서 짧은 패스나 외곽으로 빼주는 킥-아웃 패스 등 패서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시도는 적지만 비교적 정확한 외곽슛 능력도 갖췄다. 더불어 스크리너의 역할도 겸할 수 있어 오프 더 볼 스크린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까지 뛰어나 올 시즌 포포비치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정규리그 앤더슨은 평균 33.3%(평균 0.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美 현지 언론, SB NATION도 올 시즌 앤더슨의 활약에 대해 “앤더슨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앤더슨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에선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가리지 않고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서도 볼 소유가 적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이것이 바로 올 시즌 포포비치 감독이 앤더슨을 중용 하는 이유다. 앤더슨은 샌안토니오 외에 다른 상위권 팀에서도 충분히 많은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는 선수다. 현재 리그 어디를 찾아봐도 앤더슨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를 찾기란 어렵다”는 말로 앤더슨의 활약을 칭찬하는 등 올 시즌 앤더슨은 구단 안팎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데뷔 후 가장 핫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밖에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주전 백코트를 담당하고 있는 디욘테 머레이(21, 196cm)와 패티 밀스도(29, 183cm)도 최근 힘을 내고 있다. 먼저, 올 시즌 중반부터 토니 파커(35, 188cm)의 뒤를 이어 샌안토니오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찬 머레이는 현재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 구단이 성장에 가장 공을 들이는 선수다. 파커와 지노빌리도 틈만 나면 머레이를 불러 잔소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 이에 지겨울 법도 하지만 오히려 머레이는 “사람들은 내가 잔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반대로 내가 응원을 받는 것 같아 매우 기분이 좋다. 마누나 파커같이 대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내겐 큰 행운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81경기에서 평균 21.5분 출장 8.1득점(FG 44.3%) 5.7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한 머레이는 선발로만 48경기를 출장했다. 슈팅 폼이 불안정해 아직은 외곽슛 능력이 부족하고,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는 등 공격에선 다듬어야 할 점들이 많지만 반대로 수비에선 빠른 발과 196cm의 장신을 활용해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포지션 대비 보드장악력이 좋다는 것도 머레이의 또 다른 장점. 이에 포포비치 감독은 머레이의 짝으로 같은 성향의 대니 그린(30, 198cm)이 아닌 반대성향을 가진 밀스를 붙이고 있다. 그린은 그간 파커와 함께 샌안토니오의 주전 백코트진을 책임졌지만 올 시즌은 뒤로 물러나 후배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하고 있다.(*머레이는 선발로 출장한 48경기에서 평균 26.1분 출장 10.1득점(FG 45.2%) 7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머레이와는 반대로 밀스는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밀스는 샌안토니오와 4년 5,000만 달러의 거액에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밀스는 부침 있는 경기력을 이어갔고, 돈값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샌안토니오 팬들의 애를 태웠지만 최근 10경기에선 평균 12.8득점(FG 41.3%)을 기록하는 등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말을 듣지 않던 3점슛 성공률도 같은 기간 36.5%(평균 2.3개 성공)까지 끌어올렸다. 마찬가지로 브린 포브스(24, 191cm)도 올 시즌 정규리그 80경기 평균 19분 출장 6.9득점(FG 42.1%) 3P 39%(평균 1.1개 성공) 기록, 롤 플레이어로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인사이드에선 데이비스 베르탄스(25, 208cm), 조프리 로베르뉴(26, 211cm)가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는 등 올 시즌 샌안토니오는 이가 없지만 잇몸으로 버텨내며 21시즌 연속 PO 진출이란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정규리그에 닥친 위기를 무사히 넘긴 샌안토니오는 서부 컨퍼런스 2위인 골든 스테이트와 PO 1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지난 시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난 두 팀의 승부는 레너드의 뜻하지 않은 부상이탈로 아쉬움을 남겼다. 1차전, 샌안토니오는 레너드를 중심으로 골든 스테이트를 압도했지만 자자 파출리아의 석연치 않은 행동으로 시리즈는 단숨에 골든 스테이트쪽으로 기울었다. 정규리그, 샌안토니오는 골든 스테이트와 4번을 만나 단, 1승만을 챙겼다. 스테판 커리(30, 191cm)가 부상으로 1라운드를 결장하지만 반대로 샌안토니오도 레너드가 빠져있고, 무엇보다 골든 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29, 206cm)-클레이 탐슨(28, 201cm)-드레이먼드 그린(28, 201cm)의 빅3가 건재하기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샌안토니오에겐 쉽지 않은 시리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올 시즌은 위기의 시작일 뿐, 다음 시즌은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오며 샌안토니오의 이름이 없는 PO 대진표를 볼지도 모르는 일이라 이번 PO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히 팀의 1옵션이라 할 수 있는 포포비치 감독과의 이별도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현재 美 현지에선 이미 차기 샌안토니오의 감독이 누가 될지에 대해 갑론을박들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과연, 정규리그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샌안토니오는 PO에서도 마찬가지로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전통의 명가, 샌안토니오의 PO 1라운드를 응원해본다.

  

#사진-점프볼 DB, 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기록참조-NBA.com, ESPN, BASKETBALL REFERENCE



  2018-04-12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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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입소전 회원_5a1e0692619c0

2018.04.13 10:47:03

그래바야 꿈의 무대 KBL 에선 뛰지도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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