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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스탯캐스트로 본 류현진의 첫 승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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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목) 16:22

수정 1

수정일 2018.04.12 (목) 16:23

                           


 


[엠스플뉴스]


 


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2018시즌 첫 승을 따낸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2.79까지 낮췄다.


 


시즌 첫 등판에서의 부진을 씻어내는 호투였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애리조나전에서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3.2이닝 동안 5볼넷을 허용했다. 심지어 그중 하나는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3회에만 볼넷 3개를 허용하면서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난 류현진은 채 4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그러면서 선발 탈락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11일 경기에서 보여준 호투는 류현진을 둘러싼 위기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이날 류현진이 호투를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위력적인 컷 패스트볼


 




 


11일 류현진이 던진 7개의 구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공은 단연 컷 패스트볼(커터)였다. 류현진은 이날 던진 커터 25구를 모두 우타자를 상대로만 던졌다. 그중에서 64%에 해당하는 16구를 몸쪽을 향해 던졌다. 이는 반대손 타자에게 던질 경우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몸쪽으로 급격하게 꺾이면서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커터의 특성을 활용하기 위한 볼 배합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시즌 후반에도 커터 160개 가운데 141개를 우타자를 상대로 던졌다. 대부분은 몸쪽을 향해 제구된 공이었다. 그러자 빚맞은 타구가 늘어났고, 전반기까지 .417에 달했던 커터 피안타율이 .167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류현진은 커터를 우타자의 몸쪽으로 던지면서 그간 고민거리였던 바깥쪽 일변도의 투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류현진의 커터 구사율 변화


[2017시즌 전반기] 우타 66.5% 좌타 33.5% 피안타율 .417


[2017시즌 후반기] 우타 88.1% 좌타 11.9% 피안타율 .167


[2018년 4월 11일] 우타자 25구 좌타자 X 피안타율 .000


 


이날 커터 활용 방식도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지난해 후반기 투구 패턴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류현진은 몸쪽 커터를 활용해 파울 5개와 유격수 땅볼 2개를 유도해냈다. 하지만 달라진 점도 있었다. 백도어성 커터를 활용해 루킹 삼진을 3개나 잡아낸 것이다. 볼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바깥쪽 커터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자, 타자들은 선채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반 살아난 체인지업


 




 


경기 초반을 지배한 공이 커터였다면, 경기 후반을 지배한 공은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이 1, 2회 던진 체인지업 3개는 모두 지나치게 낮거나 높았다. 그동안 이렇게 체인지업 제구가 말을 듣지 않는 날이면 류현진은 타자를 상대할 때 적잖이 애를 먹었다. 스스로가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류현진은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터와 커브볼을 활용해 1, 2회를 무사히 틀어막았다고 할지라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점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3회부터 적어도 이닝당 한 번 이상은 체인지업을 통해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3회부터 체인지업이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다.


 


그러자 자신감을 얻은 류현진은 커터와 커브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조성한 뒤 결정구로는 패스트볼-체인지업 조합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투구패턴을 바꿨다.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 류현진의 커터-커브 조합에 익숙해질만할 무렵 생긴 이러한 볼 배합 변화는 오클랜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 결과는 아래 [스프레이 차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1일 류현진이 허용한 타구 가운데 내야를 벗어난 공은 4개밖에 없었다. 그중 1개는 땅볼 안타, 2개는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약한 뜬공(팝업)이었다. 제대로 된 뜬공 타구는 1회 마커스 세미언에게 허용한 좌익수 뜬공이 전부였다. 류현진의 투구가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보였던 투구 내용을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올해 류현진은 부상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FA 시장에 나서게 될지도 모른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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