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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의 시원한 籠談> 선을 지킨다는 것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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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목) 16:22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농구계가 시끄럽습니다. 

WKBL 신선우 총재의 '큰 그림(?)'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위탁 운영하는 KDB생명 감독 자리에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앉히려 한다는 의혹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구단 감독 선임에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합니다. WKBL 주요 보직에 특정인을 앉히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사 관련 특혜는 농구도 예외가 아닌가 봅니다.

특혜 의혹은 선수들 역시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표팀 선발은 매번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이번 U16 대표팀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대학 진학이나 KBL 드래프트 과정에도 혈연과 학연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이 있어 왔습니다. 몇몇 학부모가 필자에게 "부모가 농구인 출신이 아니라서 아이한테 미안한 것이 많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입니다.



지금 여수에서는 제43회 협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농구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경기를 보면, 인플레이 중에 사이드 라인을 밟고 있는 코치들의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경기 중에 코치는 코트 안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자연스럽게 코트 안으로 들어오고, 심판들은 전혀 지적을 하지 않습니다. 선을 넘는 것에 얼마나 무감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심판이 선을 지키지 않으면 선수들도 선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정현은 KBL 최고 연봉선수입니다. 국가대표의 주축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정현의 이름을 검색하면 플라핑, 장풍, 으악새 같은 단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뜹니다. KBL의 대표 선수에게 부끄러운 연관 검색어입니다. 플라핑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NBA가 처벌을 강화했고, KBL역시 같은 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단지 선언일 뿐,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수 팬들의 시각입니다.



"동작을 크게 해야 파울을 분다고 몇 번을 얘기해"라는 말을 체육관에서 종종 듣습니다.일부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그렇게 가르칩니다. 농구선수 출신의 일부 TV 해설위원들은 그것을 영리한 플레이라고 칭찬합니다. 그들에게 스포츠맨십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요? 코치들의 목소리에는 심판에 대한 불신도 있습니다. 동작을 작게 하면 파울을 불어주지 않는다는, 우리 팀이 피해를 입는다는 유쾌하지 않은 인식입니다.



"농구는 심장이 아니라 심판으로 한다"

동부와 SK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끝나고 한 농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누구보다 규정을 준수해야 할 심판들인데, 그렇지 않다는 불만입니다. 사람의 판단이라 오심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상콜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점수가 벌어졌다고 심판이 휘슬을 자의적으로 불어도 안 됩니다. 심판에게는 규정집이라는 선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선을 지키지 않는 것이 반복되면서 팬들은 체육관을 떠나고 있습니다.



선을 잘못 그은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외신에서도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KBL의 신장제한입니다. 신장도 실력인 농구에서 신장을 제한했습니다. 그것도 너무 낮췄습니다. 현대 농구에서 2m는 가드도 넘칩니다. 가까운 예로 최준용이 대표팀에서 가드로 뛰었습니다. NBA 신인상이 유력한 벤 시몬스의 신장은 208cm입니다. 웃지 못 할 코미디에 팬들은 또 한 번 체육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원칙이 없으면 신뢰가 사라집니다. 선을 지킨다는 것은 원칙을 바로 세우고 지킨다는 약속입니다.그 약속에 의해 신뢰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협회가, 연맹이, 다수의 농구인들이 선을 넘고 있습니다. 엉뚱한 곳에 선을 긋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는 한탄이 끊이지 않습니다.



프로스포츠는 상품입니다. 상품은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에 의해 가치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협회와 연맹은 마케터가 되어야 합니다. 마케팅의 출발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입니다. 지금도 많이 늦었을 수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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