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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유럽찍고 NBA로..'붙박이 조연' 꿈꾸는 로이스 오닐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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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목)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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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4.05 (목) 07:11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최근 유타 재즈 경기에서는 도노반 미첼(191cm, 가드) 외에도



 



‘중고 신인’ 한 명이 식스맨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바로 1993년생 로이스 오닐(Royce O’neale, 198cm, 가드/포워드)이다.



 



롤-플레이어인 오닐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주목을 받는 선수다. 특히 상대 선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고, 압박을 가하는 능력이 인상적이다.



 



▲ 스페인-유로리그 발판삼아 NBA까지 진출



 



오닐의 NBA 경력은 2017년 여름 서머리그에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소속으로 서머리그에 출전해 이름을 알렸다. 사실 처음에는 활약이 돋보이진 않았다. 19.1분을 뛰며 4.6점 3.6리바운드 1.0스틸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 유타 재즈는 오닐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오닐의 NBA 적응에는 유타 재즈의 세밀했던 육성 시스템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에 앞서 유럽에서 쌓은 두 시즌의 경험도 오닐의 커리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유타 주 지역지인 「KSL」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앤디 라르센(Andy Larsen) 기자는 “오닐의 소속팀이었던 스페인의 그란 카나리아는 2016-2017시즌에 스페인 리그 7위에 그쳤던 팀”이라며 그가 팀내 7번째 득점원이었다고 글을 썼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시 그란 카나리아의 팀 상황이나 유럽농구의 특징을 모르고 기록으로만 ‘줄 세우기’ 해서 오닐을 판단한 것 같다.



오닐은 그란 카나리아의 중요 자원이었다. 특히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가와 208cm의 긴 윙스팬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수비도 좋았다. 기복은 있었으나 공격에서도 쏠쏠하고 인상적인 활약을 자주 펼쳤다.



 



그는 그란 카나리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훗날 유럽컵 대회 중 넘버원이라 할 수 있는 유로리그에도 출전했다. 이는 유럽농구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순간이었다. 유로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유럽농구의 실력자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유로리그는 아무 팀이나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스페인에서는 오로지 유로컵, 혹은 스페인 리그 우승팀만 출전이 가능하다. 또 최근 유로리그가 참가팀을 24팀에서 16팀으로 줄이면서 유로리그의 가치는 조금 더 높아졌다.



유로리그로 주가가 높아졌던 오닐은 리투아니아 명문, 잘기리스 카우나스로부터 제의를 받는다. 2017년 6월의 일이었다.



 



그러나 유타 재즈가 러브콜을 보내면서 상황은 급반전된다. 오닐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베일러 대학 졸업 후 2015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목받지 못해 ‘용병’ 신세가 됐던 그의 여정에 마침내 서광이 비추는 날이었다.



 



▲ ‘관리받던 남자’ 오닐의 유럽 커리어



 



오닐의 첫 행선지는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팀은 MHP 리젠 루트비히스부르크였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는 평균 8.9득점을, 유로컵 16경기에서는 8.1득점을 올렸다.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뒤 치른 플레이오프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1라운드(8강) 시리즈에서 평균 13.4득점 4.6리바운드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3점슛 6개를 꽂는 활약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덕분에 그는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의 부름을 받고 2016년 7월, 독일에서 스페인으로 이동했다. 한마디로 ‘등업’된 것이다.



 



그란 카나리아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같은 팀은 아니지만 스페인에서 나름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던 팀이었다. 2010년대를 기준으로 그란 카나리아가 스페인 리그서 플레이오프에 못 나갔던 시기는 단 1회(2011-2012시즌, 14위)에 불과했을 정도다.



 



오닐이 입단했던 그 시즌(2016-2017시즌), 그란 카나리아는 유로컵에 출전했다. 유럽축구의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 나가는 팀들처럼 유로리그, 유로컵에 나서는 팀들은 유럽의 컵 대회에 주력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려고 한다. 대신 리그 경기에서는 이들의 체력 비축에 힘쓴다. 유럽 농구팀들이 전통적으로 로테이션을 넓게 쓰는 이유다.



 



최근 무릎 부상으로 아쉽게 잔여 시즌 경기를 치르지 못하게 된 세르비아 프로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네마냐 단구비치(203cm)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2017-2018시즌 자국 리그보다는 유로리그에서 더 잘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우선협상권을 가지고 있는 단구비치는 유로리그 외에 아드리아틱 리그에도 나섰다. 물론 못한 경기도 있었으나 이미 승부가 났거나 전력 차가 어느 정도 나는 팀과 경기할 때는 벤치에서 출장 시간을 조절했다. 



그렇다면 오닐은 어느 범주에 속했던 선수였을까.



 



오닐은 2017-2018시즌의 단구비치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스페인 리그보다는 유로컵에서 더 쏠쏠했다. 유로컵에서 그는 출장시간이나 득점 모두 팀내 두 번째에 올라있을 정도였다. 덕분에 16강 조별리그 6라운드에서는 주간 MVP에도 선정되었다.



 



스페인 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중용됐다. 그란 카나리아의 스페인 리그 플레이오프 상대는 바로 당시 정규시즌 2위 팀이었던 강호 사스키 바스코니아. 1차전에서 리바운드 11개(득점 4점)를 잡아내며 분전했던 그는 2차전에서 20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는 단 2점에 그치며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팀이 2점차로 아깝게 졌기에 그 2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오닐의 스페인리그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기록+



 



정규시즌_ 30경기 20.8분 7.8점  5.0리바운드         



 



플레이오프_ 3경기 23.6분(팀 내 1위) 8.6점 7.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오닐의 2016-2017시즌 그란 카나라아 시절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dVIwH4ol7go



 



이렇게 유럽에서 값진 경험을 쌓은 오닐은 NBA로 건너와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수로 살아남았고 현재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무대에서 다시 ‘단역’으로 시작한 그가 유타에서 더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2018-04-05   이민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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