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에 공 맞고도 '이상無' 요키시 "턱수염이 충격 흡수"
다시 일어나서 투구…"공은 턱으로 던지는 게 아니므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수염이 쿠션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투수 에릭 요키시(30)가 한국시리즈 도중 턱에 공을 맞는 아찔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크게 다치지 않은 덕분에 농담을 곁들이면서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덥수룩한 턱수염은 요키시의 트레이드마크다.
요키시는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4회 말 포수 박동원의 송구에 턱을 맞아 쓰러졌다.
박동원은 두산 주자 박건우가 1루에서 2루로 도루하려는 것을 저지하려고 공을 던졌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요키시는 공을 피하지 못해 턱 왼쪽에 공을 맞았다.
마운드 위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던 요키시는 다시 일어나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후 요키시는 볼넷(정수빈)과 2타점 2루타(호세 페르난데스)를 내줬다. 김재환에게도 안타를 맞았지만, 좌익수 김규민의 홈 송구로 더는 실점 않고 이닝을 끝냈다.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요키시는 "입 등에 정통으로 맞지 않고 턱에 비켜 맞아서 행운이었다"며 현재 상태가 괜찮다고 밝혔다.
병원 검진에서도 요키시는 특이 소견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요키시는 "지금 생각하면 의사가 내 턱수염을 들쳐서 진료해준 상황이 웃기다"며 웃었다.
이어 "진료나 치료 때문에 면도를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수염을 깎지 않아도 돼서 안도했다"고 말했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포수 박동원은 1차전 후 요키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요키시는 "주자가 뛰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나의 실수였다"며 "박동원에게 나도 자리를 비켜주지 못해 미안하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턱에 통증이 남아 있는데도 다시 일어나 투구를 이어간 이유를 묻자 요키시는 "투구는 턱으로 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이겨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실점을 허용해서 아쉽지만, 김규민이 좋은 송구로 잘 마무리해줘서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1·2차전에서 모두 두산에 패했다. 3차전에서도 진다면 '벼랑 끝'에 몰린다. 이 경우 26일 4차전에서는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요키시는 4차전에 등판할 각오가 돼 있다며 "당연히 감독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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