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편집부] 2017-2018시즌을 끝으로 10개 구단 모두 합숙소를 폐지했다. 프로농구 출범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운영했던 합숙소가 전근대적 구단 운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 이제 2018-2019시즌부터는 선수들 모두 숙소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출퇴근을 하게 됐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 합숙러’들의 자취생활은 어떨까. 나름대로의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프로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승원, 박재한(안양 KGC인삼공사)
요리 ★☆☆☆☆ 청소 ★★★☆☆
김승원과 박재한은 동거 중이다. 박재한은 “(김)승원이 형이 먼저 같이 살자고 했어요. 제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고, 같이 살면 서로 힘들 때 도와줄 수 있어서 좋겠다고 생각했죠”라며 같이 살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들 집은 방이 3개가 있는 빌라이다. 김승원은 “(박)재한이와 같이 잠을 자는 침실이 있고, 옷을 보관하는 옷 방이 있어요. 또 쉬거나 컴퓨터를 할 수 있는 힐링방(?)까지 3개가 있죠”라고 소개했다.
함께 살아서 좋은 점을 묻자 “심심하지 않아요. 뭘 먹어도 같이 먹을 수 있고, 어디 가더라도 같이 갈 수 있죠”라며 입을 모았다.
김승원과 박재한 모두 처음 하는 자취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김승원은 “그동안은 숙소에만 있었는데 출퇴근 하니까 진짜 사회생활 하는 느낌이 들어요. 집에서 체육관까지 5분 정도 걸리는데 출퇴근길에 여기저기 보고 하니까 좋은 것 같아요”라는 의견을 전했다.
박재한도 거들었다.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해보지 않던 생활 패턴과 접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어 힘들기도 하지만 슬기롭게 잘 풀어가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걸어서 출퇴근하는 재미가 있죠(웃음). 숙소에 있으면 사람들을 못 보는데 걸어 다니며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처음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점이 많다고 한다. 박재한은 “아직 자취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모르는 것이 많죠. 지난 시즌이 끝나고 휴가 때 부모님을 보며 생활의 지혜를 많이 배우려 했어요. 좀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운동선수이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가 아닐까 싶다. 김승원은 “구단에서 점심, 저녁은 제공해줘요. 아침은 배가 고프면 체육관 가는 길에 빵을 사먹어요. 아직은 해먹지 않고 사 먹는 경우가 많아요. 재한이 부모님이 한 번 오셔서 청소도 도와주시고, 필요한 거 다 챙겨주시고 가셨죠”라며 웃었다.
박재한은 “구단 밥이 잘 나와서 오히려 살이 쪘어요(웃음). 집 주변에 먹을 곳이 많아서 야식도 시켜먹곤 하죠.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김치, 소금 등 식재료는 있는데 가스레인지가 아직 없어요. 좀 더 자리 잡으면 직접 해 먹을 생각이에요”라고 계획을 전했다.
흔히들 가드와 빅맨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코트 밖 동거로 다져진(?) 두 선수의 호흡이 코트에서도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점프볼 매거진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 취재_ 점프볼 편집부(김용호, 조영두), 정리_ 강현지 기자, 사진_ 선수본인 제공
2018-07-09 점프볼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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