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신인왕 이정은 "언젠간 세계 1위…올림픽 금메달 꿈꿔요"
(부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만큼 어렵지는 않았어도, 대기록의 일원인 게 영광이죠"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확정한 '핫식스' 이정은(23)은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5년 연속 신인왕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이어갔다는 게 나 자신도 대견하다"고 자평했다.
24일부터 열리는 LPGA투어 BMW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23일 대회장인 부산 기장군 LPGA 내셔널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정은은 "한국에서는 신인왕을 어렵게 받았지만, LPGA투어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받았다"고 운을 뗐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시즌 막판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올해 LPGA투어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앞서나간 끝에 일찌감치 신인왕 타이틀을 굳혔다.
6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제패하면서 아예 신인왕 경쟁은 어떤 선수도 추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독주 체제였다.
이정은은 "LPGA투어에 진출할 때 목표였던 신인왕을 빨리 확정지을 수 있어서 반가웠고, 특히 한국 선수 5년 연속 대기록 이어나간 건 나도 대견하고 영광스럽다"고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신인왕에 오른 이듬해 상금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내년 목표는 상금왕이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이정은은 "선수층이 두껍고, 내가 아직 (상금왕을 바라보기엔) 부족한 게 많다"고 신중한 답을 내놨다.
하지만 이정은은 "LPGA투어에서 왔으니 은퇴한 다음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언젠가는 세계랭킹 1위는 해봐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공적으로 LPGA투어에 자리를 잡은 이정은은 "점수를 준다면 99점을 주고는 싶은데…"라더니 "하반기에는 우승 기회도 여러 번 놓쳤다. 스윙도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반기에 우승이 나오지 않은 원인을 이정은은 "빡빡한 대회 출전 일정"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뛸 때는 대회 한 번만 빠져도 (체력 회복에) 충분했다. 여기선 2주는 쉬어야 하겠더라"는 이정은은 "또 한국에서는 스윙이 흐트러지면 금방 코치에게 점검받고 교정할 여유가 있었지만, 미국에선 그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동 거리가 먼 미국에서 쉬지 않고 대회를 연달아 치르면서 하반기에 체력 부담이 더해진 데다 스윙까지 흐트러지면서 생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자연스럽게 '충분한 휴식을 고려한 일정 짜기'가 내년 농사를 좌우할 과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올해보다는 좀 더 빠지는 대회가 많아질 것 같다"면서 "대회 출전이 줄면 한국을 다녀가는 횟수도 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한 겨울 훈련 계획도 얼개를 짜놨다.
"사실 한국에서 뛸 때부터 겨울 훈련을 워낙 혹독하게 했기에 미국 진출을 앞두고도 딱히 보탤 게 없이 하던 프로그램 그대로 했다"고 소개한 이정은은 "올해는 퍼트 연습을 좀 더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진출에 앞서 LPGA투어 선배만 만나면 조언을 구하던 이정은에게 LPGA투어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을 묻자 "그는 체력과 적응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잘라 말했다.
"잘 자고, 잘 먹고, 그리고 향수병 같은 게 없어야 한다. 입이 짧거나 잠자리가 바뀌면 잘못 자고 향수병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하겠다"는 이정은은 "다행히 나는 먹는 걸 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잘 잤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이번 시즌에 남은 대회는 모두 출전하는 막판 스퍼트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BMW 챔피언십에 이어 대만 스윙잉 스커츠, 토토 재팬, 그리고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까지 내리 출전한다.
이정은은 "남은 대회에서 한 번 정도 우승을 하고 싶기는 하다"면서도 "샷 감각이 썩 좋지 않아 남은 대회에서 내 스윙을 가다듬고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BMW챔피언십은 이정은이 LPGA투어 회원이 된 이후 처음 출전하는 국내 대회다.
그는 "지난해 비회원 신분으로 인천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때와 아주 다르다"면서 "그땐 LPGA투어에 진출할 욕심에 의욕과 부담이 컸는데 이번 대회는 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치가 현장에 와서 스윙을 봐준 덕에 샷도 좀 잡혔다"면서 기대감을 살짝 내비쳤다.
올해 국내 대회에 한 번도 나서지 않았던 이정은은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LPGA투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게 꿈이다.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감격을 생각하면 올림픽 금메달이면 또 얼마나 벅찰까 싶다"는 이정은은 "그러려면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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