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문수 에디터 = 파울로 말디니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기 위해서는 후반기 전 경기 출전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 이탈리아 축구의 리빙 레전드 '거미손' 잔루이지 부폰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그의 이탈리아 세리에A 최다 출전 기록 경신 역시 실패로 끝났다. 물론 아직 18경기가 남은 만큼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최소한 말디니와는 동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축구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7일 말디니의 최다 출전 기록(647경기) 경신을 노리는 부폰(세리에A 629경기 출전)이 종아리 부상이 장기화 되면서 기록 경신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알렸다. 정확히는 실패다. 말디니 기록 경신은 실패했지만, 남은 시즌 출전 여부에 따라 말디니와 동률을 이룰 수는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 부폰은 유벤투스 그 자체다. 골키퍼로서 아니 유벤투스 선수로서 그보다 더 많은 세리에A 경기에 나선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출전 횟수가 말해준다. 유벤투스 입성 후 리그에서만 498경기를 치렀다. 파르마 시절(168경기)까지 포함하면 총 666경기 리그 출전이다.
문제는 2006/2007시즌 기록이다. 당시 유벤투스는 칼치오폴리에 연루되며 세리에B로 강등됐다. 부폰 역시 1부리그가 아닌 2부리그에서 경기를 치렀고, 데뷔부터 은퇴까지 세리에A에서만 활약한 말디니보다 세리에A 출전 횟수가 밀리게 됐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619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부폰의 성향상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였다.
알레그리 감독 역시 시즌 초반만 해도 부폰의 기록 경신을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부폰의 후계자로 팀에 합류한 슈체스니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줬고, 슈체스니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부폰 후계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바로 종아리 부상이다. 나폴리전 이후 부폰은 부상을 이유로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올 시즌 부폰이 선발로 나선 리그 경기는 20경기 중 10경기가 전부다.
지금까지 부폰은 세리에A에서만 629경기에 나섰다. 후반기 휴식에 앞서 지금까지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는 20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정확히 18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부폰이 남은 모든 경기에 나선다면 말디니와 동률을 이룰 수 있다. 기록과 상관 없이 부폰은 부폰 그 자체로도 뛰어난 선수다.
이번 시즌 전까지 부폰이 리그 30경기 미만으로 출전한 시즌은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5번이 전부였다. 20시즌 넘게 평균 30경기 이상을 소화했던 부폰인 만큼 다만 리그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노렸던 부폰이 철강왕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은퇴 시즌에서 부상으로 5경기 연속 결장한 건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