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유니폼 입은 이대성 "즐거운 농구, 건강하게 하고 싶어"
"강을준 감독님, 믿음 주시겠다고 해…이승현 등 동료들과 호흡도 기대"
"FA 협상 기간 '감정 컨트롤' 힘들었다…제 부족함 많이 느껴"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이번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고양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은 가드 이대성(30·190㎝)이 새 팀에서 '즐거운 농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대성은 18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협상 기간 많은 상황과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혼란스럽고 힘들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면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특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맹활약한 이대성은 2019-2020시즌 도중인 지난해 11월 전주 KCC로 트레이드된 데 이어 시즌 뒤엔 FA 자격을 얻어 6개월 만에 다시 팀을 옮겼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오리온은 센터 장재석(29)이 현대모비스로 떠난 뒤 이대성을 3년간 보수 총액 5억 5천만원에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절친한 사이인 두 선수는 각자의 팀 선택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성은 "장재석과 서로 가장 믿는 존재라서 대화를 나눴다. 오리온이 좋은 팀이고, 믿을 수 있다고 해주더라"면서 "저도 재석이에게 현대모비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새 팀에서 그는 '즐겁고, 신나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목표를 묻자 "구단이 필요로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보면 신나고, 팬들이 보시기에 즐거운 농구"라며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가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대표팀에서 친분을 쌓은 이승현, 최진수, 허일영 선수 등과 같이 뛰게 돼 무척 기대된다"고도 밝힌 그는 "오리온이 좋은 대우로 데려와 주신 만큼 건강하게 (정규리그 전체) 54경기를 뛰고 싶다. 긴 비시즌 건강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이 어떻게 어우러질지는 특히 팬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이대성은 개성이 강하고 화려한 개인플레이를 즐기지만, 강 감독은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 없다"는 말이 '어록'으로 남을 정도로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감독은 이대성에게 '믿음'으로 힘을 실었다. "네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무거운 갑옷을 입고 농구를 해왔는데, 이제 벗고 신나게 해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대성은 "감독님이 '이대성이라는 선수는 무리하거나 욕심으로 보일 수 있는 플레이를 할 때 이미 스스로 그렇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걸 지적했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게 아닌가. 오히려 믿음을 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다 보니 그는 마음고생이 적잖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선수로서 구단과 이렇게 얘기를 나눈 게 처음이다. 냉정하게 저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감정이 들어와 어떻게 해야 할지 컨트롤되지 않은 게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제 노력이 부족했다는 걸 느꼈다"면서 "인간적으로 많이 배우고, 더 현명하고 똑똑하게 에너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자양분 삼아 제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향후 10년을 맞이하려고 한다"면서 "신념과 소신을 잃지 않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직 국내 프로농구에 정착되지 않은 대리인을 동반해 협상에 나섰던 이대성은 "제 의도와 다른 얘기가 나올 위험성도 예상했지만,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 관련 규정을 확인한 뒤 함께 했다"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 KBL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다면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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