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기 카메오 박도경·채성우 '농구 알리는 역할 뿌듯'
'박장법사' 박도경 "선수 때보다 더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
'채팔계' 채성우, 새 별명은 '토마스와 친구들'
(이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9-2020시즌 프로농구에서 최고 인기 팀은 누가 뭐래도 창원 LG였다.
LG 홈 경기는 물론 원정 경기에서도 LG 팬들의 응원 소리가 상대 팀 분위기를 압도할 때가 많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 현주엽 전 감독이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잠실 경기에는 항상 삼성 이상민 감독님 팬분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확실히 우리 팬 여러분 목소리가 더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역시 2019-2020시즌 개막을 앞둔 비시즌 기간에 KBS-2TV를 통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
이 프로그램에 현주엽 전 감독을 중심으로 한 LG 선수단의 시즌 준비 과정이 소개됐고, 이때 현 감독을 보좌하는 조연 역할로 자주 TV에 나온 인물이 바로 구단 홍보를 맡은 박도경(45) 책임과 채성우(32) 통역이다.
이들은 '박장법사'와 '채팔계'라는 친숙한 별명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웬만한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박도경 책임은 "사실 선수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주시고 알아봐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농구를 알리고, LG를 알리는 역할을 해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도경 책임은 부산 중앙고와 중앙대를 거쳐 SK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2002년 은퇴 후 구단 사무국에서 일했지만 선수 생활 때보다 더 큰 인기를 은퇴 후 18년이 넘어 얻게 된 셈이다.
2016년부터 부산 kt 통역을 맡고 2년 전에 LG로 옮긴 채성우 통역 역시 "평생 못 해 볼 경험을 해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저도 한 몸 바쳐서 농구 인기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뜻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이벤트로 선수단 포토 타임을 했는데 선수보다 더 많은 줄이 생기더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의 '인기 포인트'는 역시 '먹방(음식을 먹는 장면을 소개하는 방송)'이었다.
키 185㎝인 채성우 통역이 왜소해 보일 정도의 거구들인 현주엽 전 감독(195㎝), 박도경 책임(202㎝)까지 세 명이 먹는 음식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난달 현 전 감독이 LG를 떠난 이후 이 세 사람이 다시 모여 식사하는 장면이 방송됐는데 박 책임은 "그때 육회 1인분까지 더해 16인분 정도 먹은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박 책임은 "작년 이탈리아 출장 갔을 때는 방송에 나온 것보다 훨씬 많이 먹었다"고 웃으며 "그런데 평소에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무래도 비용 감당도 어렵고, 또 카메라가 들어오면 (방송사에서) 원하는 장면도 있기 때문에 더 먹게 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책임과 채 통역은 "먹방을 많이 했지만 몸무게 변화는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채성우 통역은 방송에서 '채팔계'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요즘 구단에서는 '토마스'로 통한다.
'토마스와 친구들'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토마스와 얼굴이 비슷하게 생겨서다.
그는 "영어 이름이 토마스는 아니다"라고 쑥스러워 했지만 박 책임은 "외국 나가서도 토마스라고 소개하면 다들 빵 터진다"라고 제대로 된 별명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현 전 감독까지 이들 세 명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이탈리아 출장에서 좁은 방에 세 명이 나란히 누워서 밤에 잠을 청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 대해 박 책임과 채 통역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사실 그 장면은 체크아웃하기 전에 아침에 찍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재미있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연출한 것이지만 이 장면은 요즘도 종종 등장할 만큼 팬들이 좋아한다.
채 통역은 지난 시즌 LG에서 함께 한 캐디 라렌과 kt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리온 윌리엄스와 2020-2021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라렌은 워낙 젠틀하고 가족적인 선수"라고 소개했고 "윌리엄스에게는 '또 함께 일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박 책임은 "새로 조성원 감독님이 오셨고 공격 농구를 천명하셨는데 부상자 없이 시즌을 잘 준비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농구를 하면 좋겠다"며 2020-2021시즌 LG가 인기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구단이 되기를 소망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