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 PGA '가을 시리즈'…우승자 5명이 세계 300위 밖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9월에 시즌을 시작해 이듬해 8월에 끝난다.
9월 개막전부터 12월까지 열리는 대회가 이른바 '가을 시리즈'다.
가을 시리즈는 8월에 끝나는 플레이오프 격전을 치른 정상급 선수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는다.
하위권 선수나 신인들에게는 기회다.
가을 시리즈에서 오랜 우승 갈증을 씻어내거나,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는 선수가 적지 않은 이유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2020-2021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부터 치러진 9개의 '가을 시리즈' 대회에서 탄생한 챔피언 9명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5명은 세계랭킹 300위 밖이었다가 가을 시리즈 우승으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
세이프웨이 오픈 우승자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우승 당시 세계랭킹이 319위였다. 싱크는 11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이 대회에서 씻었다.
버뮤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브라이언 게이(미국)도 7년 동안 우승이 없어 세계랭킹이 328위까지 떨어진 답답한 상황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마틴 레어드(미국)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 출전했을 때 세계랭킹 351위였지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부상으로 3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세계랭킹 345위로 밀렸던 허드슨 스와퍼드(미국)도 '가을 시리즈' 대회인 코랄레스 푼타카나 리조트 & 클럽 챔피언십 우승으로 재기했다.
지난 23일 RSM 클래식 정상에 오른 로버트 스트렙(미국)은 세계랭킹 380위였지만, 이제는 116위까지 올라왔다.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는 휴스턴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오르티스도 휴스턴 오픈 출전 당시에는 세계랭킹 160위였다.
9개 대회 가운데 6개 대회에서 세계랭킹 100위 밖 선수가 우승했다는 얘기다.
그나마 컷이 없고, 거액의 상금이 걸려 출전 자격이 엄격한 인비테이셔널 대회로 치른 더CJ컵과 조조 챔피언십에서만 정상급 선수가 우승했다.
더CJ컵 우승자 제이슨 코크랙(미국)은 당시 세계랭킹 27위였고, 조조 챔피언십을 제패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는 세계랭킹 14위였다.
'가을 시리즈' 대회에서 이런 '꼴찌 반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드는 정상급 선수가 거의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출전 선수 수준 지수'(strength of field)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최 대회가 줄어든 올해는 작년과 달리 정상급 선수의 가을 시리즈 출전이 조금 늘었다.
RSM 클래식에는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18명이나 출전했다.
출전 선수 수준이 높아져도 가을 시리즈는 하위권 선수의 반란 무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출전 선수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 해도 우승은 우승이다.
2년 동안 투어 카드가 보장되고, 이듬해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굵직한 특급 대회 출전권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투어 대회 우승자만 출전해 컷 없이 치르는 새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도 나갈 수 있다.
올해 가을 시리즈는 오는 12월 4일∼7일 열리는 마야코바 클래식만 남았다.
어떤 선수가 인생 역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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