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고우석 "무릎 재활하면서도 앉아서 공 던졌어요"
최근 10경기 11이닝 무실점 행진…든든한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2)은 무릎 수술과 재활을 위해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제대로 설 수 없는 상황에서도 공은 놓지 않았다.
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고우석은 "재활할 때 코치님이 말리시기도 했는데, 의자에 앉아서 공을 던졌다. 공 던지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1군에 복귀한 뒤에 변화구 제구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꾸준히 공을 만진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최근 '최고 마무리'의 위용을 되찾았다.
지난해 LG 마무리 투수로 뛰며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로 활약한 고우석은 올해 1군서 두 차례만 등판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고우석은 5월 18일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의 부분 절제 수술을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달 말 혹은 8월에야 1군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우석은 재활 시계를 당겼고 7월 10일 1군으로 돌아왔다.
7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50(4⅔이닝 11피안타 8실점 6자책)으로 부진했던 그는 8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11이닝 1실점)로 호투했다.
이달 들어 첫 등판이었던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으로 막았다.
고우석은 최근 10경기에서 11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위급한 상황도 슬기롭게 넘길 정도로 강인해졌다.
고우석은 3일 NC전에서 3-5로 뒤진 8회말 2사 후 박용택이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급하게 몸을 풀었다.
고우석은 "주자 2명이 나가면서 몸을 데우고 있었다. 박용택 선배가 홈런을 치신 뒤에 얼른 글러브를 잡았다"며 "평소 공 20∼25개를 던지고 등판하는 데 어제는 8개만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불펜에서 공 8개를 던질 때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경기는 잘 풀렸다"고 말했다.
최근 LG가 치열한 경기를 많이 펼치면서, 마무리 고우석이 8회에 등판하는 일도 잦다.
고우석은 "물론 9회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하는 것보다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연투를 하면 꼭 다음에 쉬게 해주시는 등 감독님, 코치님이 배려해주셔서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8회 위기를 막으면 긴장이 풀릴 수 있어서, 그 부분만 조심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고우석이 복귀하면서 LG 뒷문은 한결 탄탄해졌다. 무표정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는 고우석의 모습에 더그아웃은 더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물론 류중일 감독과 LG 구단은 고우석이 '마무리로 롱런하는 투수'가 되길 기원한다.
류중일 감독은 "고우석이 점점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는 느낌이다. 2018년에는 공만 빠른 투수였는데 이제는 변화구 제구도 되고, 중요할 때 삼진을 잡을 줄도 안다"고 칭찬하며 "10년 이상 최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비활동기간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야구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늘 야구를 먼저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고우석의 말을 들어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고우석은 "지난해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내가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오늘이 끝나면, 다음 등판에서 최상의 공을 던지고는 걸 목표로 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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