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시즌 개막전에서 7안타 2득점 빈공 끝에 패한 LG 트윈스. 공격력 강화를 위해선 강한 2번타자의 역할, 그리고 오른손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엠스플뉴스]
 
3월 2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개막전. 이날 경기를 앞두고 LG 류중일 감독은 “1번타자와 3, 4, 5번은 당분간 고정으로 간다”고 밝혔다. 
 
류 감독이 말한 1번타자는 외야수 안익훈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1번타자로 출전하며 신임을 쌓았다. 안익훈은 왼손타자다.
 
3번타자 박용택,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도 고정이다. 김현수는 2번과 5번을 오가다 해결사 역할을 위해 5번타순으로 자리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말은 이날 경기에서 일종의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됐다. 이날 타선에서 제몫을 해준 선수가 1번과 3, 4, 5번 중심타선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안익훈, 박용택, 가르시아, 김현수는 각각 안타 하나씩을 때려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반면 2번타자와 6번부터 시작되는 하위타선이 침묵하며 LG는 NC 선발 왕웨이중 공략에 실패했다. 왕웨이중은 이날 KBO리그 무대에 데뷔한 좌완투수다. 
 
이날 LG가 왕웨이중 상대로 친 안타 6개 중에 4개는 좌타자가 때려낸 안타였다. 나머지 2개는 가르시아의 초구 공략 안타와 강승호의 투수 글러브 맞고 굴절된 안타였다. 좌투수 상대로 오른손 타자들이 전혀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1번타자와 중심타선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1번과 중심타선을 빼면 나머지 타선이 취약하다. 좌타자 라인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공격력을 갖췄다. 하지만 우타자들의 공격력이 떨어진다. 현재 LG 타선의 가장 큰 고민이자 해결과제가 개막 경기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강한 2번과 오른손 타자의 상관관계
 
				


 
류중일 감독은 “2번타자로 누굴 세울지가 포인트”라 했다. 최근 야구계 흐름에서 ‘강한 2번타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과거엔 희생번트를 잘 대고, 진루타를 잘 치는 타자를 2번에 배치했다. 타고투저 시대가 되면서 감독들은 더는 희생번트를 선호하지 않는다. 주자가 1루에 있어도 강한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는 쪽을 선호한다.
 
2번타자는 1번타자 다음으로 많은 타석에 나오는 타순이다. 잘 치는 타자가 타석에 자주 나올수록 팀의 기대득점은 높아진다. 2번타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 타석에 나올 확률이 높다. 최근 감독들이 ‘강한 2번’을 선호하는 이유다.
 
‘강한 2번’은 오른손 타자의 활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류 감독은 가급적 우타자가 2번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일본 스프링캠프 초반까지 이형종을 2번타자로 배치했던 류 감독이다. 
 
1번 안익훈도 좌타자, 3번 박용택도 좌타자라 2번까지 좌타자를 배치하면 세 명 연속 왼손타자가 나오게 된다. 이 경우 상대의 불펜 운영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한동안 검토한 ‘김현수 2번’ 카드를 접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개막전에서도 오지환의 2번 배치를 두고 고민하다, NC 선발 왕웨이중을 고려해 9번으로 타순을 내렸다.
 
아쉽게도 오른손 2번타자들은 크게 인상적인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우익수 채은성은 21일 넥센과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특히 1회 무사 1루 찬스가 병살타로 무산되면서 초반 리드를 잡는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1-10 패배로 이어졌다. 
 
개막전에서 꺼내든 양석환 카드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1회초 내야 땅볼 아웃은 그렇다 쳐도 3회초 무사 1, 2루에서 3구 삼진을 당한 장면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서 추가점을 내는데 실패한 LG는 3회말 수비에서 바로 2점을 내주며 역전 당했고, 끝까지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긍정적인 면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이날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남은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오지환은 3회초 왕웨이중 상대로 0-2 불리한 카운트에서 149km/h 빠른 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수비에서도 그라운드를 맞고 크게 튀어오르는 까다로운 타구를 여러 차례 감각적으로 걷어내며 LG의 주전 유격수가 누군지 증명했다. 
 
하지만 오지환은 오른손 타자가 아닌 왼손 타자다. 오지환을 2번에 배치할 경우 LG는 1번부터 5번타자 중에 4명을 좌타자로 채우게 된다. 이 경우 6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줄줄이 오른손타자가 나서게 된다. 
 
결국 LG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선 오른손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채은성, 양석환, 김재율 중에 한 단계 위로 올라서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지난해 팀내 최다 홈런 타자인 유강남이 타격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무릎 부상에서 재활 중인 외야수 이형종도 LG가 애타게 기다리는 원군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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