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범수 "호투 비결은 백도어 슬라이더…자신감 생겨"
최근 4경기 선발 등판서 2승에 평균자책점 2.66으로 활약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요즘에 '빽쓰'를 많이 던지고 있어요. 그게 좋아진 것 같아요."
'빽쓰'가 뭐냐는 '구세대' 기자의 질문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김범수(25)는 "백도어 슬라이더"라며 웃었다.
줄임말을 즐겨 쓰는 '신세대'답게 김범수는 당돌한 투구로 올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를 흔들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무명 선수에 가까웠던 김범수는 최근 150㎞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이후 매 경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15일 kt wiz 전에선 강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의 데뷔 후 최다인 9개 삼진을 잡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근 4차례 선발 등판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2.66. 남부럽지 않은 성적이다.
15일 밤 연락이 닿은 김범수는 자신의 호투 비결에 관해 '백도어 슬라이더'가 먹히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동안 우타자를 상대로 결정구로 사용하던 체인지업이 약간 무뎌진 느낌을 받았다"며 "포수 최재훈 선배와 논의를 하다가 슬라이더를 백도어성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 구종이 잘 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좌투수 김범수는 그동안 우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에겐 150㎞대 강속구를 활용해 힘으로 눌렀는데, 공을 비교적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우타자에겐 강점이 잘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범수는 우타자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살짝 휘어 들어가는 체인지업을 즐겨 사용했다.
체인지업의 구위와 움직임은 기복이 있었다. 그래서 김범수는 백도어 슬라이더를 꺼내 들었다.
슬라이더는 보통 사선으로 휘는 변화구다. 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면서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한다.
그래서 우투수는 우타자에게,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즐겨 쓴다.
반면 백도어 슬라이더는 일반적인 슬라이더와 코스가 정반대다.
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경계를 살짝 걸쳐서 안쪽으로 휘어 들어간다. 좌투수는 우타자에게, 우투수는 좌타자에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변화구다.
김범수는 이 공을 활용해 우타자를 마음껏 요리했다. 15일 kt전에선 21개의 슬라이더를 주로 결정구로 활용했다.
그는 "최근 최원호 감독 대행님이 고관절 근육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셔서 변화구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백도어 슬라이더가 효과를 본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체인지업도 다듬어서 여러 가지 구종으로 승부를 펼칠 생각"이라며 "앞으로는 이닝 수를 늘리기 위해 타자를 맞혀 잡는 방안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