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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혼돈의 5위 싸움,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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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8 (토) 13:00

                           
| 1위 싸움보다 재미난 5위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후반기 질주를 시작한 삼성, 후반기 하락세를 타는 넥센과 KIA 가운데 마지막에 웃는 팀은 누가 될까.
 
[배지헌의 브러시백] 혼돈의 5위 싸움,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엠스플뉴스]
 
역시 여름하면 삼성, 삼성하면 여름이다.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친 삼성이 찜통 더위가 본격화된 후반기에도 질주를 계속해 어느새 6위까지 올라섰다. 후반기 10경기에서 7승 3패로 ‘후기리그’ 1위팀은 삼성이다. 5위 넥센과는 어느덧 한 게임차다.
 
삼성이 질주할 동안 넥센과 KIA는 꽉 붙잡을 것도 없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이 11승 3패를 기록한 최근 14경기 동안 넥센과 KIA는 4승 10패로 공동 꼴찌다. 넥센의 부진은 KIA에게 5위로 올라설 좋은 기회였지만, KIA가 함께 부진하면서 삼성에게 어부지리를 내줬다. 
 
넥센, KIA의 부진과 삼성의 약진 속에 후반기 시작과 함께 5위 싸움이 대혼전 양상에 접어들었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팀당 40경기 안팎이다. 혼돈의 5위 싸움은 과연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까.
 
후반기 최소실점 팀, ‘마운드 안정’ 이룬 삼성
 
[배지헌의 브러시백] 혼돈의 5위 싸움,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결국은 마운드 싸움이다. 연일 계속된 찜통 더위 속에 감독들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매경기 조기강판과 퀵후크가 속출하고 불펜 투수들에게 가혹한 나날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흐름에선 마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시즌 후반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삼성의 상승세도 마운드 안정에서 비롯했다. 후반기 10경기에서 삼성이 내준 실점은 단 35점. 10개 팀 가운데 SK와 함께 최소실점이다. 7월 팀 평균자책도 3.41로 SK에 이은 2위. 약점이던 선발 마운드도 7월 들어선 평균자책 4.35(4위)로 안정을 찾았다.
 
불펜은 원래 강했다. 삼성 불펜은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합계 7.58승으로 한화(8.56승)에 이은 리그 2위, 추가한 승리확률(WPA)도 -0.66으로 한화(1.94) 다음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전반기 최다 조기강판 2위(31회)의 선발투수진이 문제였다.
 
그런데 후반기 삼성 선발진이 확 달라졌다. 팀 아델만이 2경기에서 14이닝 1실점 호투로 비로소 이름값을 해냈고, 괴물 신인 양창섭도 후반기 2경기에서 12.2이닝 1실점 2승 무패로 ‘신인왕 레이스’ 반격에 나섰다. 전반기 최다 조기강판 2위였던 삼성이 후반기엔 리그 최소 조기강판(1회)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승리 가운데 1점차 승리(4승)와 끝내기(3승) 비중이 크긴 하지만, 단지 운이 좋아서 거둔 결과는 아니다. 후반기 피타고리안 기대승률도 삼성은 0.681로 10개 팀 가운데 1위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두산, SK, 한화와 상대할 경기가 단 3경기 뿐이라 대진도 나쁘지 않다.
 
‘불펜 붕괴’ 넥센, ‘선발 붕괴’ KIA
 
[배지헌의 브러시백] 혼돈의 5위 싸움,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반면 전반기를 5할 승률로 마쳤던 넥센은 후반기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후반기 10경기 3승 7패로 ‘후기리그’ 꼴찌. 후반기 실점도 69점으로 두산(70점) 다음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자랑인 마운드에 뭔가 문제가 생겼단 얘기다.
 
선발진만 놓고 보면 넥센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와 제이크 브리검 원투펀치에 최원태, 한현희 등 국내 선발진의 이닝 소화 능력이 탁월하다. 27일 경기에선 부진했지만, 5선발 신재영도 최근 싱커를 장착하며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문제는 불펜이다. 넥센은 LG와 함께 리그 최약체 불펜 때문에 고민이 깊다. 불펜 평균자책 5.33으로 리그 8위, WPA도 -5.38로 10개 팀 가운데 8위다. 블론세이브는 1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 넥센이다. 조상우 이탈 이후 뒷문 불안을 수습하지 못한 게 원인이다. 최근 호투를 펼치는 이승호, 안우진 등 영건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봐야 하는 실정이다.
 
하나 더. 넥센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팀이다. 지금 같은 폭염에 고척돔을 쓰는 넥센만큼 유리한 팀도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넥센의 올 시즌 고척돔 성적은 24승 30패, 10개 팀 중에 NC 다음으로 홈 승률이 나쁜 팀이 넥센이다. 무더위가 시작된 7월에도 홈구장 성적은 5승 8패로 달라진 게 없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에 상대할 팀 중에는 두산, SK, 한화 등 상위권 팀과 대결만 6경기다. 여러모로 불리한 처지에 놓인 넥센이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혼돈의 5위 싸움, 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넥센의 문제가 불펜이라면, KIA는 선발진이 문제다. 지난해 KIA가 리그 최강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걸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은 5.48로 리그 9위. 양현종 외에는 선발다운 선발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KIA의 무너진 선발 마운드는 조기강판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후반기 조기강판 6차례로 리그 최다, 퀵후크도 5차례로 가장 많다. 탬파베이식 마운드 운영을 할 것도 아닌데 임창용이 계속 선발로 나오면서 조기강판 횟수만 늘렸다. 
 
선발이 일찍 내려간 대신 불펜투수들이 3이닝, 4이닝씩 던질 때가 많아 불펜과 선발의 역할이 바뀐 듯한 인상마저 준다. 젊은 투수들이 싱싱한 구위를 앞세워 잘 던져주고 있지만, 중요한 상황이 되면 한계도 보인다.
 
KIA가 5위 싸움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면, 10개 팀 중에 가장 많은 잔여경기(49경기)를 남겨두고 있단 점이다. 5위 넥센보다는 7경기, 6위 삼성보다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순위 싸움은 8월 16일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에 어느정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전까지 무너진 마운드를 수습하고, 치고 올라갈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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