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민준구의 타임머신] KBL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이 험프리스

일병 news1

조회 423

추천 0

2018.11.16 (금) 12:46

                           

[민준구의 타임머신] KBL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이 험프리스



[점프볼=민준구 기자] 한국농구연맹(KBL)은 1997년 출범 이래 무려 49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중에서 단 한 명의 외국인 감독이 존재했는데 바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이 험프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험프리스 감독은 1962년생으로 NBA 역대 최고의 드래프트로 꼽히는 198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피닉스 선즈에 지명됐다. 커리어 평균 11.1득점 5.5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던 험프리스 감독은 1998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험프리스 감독은 2001년 중국프로농구(CBA) 지린 노스이스트 타이거스에서 첫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KBL로 넘어와 원주 TG의 어시스턴트 코치가 됐다. 역대 첫 번째 외국인 코치로 2003, 2005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당시 선진농구 도입, 새로운 변화를 꿈꾸던 인천 전자랜드는 험프리스 감독의 선임을 결정했다. 김성헌 사무국장은 “그때 우리 팀은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직전 시즌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험프리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웃음). NBA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고, TG에서 잘해줬던 만큼, 기대가 있었던 사실이다. 근데 많은 문제가 있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최초라는 말은 영광을 얻는 동시에 위험성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선례가 없어 모든 일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첫 번째 외국인 감독과 성적 상승을 노렸지만, 3승 17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고, 결국 한 시즌도 다 채우지 못한 채, 그를 대기발령 했다.

김성헌 사무국장은 “사실 우리 팀 사정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국내선수들 대부분이 노장이었고, 외국선수였던 앨버트 화이트의 부상 이탈과 리 벤슨의 말썽이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험프리스 감독과 리 벤슨의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감독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고 전했다.

전자랜드는 험프리스 감독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하고 있었다. 2005년 당시 파격적이었던 자율농구를 인정했고, 외국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바랐다. 그러나 국내감독과는 달리 다소 소프트한 대처 능력을 보이며 기대에 걸맞지 않은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또 KBL 특유의 합숙생활을 이겨내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통역으로 활동했던 한기윤 아시아리그 팀장은 “리 벤슨에 대한 문제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국내감독들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게 바로 리 벤슨이다(웃음).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한국생활에 적응을 못 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따로 숙소를 제공해주는 등 여러 해결 방안을 구상했지만,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며 “더 큰 문제는 한국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없었던 분이다. 국내감독들과의 유대감도 없어 트레이드나 이적에 관련된 부분을 전혀 손댈 수 없었다. 신인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던 분이다. 또 소통에 대한 문제가 있어 선수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앞으로 외국인 감독이 다시 온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있을 문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험프리스 감독은 2016년에 전자랜드 기술고문으로 활동한 후, 최희암 감독 체제에서 다시 코치로 활동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버티지 못하고 끝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최근 KCC는 추승균 감독의 자진사퇴 이후,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대행이지만, 험프리스 감독 이후 두 번째 외국인 감독 체제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외국인 코치와 함께 한 KCC인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그먼 감독대행의 첫 KBL 맞이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DB와의 원정 경기가 될 전망이다. 

# 사진_KBL 제공



  2018-11-16   민준구([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