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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군필’ 임기영 '태극마크는 반전의 기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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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8 (토) 11:00

                           
| 군필인 임기영에게 아시아경기대회는 병역 혜택과는 전혀 무관한 국제대회였다. 하지만 임기영은 등판할 때마다 전력을 다해 던졌고, 동료들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 이것이 '태극마크'를 대하는 임기영의 자세였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군필’ 임기영 '태극마크는 반전의 기회'

 
[엠스플뉴스=광주]
 
KIA 타이거즈 잠수함 임기영은 1993년생이다. 올해 25살 젊은 나이에다 앳된 얼굴 때문일까, 사람들은 종종 임기영을 군 미필 선수로 착각하곤 한다.
 
이번 아시아경기대회(AG)에서도 그랬다.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 시간. 군 미필 선수 9명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때 근처에 서 있던 임기영에게 누군가가 ‘같이 찍자’고 불렀다. 임기영은 당황한 듯 웃으면서 전 아니에요하고 자릴 피했다고 한다. 
 
임기영은 2015, 2016년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군필 선수다. 한화 이글스에서 KIA로 이적한 직후 입대해, 2년 동안 상무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물론 상무 자체도 일종의 '병역 혜택'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형태든 임기영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병역 혜택'이란 큰 동기부여가 있는 선수들과는 ‘태극마크’가 갖는 의미가 애초부터 달랐을 터. 임기영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AG를 치렀을까.
 
임기영은 대표팀 타자들에게 질문했다 “올 시즌 제가 왜 부진할까요?”
 
[배지헌의 브러시백] ‘군필’ 임기영 '태극마크는 반전의 기회'

 
9월 7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 승리 이후 임기영의 생각을 들어봤다. 임기영은 “2년간의 상무 생활이 저에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미 병역을 마쳤단 사실은 임기영이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군대 다녀온 뒤 KIA로 와서 잘 됐잖아요. 주위에서 하는 말처럼 ‘아깝다’는 식으로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임기영의 말이다. 만약 2년간의 상무 생활이 없었다면, 지난해 KIA에서의 활약도 없었을 것이라는 게 임기영의 생각이다. 그랬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도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임기영에게 국가대표 경험은 반등의 계기를 제공했다. 임기영은 “대표팀에 갈 때마다 항상 배우고 오는 게 참 많다”고 했다. 이번에 가서도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다. 정우람 선배에게도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지만, 무엇보다 타자 선배들에게 제일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임기영의 말이다.
 
8승 6패 평균자책 3.65로 눈부신 활약을 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 시즌엔 AG 휴식기 전까지 7승 8패 평균자책 5.62로 다소 부진했던 임기영이다. 그래서 투수들보단 오히려 타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제가 작년과 비교해 올해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는지 물어봤어요. 작년에 비해 올해 잘 안되고 있고, 기복이 심한 면이 있으니까요. 어떤 것 때문에 올 시즌 안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답을 찾으려 했죠. 임기영의 얘기다.
 
임기영은 대표팀에서 2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중국 상대론 선발등판해 6.1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2경기에서 7.1이닝을 소화한 임기영의 활약은 대표팀의 마운드 운영에 큰 보탬이 됐다.
 
‘대표팀 동료’ 넥벤져스 만난 임기영 “자꾸 웃음이 나왔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군필’ 임기영 '태극마크는 반전의 기회'

 
팀 합류 이후 첫 등판인 넥센전. 이날 임기영은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효과적인 피칭을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4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완벽했고, 5회 2실점으로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스스로 위기를 막아냈다.
 
넥센엔 대표팀 생활을 함께 한 이정후, 김하성, 박병호가 있다. 임기영은 며칠 전까지 같은 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가, 이제 다른 팀에서 상대하려니까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상황 때문에 자꾸만 웃음이 나와서, 안 웃으려고 노력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승리로 임기영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8승을 달성했다. 데뷔 첫 두 자리 승수까지 2승만 남았다. 이에 대해 임기영은 올 시즌 10승을 꼭 해보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는 건 아니다. 일단 마운드에 올라오면 똑같이 던지는 수밖에 없다며 기록 욕심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대표팀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든 임기영은 남은 시즌 개인 10승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두 개의 목표를 향해 전진할 생각이다. 지금의 임기영이라면 두 개의 목표를 '태극마크'처럼 대할 게 분명하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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