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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벼랑 끝 아닌 선봉’ 전준우 “재미? 절박함이 더 크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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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 (월) 07:22

                           
올 시즌 전 벼랑 끝을 말했던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는 지금 팀 타선의 선봉에 올라 있다. 경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전준우의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성적은 압도적이다. 데뷔 첫 20홈런을 넘어 30홈런까지 도전할 수 있는 전준우의 얘길 들어봤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벼랑 끝 아닌 선봉’ 전준우 “재미? 절박함이 더 크다.”

 
[엠스플뉴스]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올 시즌 개막 전 스프링 캠프에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는 스스로 ‘무한 경쟁’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같은 외야수 포지션인 민병헌·이병규의 영입으로 혹여나 방심하다간 밀릴 수 있단 위기감이었다. ‘난 당연히 뛰겠지’라는 안일함은 없었다.
 
그 절박함 덕분인지 전준우는 지금 벼랑 끝이 아닌 팀 공격의 선봉에 서 있다. 리드오프로 자리 잡은 전준우는 9월 10일 기준으로 올 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 150안타/ 25홈런/ 67타점/ 출루율 0.395/ 장타율 0.590을 기록 중이다. 모든 공격 지표를 곱씹어 봐도 감탄만 나온다. 또 팀 동료 손아섭·이대호·신본기와 함께 올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은 데뷔 첫 20홈런이다. 2010년(19홈런)과 2017년(18홈런) 아쉽게 도달하지 못한 시즌 20홈런을 가뿐히 넘어 이젠 30홈런까지 노려볼 전준우의 분위기다. 하지만,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인 전준우의 만족은 끝이 없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과 더불어 전 경기 출전 목표, 그리고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전준우의 마음을 들어봤다.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힌 전준우의 ‘뜬공 스윙’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벼랑 끝 아닌 선봉’ 전준우 “재미? 절박함이 더 크다.”

 
조금 늦었지만, 데뷔 첫 20홈런을 축하합니다(웃음).
 
감사합니다(웃음). 항상 20홈런을 치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조금씩 모자라서 아쉬웠습니다. 특히 올 시즌 초반에 출발이 좋지 못했어요. 다행히 몰아치기가 되니까 20홈런에 도달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지만, 아직은 저만의 타격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타격 지표가 압도적인 ‘커리어 하이’입니다. 그래도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건가요.
 
단순히 숫자만 보면 만족할 수 있죠. 그렇다고 마음을 놓으면 언제든지 내려갈 수 있는 게 야구입니다. 아직 안심할 수 없어요. 또 팀이 하위권이라 개인 성적이 좋아도 아쉬운 마음이 더 큽니다. 팀 순위가 더 올라가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아직은 더 집중해야 합니다.
 
사실 4월까지 성적(타율 0.266)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시즌 초반엔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어요. 의욕만 앞서서 안 풀린 상황이었죠. 경기 출전도 들쭉날쭉하게 했고요.
 
그래도 5월(타율 0.394)부터 곧바로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결국 답은 연습이었습니다. 꾸준한 훈련으로 제가 원했던 스윙을 되찾았어요. 결과도 잘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연스럽게 성적도 꾸준하게 나오기 시작했죠.
 
되찾은 스윙과 함께 홈런 얘길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후반기 30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스윙에 엄청나게 큰 변화는 없었어요. 사실 4월에 땅볼이 많이 나오는 게 고민이었죠. 잘 맞은 타구도 직선타로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훈련 때 나름대로 뜬공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정작 경기에선 뜬공에 대해 신경을 크게 안 써요. 반복 연습으로 몸이 기억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실전에서도 좋은 스윙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전준우 “1번 타순에서 마음이 가장 편하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벼랑 끝 아닌 선봉’ 전준우 “재미? 절박함이 더 크다.”

 
홈런 숫자만 보면 리그에서 가장 센 ‘리드오프’가 아닐까요(웃음).
 
(고갤 내저으며) 전 홈런 타자가 아직 아니라고 생각해요. 1번 타순을 생각하면 출루율이 더 중요하죠. 실제로도 전 홈런보단 출루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홈런뿐만 아니라 올 시즌 득점권 타율(0.378)도 어마어마합니다. 1번 타순이 딱 맞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득점권 땐 더 집중하니까 결과도 좋은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1번 타순에 들어갔을 때 마음이 굉장히 편합니다. 성적도 잘 나오는 게 맞고요. 특별한 이유보단 경기 첫 타석에 나오는 게 원래 제 스타일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도루 성공 숫자(6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루 실패 숫자(7개)가 더 많고요. 최근 도루 시도가 줄어드는 KBO리그 추세에 따르는 거로 보면 될까요.
 
사실 머릿속으론 ‘도루를 많이 해야지’라고 생각해요. 도루 기회가 오면 뛰어야겠지만, 제 뒤에 손아섭·이대호·민병헌 등 좋은 타자들이 원체 많잖아요. 무리하게 뛰기보단 주자가 모인 상태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항상 뛰어야 하는 자리니까 공격적인 도루 시도도 고민해 보겠습니다.
 
올 시즌 전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라는 말을 했던 거로 기억합니다. 다행히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이어지는 황금 외야진이 자리 잡았어요.
 
제 옆에 있는 두 선수는 다 FA 계약자들이잖아요(웃음). 그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선수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민)병헌이는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뛰었잖아요. 자기 관리 능력에서 정말 배울 게 많습니다. 당연히 저도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
 
민병헌 선수가 오면서 수비 위치도 좌익수로 이동했습니다. 나름대로 잘 적응한 분위기인데요.
 
캠프 때부터 좌익수 수비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시즌 도중에도 마찬가지고요. 예전엔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이젠 좌익수 자리가 편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좌익수가 제 자리죠(웃음).
 
전준우 “야구가 재밌다? 항상 절박하고 간절한 게 더 크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벼랑 끝 아닌 선봉’ 전준우 “재미? 절박함이 더 크다.”

 
새로운 자리에 완벽히 적응했단 증거는 바로 올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이 기세라면 144경기 출전 달성은 당연해 보입니다.
 
144경기 출전은 올 시즌 마지막 개인 목표입니다. 크게 아프지 않은 이상 시즌 끝까지 매일 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부상 방지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역대 최악의 폭염도 잘 버텼습니다.
 
그냥 아내가 해주는 밥을 잘 먹으니까 탈 없이 폭염을 잘 버틴 것 같아요(웃음). 집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힘이 나요.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아내와 얘길 하다 보면 슬럼프나 안 좋은 생각을 잊게 돼요.
 
‘커리어 하이’ 성적에다 행복한 가정까지. 올 시즌엔 야구가 참 재밌을 것 같습니다.
 
(고갤 갸웃거리며) 솔직히 ‘재미있다’보단 ‘항상 절박하고 간절하다’는 생각이 저에게 더 크게 와 닿습니다. 예전엔 제가 기대하는 수치에 못 미친 때가 많았죠. 다행히 제대한 뒤엔 제가 보여주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군대 가기 전보다 노력도 더 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야구 선수 전준우’를 평가받는 거잖아요. 지금보다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욕심이 더 큽니다.
 
조금 더 잘한다면 ‘예비 FA’로서도 정말 만족스러운 성적 아닐까요(웃음).
 
사람인지라 FA 생각은 가끔 하긴 하죠. 그런데 생각만으론 달라지는 게 없잖아요. 제가 맡은 역할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로 믿습니다.
 
팀의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아직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게 아니잖아요. 28경기가 남았는데 지금부터가 승부처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지는 경기 없이 집중하다 보면 마지막 순간엔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어느덧 팀이 8위까지 처진 상태라 사실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목소릴 높이며) 시즌은 안 끝났습니다. 5위까지 경기 차(4.5경기)가 완전히 포기할 정도는 아니에요. 선수들도 당연히 올라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롯데 팬들이 마지막까지 응원을 해주신다면 더 힘이 날 겁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뛰는 전준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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