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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2번' 김주성의 농구 인생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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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1 (월) 09:28

                           

2018년, '32번' 김주성의 농구 인생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점프볼=원주/김용호 기자] 또 한 명의 전설이 코트를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원주 DB는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4라운드 맞대결을 가진다. DB는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반 경기 차로 선두를 재탈환할 수 있다. 하지만 순위 싸움을 떠나 이날은 DB에게 다른 의미로 더 크게 다가온다. 바로 원주의 기둥이었던 김주성(38, 205cm)의 선수 생활 마지막 해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


 


오는 1일 경기에서는 김주성이 준비한 ‘나눔’의 행사도 시작된다. DB와 김주성이 은퇴기념으로 준비한 기념 유니폼 32벌 중 그 첫 번째 주인공이 탄생한다. 또한 DB 선수들은 김주성의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32’가 새겨진 코트에서 뛰게 된다. 남은 시즌 매 경기가 더욱 뜻깊게 다가올 김주성을 2017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1일 DB 선수단 숙소에서 만나보았다.




2018년, '32번' 김주성의 농구 인생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먼저 김주성은 “팀 이름도 바뀌고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식스맨 선수들이 시합을 많이 뛰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걱정과 염려가 많았고 기대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시즌 출발을 잘 한 것 같다. 힘들었지만 희망을 안고 가는 2017년이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다가오는 2018년에 대해서는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초심을 잃지 않는 농구’를 이어갔으면 좋겠고 매 게임 몰입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한 농구를 하고 싶다. 순위를 떠나서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얻는 시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마지막 해를 시작하는 소감을 밝혔다.


 


많은 스타 선수들이 코트를 떠났지만 시즌 중에 은퇴를 공식화하고 잔여 시즌을 보낸 경우는 흔치 않다. 끝을 알고 달려가는 기분에 대해 그는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한 것 같다. 한 게임을 소중하게 여기며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된다. 왜 조금 더 밝은 모습이지 못했을까라는 작은 고민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주성에게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만큼이나 아쉽게 다가오는 건 바로 제 2의 고향인 원주를 떠난다는 것이다. 선수 본인도 많은 팬들도 아직은 김주성이 없는 원주를 상상하는 게 어색하기만 하다.


 


“은퇴보다 원주를 떠난다는 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원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지만 일단 당장 떠나야 한다는 게 저도 팬분들도 이상할 것 같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이 더 잘 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 사람들이 김주성이 이 팀에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웃음). 그런 날이 오면 스스로 조금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후배들이 잘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어떻게든 원주로 돌아올 생각이니까 그때까지 후배들이 제 공백에 여의치 않고 잘 하고 있길 바란다.”


 


원주에서 16번의 시즌을 보내며 코트와 붙어있다보니 김주성은 원주에서 가장 그리울 것 같은 곳으로 서슴없이 체육관을 꼽았다. 그는 “몇 년 전에 새로운 체육관으로 옮기고 나서도 숙소에서 치악체육관 앞을 지날 때마다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안에서 우승도 하고 많이 이기기도 지기도 했다. 이곳을 떠나면 그 때 체육관에 울렸던 함성들, 그 안에서 내가 흘렸던 땀들이나 공 튀기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 것 같다”라며 아쉬운 내색을 표했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 당시 원주 TG삼보에서 데뷔해 줄곧 한 팀에서만 16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프로농구의 출범 연도를 고려했을 때 이 만큼 긴 시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던 선수는 손에 꼽힌다. 김주성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18년, '32번' 김주성의 농구 인생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한편 지난달 24일 부산 KT와의 홈경기가 열린 날, 하프타임에 코트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김주성이 하프타임 공연을 하던 여중생들의 돌발 댄스 요청에 호응하며 팬들의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 단 몇 초였지만 팬들의 눈에 김주성은 코트에서 바르게 농구만하는 이미지가 더 컸기 때문에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김주성은 이 순간을 회상하며 팬들에게 더 많은 걸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보였다.


 


“팬들한테 뭔가 보여주고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은 옛날부터 굴뚝같았다. 하지만 시합 중간이기도 하고 선수이기 때문에 농구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던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팬들에게 호응을 잘 해주지 못했던 부분들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그때도 사실 순간적으로 수십 번 할까 말까라는 고민을 했는데 학생들이 너무 열심히 하니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설펐지만 팬들과 호흡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이 생각을 어렸을 때 일찍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저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말한다. 은퇴가 다가오니 이런 게 더 절실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1일 경기부터 팬들의 품에 안길 은퇴 기념 유니폼에 대해 “팬들이 큰 의미는 안 가졌으면 좋겠다. 그 유니폼을 보면서 ‘이런 선수가 있었네’ 정도였으면 한다. 내가 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도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고 좋은 선수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떠나고 싶다”라며 덤덤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BONUS STORY_김주성의 싸인

2018년, '32번' 김주성의 농구 인생 마지막 해가 시작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기자가 가지고 있던 2002-2003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념 유니폼을 김주성에게 보여주며 그 당시 했던 싸인 밑에 현재의 싸인을 더해 비교해봤다. 신인 시절 본인의 싸인을 보자 김주성은 “싸인도 참 많이 바꿨다. 팬들한테 조금 더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을 주고 싸인을 맞추기도 했다. 이번 것도 바뀐 지 2~3년 정도 됐다. 데뷔 때는 누구 싸인인지는 알아야하니까 되도록 이름이 보이게 했던 것이다”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 놓기도 했다. 겉으로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사소한 부분에서도 팬들을 위한 마음이 컸던 김주성이었다.


 


# 사진_김용호 기자, 점프볼 DB(홍기웅,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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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병장 광주송교창

2018.01.01 12:13:35

인성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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