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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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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화) 12:22

                           

[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이력서. 12편의 주인공은 고려대 박준영(22, 195cm)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내·외곽플레이가 가능한 그의 매력에 벌써부터 팬들은 물론, 프로 관계자들까지도 관심 집중. 고려대의 개막 11연승, MBC배 2연패의 중심에 선 그가 프로 무대 진출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전해왔다.

 

[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 성장과정

“박준영! 일어나서 교실 밖으로 나가봐.” 초등학교 4학년, 뒷자리에서 졸던 박준영은 담임선생님의 부름에 교실 밖으로 나갔다. 거기서 만난 건 송림초 오영인 코치, 그 자리에서 농구부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자장면 두 그릇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박준영은 “학익초등학교에 있었는데, 살도 뺄 겸 해서 시작했어요. 4학년 때 키가 163cm에 몸무게가 한 80kg정도 됐거든요. 처음에는 12시에 (훈련을)마쳐 주셔서 좋았는데, 제대로 시작하니까 저녁 6시에 마쳤어요. 근데 얼마 안 돼서 그만둔다고 했어요. 친구들이 뚱뚱하다고 놀리는 게 싫었거든요”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래도 농구가 좋아 부모님 앞에서 ‘끝까지 해보겠다’고 각서도 썼다. 그가 달라진 건 5학년. “5~6학년 때 체중감량을 했었는데, 그 사이가 지옥이었어요. 울면서 뛰었는데, 그때 체중감량을 하면서 키가 더 컸죠. 그래도 코치님이 잘한다고 해주시니까, 힘들어도 참고했었어요.”

 

[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2008년 7월에는 마침내 첫 우승과도 마주한다. 바로 제63회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박준영은 일도초를 상대로 팀 득점 55점 중 32점을 챙기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는 경기다.

 

“대회 우승을 하고, 휴가를 받았는데, 그때 코치님이 돌아가셨었어요. 훈련할 때는 엄하셨지만, 정이 많으셨거든요. 제가 농구를 시작하게끔 만들어주신 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 경기, 그리고 코치님이 기억에 남아요.”

 

# 수상이력

- 2010년 추계연맹전 중등부 리바운드상

- 2011년 춘계연맹전 중등부 우수상, 리바운드상

- 2011년 연맹회장기 중등부 리바운드상

- 2011년 추계연맹전 중등부 최우수상

- 2013년 추계연맹전 고등부 최우수상, 리바운드상

- 2014년 협회장기 고등부 우수상

- 2014년 춘계연맹전 고등부 득점상, 수비상

- 2017년 남녀대학농구리그 득점상, 2점슛상

- 2018년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리바운드상

 

# 경력사항

- 2013년 U19 남자농구대표팀

- 2014년 U18 남자농구대표팀

- 2017년 제40회 이상백배 대학 선발팀

 

수상이력에서 나타나다시피 박준영의 학창시절은 화려했다. 센터가 없었던 송도중, 송도고에서 골밑까지 도맡았고, 장태빈과 원투펀치를 이루면서 송도고 시절에는 춘계대회 시작 이후 첫 우승 타이틀을 따냈다.

 

“중학교 땐 사춘기라 방황을 했는데, 농구를 이해하기 시작한 건 이때였어요. 김상우 코치님을 만나서부터죠(웃음). 눈빛만으로 절 제압하셨어요. 그때 체격이 크지 않고, 몸에 힘이 없었는데,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코치님이 창의적인 농구를 하게도 알려주셨죠. 다른 학교에서는 인패스를 나갈 때 체스트 패스로만 한다면 저희는 백패스로 주고 했었어요.”

 

그 선수들과 송도고를 졸업 후 고려대로 진학한 박준영은 2016년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진가를 뽐냈다. 이종현과 강상재가 빠진 상황에서 프로팀 서울 삼성을 상대로 19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박준영은 2017 대학농구리그 개막 후에도 박정현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에 센터 역할을 하면서 득점왕, 2점슛상까지 수상했다.

 

“그땐 기본기랑 자신감밖에 없었어요. 깊은 생각 하지 않고, 기본을 지켰던 게 잘 풀렸던 것 같아요. 제 최고 장점이 그 부분이에요. 기대를 저버리게 하진 않아요(웃음). 팀에 보탬이 되려고 했고, 좋은 모습으로 ‘고려대가 이렇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거든요.”

 

박준영은 U18, U19 때 청소년 대표로 뽑히며 식스맨으로서 활약을 펼쳤지만, 대학 선발팀과의 인연은 깊지 못했다. 지난해 이상백배 대학선발팀에 뽑혔지만, 이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뽑히는 데는 실패, 올해 이상백배 대학 선발팀에는 박준영의 이름은 없었다. “아직 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저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뽑혔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어요”라고 덤덤하게 말한 그는 “대신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일단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목표기 때문에 그것부터 이뤄 나간다면 나중에 다시 뽑힐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 입사 후 포부

골밑 자원들이 복귀, 보강되면서 박준영의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득점(14.6점/팀내 1위)은 다소 떨어졌지만, 리바운드 전체 4위(14.6개), 어시스트 3.5개(팀내 공동 2위)로 고려대의 개막 11연승의 중심이 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MBC배에서도 대회 평균 더블더블(18점 12리바운드)로 고려대의 2연속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포스트에서 자신감은 100%에요”라고 당차게 말한 박준영은 “(포스트에서는)‘잡으면 한 골’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부분이 있고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외곽슛에 자신이 있었는데, 고려대에 와서는 3점슛을 던질 사람이 많다 보니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라고 스스로의 플레이를 설명했다. 그래도 올 시즌 내외곽 슛 성공률은 50% 이상(2점슛 52.6%, 3점슛 50%).

 

그를 향한 이목이 집중되다 보니 장단점은 프로 관계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대학 무대에서 포스트를 장악하고 있지만, 아마추어 무대라서 가능하다는 의견. 스몰 포워드를 보자니 스피드가 빠르지 않고, 파워 포워드로 쓰려니 웨이트가 부족하다. 고려대 강병수 감독은 “농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슛도 있다. 인사이드에서는 믿고 쓰는 자원이다”고 박준영을 소개하며 “스피드가 부족하긴 하지만, 일단 잘하는 걸 더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프로 데뷔를 앞둔 박준영에게 조언을 건넸다.

 

박준영도 “프로에는 저보다 공격력이 좋은 형들이 많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몸싸움, 웨이트인데, 그래서 웨이트 보완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 무대에서 양희종, 이승현 형처럼 되고 싶어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희망했다.

 

“마흔 살까지 프로 생활을 하고 싶어요”라고 힘줘 말한 그는 “전반기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을 후반기에 보여드리고 싶어요. 좀 더 집중하고, 실책을 줄이면 후반기에는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후반기를 바라봤다.

 

끝으로 박준영에게 현재 자신의 라이벌이 누구냐고 물었다. “동포지션에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해요. 순간 집중력 싸움 차이죠. 제가 승부욕이 많아서 지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오기가 생겨서 한 대 맞으면 같이 때려야 한다는 주의인데, 후반기에는 좀 더 눈에 띄는 모습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달라질 모습을 약속했다.

 

[내가쓰는이력서] (12) 고려대 박준영 “오랫동안 프로선수로 뛰고 싶어” 

# 사진_ 점프볼 DB(한필상, 문복주 기자)



  2018-08-07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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