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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한국 축구인] (9) 크리스탈 팰리스의 한국인 전력분석관 김종원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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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0 (토) 10:29

                           

[세계 속의 한국 축구인] (9) 크리스탈 팰리스의 한국인 전력분석관 김종원



 



[골닷컴] 이성모 기자 = 우리는 흔히 유럽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해외파’라고 부르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축구인들이 활약하고 있는 곳은 유럽뿐이 아니다. 동남아, 중동, 호주와 뉴질랜드, 남미와 북미까지 세계 곳곳에 한국의 축구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묵묵히 활약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선수도 있고, 코치나 분석관도 있고, 그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골닷컴’에서 그렇게 세계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축구인들을 찾아가는 ‘세계 속의 한국 축구인’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축구 종가 영국에서 나도 뭔가 축구에 관한 일을 하고 싶다."



 



영국을 찾아오는, 특히 축구에 관심이 많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마음 속 한 켠에 품고 있는 꿈이다. 



 



나는 지금까지 영국에서 햇수로 4년째 기자생활을 하면서 축구에 대한 꿈을 품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각고로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신의 꿈을 이뤄 영국에 남는 한국의 축구인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점점 더 엄격해지는 비자 문제와 그로 인한 현지 취업의 어려움, 생활비 문제, 또 충분한 실력을 갖고도 운이 닿지 않아서 또는 건강상의 문제로 아쉬운 마음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젊은 축구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런던에는 영국에서 축구에 대한 꿈을 꾸는 한국 축구인들의 '롤모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오랜 준비와 열정, 성실함과 치열함으로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 또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축구인이 있다.



 



잉글랜드 축구 5부 리그 클럽 바넷(현재는 4부 리그), 3부 리그 클럽 찰튼을 거쳐 지난해부터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프리미어리그 클럽 크리스탈 팰리스의 유소년팀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종원 분석관이 그 주인공이다.



 



1. 10년 전 품은 꿈과 4년의 준비



 



10대 시절부터 이미 축구를 좋아했고, 그래서 체대(용인대 체육학과)에 진학한 김종원 분석관이 처음 전력분석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던 것은 10년 전인 21세의 일이었다. 



 



영국 축구 여행 중 더이상 축구를 단순히 '좋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 그는 군복무를 마친 직후부터 4년 동안 자신의 꿈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저 허물만 좋은 '꿈' 이야기가 아니다. 그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 즉 '돈'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 중 하나인 영국행을 위해 그는 하루에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직접 돈을 모았다. 그 와중에 영국 석사과정 진학을 위해 필요한 영어공부도 병행했다. 



 



둘 중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그 두가지를 다 해냈고 결국 약 4년 여의 노력 끝에 2014년 8월 꿈에 그리던 런던에 도착했다.   



 



2. 5부 리그 클럽에서 커리어 시작, 럭비팀 거쳐 3부 리그까지



 



20대 초반부터 이미 두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생활처럼 해온 김종원 분석관은 런던에 도착한 뒤에도 마찬가지로 다방면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런던 내 한 대학에서 진행하는 스포츠 경기 분석 석사과정을 이수하면서 그는 잉글랜드 내 2부~6부 리그까지 모든 곳에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알리면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비자 문제도, 아직 영국에서의 경력도 없는 그를 채용하려는 팀은 어디에도 없었다.(바로 그 부분이 대부분의 한국 축구인들이 영국에서 겪게 되는 문제다.)



 



김종원 분석관은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동기 중 당시 5부 리그 소속팀이었던 바넷 FC에서 일하는 친구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달쯤 끈기있게 따라다니면서 그 팀의 코치와 안면을 쌓게 됐고, 마침 팀 분석관이 일을 그만두면서 그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그렇게 잉글랜드 5부 리그에서 김종원 분석관의 첫 '커리어'가 시작됐다. 그 후로 그는 사라센스(럭비팀) 전력분석관을 거쳐 2016년에는 찰튼(3부 리그) 분석관으로 일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그것 역시 직접 기회를 찾아서 뛰고 자기 자리에서 인정 받는 그의 능력과 성실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3. '1부 리그 클럽 분석관'의 꿈을 이루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꼭 그 무렵의 일이다. 당시 3부 리그 클럽인 찰튼에서 일하며 꿈을 키우고 있던 그와 대화를 나누던 자리에서 그는 내게 "언젠가는 꼭 1부 리그 클럽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종원 분석관이 그 꿈을 이루는 데는 약 1년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찰튼 시절부터 크리스탈 팰리스로 오기까지에 대한 그의 말이다.



 



"바넷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그 다음해인 2015년에는 사라센스(럭비팀), 2016년에는 찰튼(3부리그)에서 일하게 됐어요. 그렇게 경력을 점점 쌓다가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크리스탈 팰리스에 지원해서 합격하게 됐습니다."



 



"사실 1차 서류 붙고 너무 기뻤어요. 마지막 3차 면접에서는 '날 안뽑으면 후회할껄'이란 마음으로 PPT 를 준비해가서 보여줬어요. 왜 절 뽑아야하는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답을 준다고 하는 날까지 메일이 안와서 실망감에 빠져있었는데 그 후 일주일 늦게 전화로  '종원 다음주부터 나와' 이렇게 연락이 와서 정말 기뻤어요. 이게 진짤까 하는 느낌이랄까요."



 



 



"찰튼에서 일할 때는 14세 팀을 전담했어요. 경기촬영, 포스트매치 분석, 훈련촬영, 미팅 등 모든 과정을 맡아서 했습니다. 크리스탈 팰리스로 온 뒤에는 1군팀을 제외한 9~23세팀 전 연령을 맡고 있습니다. 팀장님을 포함한 10명의 분석관이 전 연령에 대한 분석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매주 선수들의 훈련을 촬영하고, 주말에 있을 경기를 준비하고, 또 주말 경기를 촬영하고, 경기 후 분석을 합니다. 주말 경기의 경우 경기 종료 후에 바로 개개인 선수 분석에 들어가고 선수들 영상을 경기 종료 후 3시간 안에 '허들'이라는 플랫폼에 올립니다."



 



"그러면 선수들이 집에 가서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며 스스로 분석을 하게 되죠. 이러한 시스템을 거쳐서 선수들이 매주 자신의 경기영상을 보고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스스로 생각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4. 분석관 일과 병행하는 축구 연구



 



5부, 3부를 거쳐 1부 리그 클럽의 분석관이 되는 사이 김종원 분석관은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 또한 병행하고 있다. 그저 병행하는 것 정도가 아니라 박사과정에도 대단히 열심이다. 그 두가지를 병행하기가 너무 힘들 때는 잠을 덜 잔다. 연구실에서 밤을 새 연구를 하고 다음날 해가 뜨자마자 크리스탈 팰리스 훈련장으로 향해 가는 날도 있다.



 



그가 연구중인 것은 경기력에 혼란을 주는 요인과 경기의 흐름을 불안하게 만드는 'Perturbation'.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김종원 분석관의 말이다.



 



"사실 긴 역사는 아니지만 최근 20~30년간의 축구 분석 연구가 이루어져 온 걸 보면 대부분 볼 점유율, 슈팅수, 패스수 등 performance indicator(경기 요소)들을 가지고 분석을 해왔어요. 예를 들어 패스 숫자가 많은팀이 적은팀보다 이길 확률이 높다, 볼 점유율이 2%올라갈때마다 승률이 1% 올라간다 등과 같이 수치를 가지고 한 분석들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분석들이 그 자체로 정보가 되긴 하지만, 실제 현장 축구와는 거리감이 있어왔던게 사실이에요. 실제 경기력 향상에 쓰이는 것들이 아닌 참고수단 정도로 사용되어 왔죠. 다들 알다시피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 스포츠인 축구에서는 ‘골’의 의미가 절대적이에요. 패스 수, 슈팅 수, 점유율 등 아무리 수치가 높아도 골이 안나면 경기는 지죠." 



 



"그래서 저는 ‘골이 어떻게 나올까’ 라는 축구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어요. 골이 나오기 전에 상황들을 여러차례 돌려보던 중 득점 상황 전에 흐름의 변화와 불안한 상황들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고 카테고리를 만들어봤어요. 그리고 공을 처음 얻은 상황부터 그러한 불안한 상황으로 연결되는 'perturbation'이 왜 발생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이러한 연구를 통해 팀별로 어떤 상황으로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고, 어떤 상황이 얼마나 많은 슈팅으로 이어지고, 어떤 상황이 실질적인 유효슈팅을 많이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 팀의 공격 패턴과 효율성 높은 공격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는 실제 현장 축구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팀은 이런 공격을 잘해’라는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실제 이러한 패턴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고, 상대팀이 어떠한 공격을 자주사용하고, 어떤 공격이 위협적이었는지를 통해 상대팀에 대비할 수가 있는 거죠."



 



“이제는 ‘경험과 감’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수치만 산출하는 연구는 의미가 없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산출하고 그 데이터를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5. '꿈을 이루는 축구인' 김종원 분석관의 다음 꿈



 



2014년 런던에 처음온 후로 4년 사이, 김종원 분석관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자신 스스로의 노력으로 많은 꿈을 이뤄왔다. 한 단계 나아가면 다음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렸고, 그 목표를 이룬 순간 다음 꿈을 생각했다. 



 



이제는 어느새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1부 리그 클럽의 분석관이 된 김종원 분석관은 최근에 1군팀 분석관들과 만나 1군팀 전력분석은 어떻게 하는지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도 했지만 스스로 '아직은 유소년팀 분석관'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다음으로 목표하는 지점도 자명하다.   



 



"2010년 군대 전역 후 세운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전력분석원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5부, 3부리그를 거쳐 지금 프리미어리그 유스팀에 있죠. 다음 목표는 1군 팀 분석관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1군 팀에서 분석하는 것을 어깨넘어로 보고 전해듣곤 하지만, 실제로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전력분석이라는 학문을 알리고 싶어요. 저도 아직 배우는 단계이고 많이 부족하지만 이곳 구단과 학교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공유하고 싶어요. 대단한 지식을 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을 전하는 게 한국 축구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전력분석이라는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이 많아지고,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축구에 조금이나마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김종원 분석관 제공



글=골닷컴 이성모 기자

댓글 1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8.03.10 23:26:27

김 분석관님이 보시기엔 우리 씨팰의 블루 드래곤은 어떠십니까.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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