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호날두는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히는 조지 베스트, 데니스 로보다 뛰어나다.”
2008년 4월, 언급한 두 선수와 세월을 공유한 요한 크루이프가 말했다.
해당시즌, 호날두는 42골(49경기)을 퍼부으며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 EPL 최우수선수, EPL 득점상 등 개인상을 독식했다. 팀도 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더블’을 차지했다. 맨유도 위대한 시즌을 보냈으니, 크루이프의 말이 틀렸다고는 볼 수 없다.
놀라지 마시라. 완성형 선수처럼 여겨지던 그 시절 호날두는 스물셋에 불과했다. 지난달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 나이가 스물둘~스물셋이다.
강산이 한 번 변했다. 2월 5일 서른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 사이 발롱도르 트로피 4개, 유로 트로피 1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 3개, 리그 트로피 2개, FIFA 클럽월드컵 트로피 3개를 추가했다. 리오넬 메시와 천하를 양분했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반열에 올랐다.
생일 당일, 케익과 선물(나이키의 24k 금 선물)을 손에 든 스타 호날두는 활짝 웃었다. 친형과 함께 개인 훈련을 하는 와중에도 웃었다.
하지만 선수 호날두는 생일을 전후로 마냥 웃을 수만 없는 현실에 처했다.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이미 시즌 20골을 달성했지만, 득점 순도와 팀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골 결정력, 스피드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호날두는 레알 선수단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입지도 흔들거린다. 3일 레반테전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후반 37분 교체됐다. 경기 도중 벤치로 물러난 건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다. 나머지 한 번은 직접 2골을 넣고 스코어를 5-0으로 만든 세비야전이다.
구단과 대립각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라이벌 메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봉을 인상해달라고 구단에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연봉은 메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거로 전해졌다.
스페인 축구 전문가 기욤 발라게는 “호날두는 자신의 활약 덕에 구단이 우승을 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아마 마흔살에도 사전 통보 없이 교체되는 상황을 맞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카이스포츠 칼럼에 적었다.
발라게는 또 “호날두는 구단이 자신을 더 특별하게 대했으면 한다”며 “맨유, 파리생제르맹이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상황에서, 구단은 시즌을 마치고 연봉을 인상해주며 호날두를 다시 행복하게 만드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호날두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