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의 일전에서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운 폴란드 공격의 무게감을 한국이 얼마나 잘 막느냐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신태용 감독은 3월 유럽 원정 명단을 발표하면서 수비에 대한 근심을 밝혔다. 그는 “매일 코칭스태프가 모여 애기하는 게 수비다. 나도 자다가 수비라인 생각에 일어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근호, 김신욱 등을 앞세운 공격진의 컨디션은 대회를 앞두고 점점 올라가고 있다. 어느 팀을 상대로도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쌓일 정도다.
하지만 수비는 아시아권을 상대로도 불안감을 보인다. 작은 실수와 집중력 부족이 누적됐다고는 하지만 실수도 반복되면 능력이다. 수비라인을 일부 교체하고 치른 유럽 원정 첫 경기인 북아일랜드전에서도 문제는 나타났다. 선제골을 넣고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의도에 끌려가다, 후반 막판 단조로운 공격 전개 한방에 무너지며 2실점 해 역전패를 허용했다.
유럽 원정 2연전의 두번째 상대는 FIFA 랭킹 6위의 강호 폴란드다.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전 3시 45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안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폴란드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이 홈에서 여유 있는 2-0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지워야 한다. 최근 기세는 폴란드 축구의 황금기였던 70-80년대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라는 현재 세계 최고의 정통 스트라이커가 간판이다. 아카디우슈 미리크(나폴리), 그르체고스 크리호비악(웨스트브롬) 우카슈 피스첵(도르트문트), 카밀 그릭(모나코), 우카슈 파비앙스키(스완지 시티), 보시에크 슈체스니(유벤투스) 등 공수 전 포지션에 걸친 선수들의 존재감도 빛난다.
가장 최근 치른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무득점으로 침묵했지만 월드컵 유럽 예선 E조에서는 8승 1무 1패로 조 1위를 차지, 여유 있게 본선에 올랐다. 10경기에서 28골을 넣은 득점력도 압도적이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역시 레반도프스키의 압도적인 능력이다.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두 차례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고, 올 시즌도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다음 시즌 공격진 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 중이다. 월드컵 유럽 예선 득점 1위기도 하다.
폴란드는 레반도프스키의 득점력과 힘을 적극 활용한다. 북아일랜드의 경우 세트피스, 그리고 조직적인 플레이로 한국을 괴롭혔다면 폴란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격수에게 패스를 투입해 한국을 정면으로 부수려 들 것이다.
북아일랜드전에서 집중력 문제를 노출한 한국 수비진이 이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위시한 폴란드의 공격을 어떻게 막을 지에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은 변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김진수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며 수비 구성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이번 경기는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A매치다. 선수 활용에서도 변화의 폭을 가져가야 한다. 홍정호의 투입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쓰리백의 활용 가능성도 대두된다. 지난 11월 콜롬비아전을 시작으로 신태용호의 플랜A는 포백을 기반으로 한 4-4-2 전형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유연한 전형, 전술 변화로 전력에서 앞서는 상대를 흔드는 것을 즐기는 감독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쓰리백이 필요하다.
포메이션 변화를 시사한 신태용 감독의 가장 유력한 선택이 쓰리백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장현수를 중용하는 이유도 그 변화의 키를 쥘 수 있는 유일한 수비 자원이기 때문이다.
레반도프스키라는 세계적인 공격수와 맞붙는 상황에서 테스트하기 좋은 전술이다. 순간적으로 협력 수비를 펼치며 최대한 움직임을 저지할 수 있다. 물론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얼마나 수비수들이 각자의 역할, 간격 유지, 라인 조정을 잘 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일대일이 아닌 조직적인 대응은 필수다.
그래픽=박성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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