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처럼 던진' 박치국 "자주 던질 수 있는 불펜이 좋아요"
16일 갑작스럽게 등판해 4이닝 1실점 비자책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크리스 플렉센(26)이 타구에 왼발을 강하게 맞자마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박치국(22)을 떠올렸다.
김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박치국은 1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1-0으로 앞선 2회 갑작스럽게 등판해 4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시즌 3승(1패)째를 올렸다.
이날 두산은 선발 플렉센이 부상으로 1이닝(1피안타 무실점)만 소화하고 물러나는 악재에도 4-2로 승리했다.
플렉센은 1회 초 선두타자 최지훈의 타구에 왼발을 맞았다.
경기 뒤 만난 박치국은 "나는 플렉센이 타구에 맞은 걸 보지 못했다. 코치님께서 1회 초부터 '등판을 준비하라'고 하셨고, 2회에 등판했다"고 했다.
플렉센은 1회를 버텼다. 그러나 2회에는 마운드를 박치국에게 넘겼다.
박치국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두산은 '선발 투수 역할'을 한 박치국 덕에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고, 6회부터 '진짜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켰다.
박치국은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그래도 긴 이닝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고 했다.
박치국의 구원 등판 시 개인 최다 이닝은 2017년 5월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소화한 4⅓이닝이다.
이후 구원 등판한 경기에서는 3이닝을 던진 적도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갑자기 등판한 박치국이 자신의 몫 이상을 했다"고 칭찬했다.
꽤 많은 구원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 뒤에 '선발 욕심'을 드러낸다.
하지만 박치국은 다르다. 그는 "나는 자주 등판할 수 있는 불펜 투수가 좋다. 선발 투수는 5일에 한 번 나오지만, 불펜은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박치국은 2017년에 3차례 선발로 등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는 불펜을 지켰다.
박치국은 "내 투구 스타일이 선발보다는 불펜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해 박치국은 잘 던지다가, 흔들리는 '기복 있는 투구'를 했다. 6월 27일에는 2군으로 내려가 열흘 동안 머물기도 했다.
박치국은 '2군행'도 기회로 받아들였다. 박치국은 "2군에서 배영수 코치님과 하체 훈련을 많이 했다. 배 코치님이 '투구 밸런스'를 강조하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7일 1군으로 돌아온 박치국은 3경기 7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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